"옆 동료와 콜 수 경쟁하는 노예 같은 삶 살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고객센터지부 수석부지부장, 직접고용 요구하며 8일째 단식

등록 2021.07.31 15:34수정 2021.07.3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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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 간부가 30일 오후 2시 열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직접고용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1인시위로 참여했다. 사진은 김병기 국회의원(현수막 사진) 사무실 앞. ⓒ 이재준

 
민주노총이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들의 직접고용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30일 오후 2시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직접고용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원주 결의대회는 당초 대규모 집회에서 소규모 약식으로 바꿨고, 온라인과 병행해서 진행했다.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약속했던 공공부문 정규직화 약속을 지키라는 소박한 요구가 단식을 해야할 만큼 어려운 일인가"라고 묻고 "얼굴도 모르는 '바지사장'을 없애고 더욱 더 시민들에게 충실한 상담이 되자는 요구가 어려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시작 3일째인 2017년 5월 12일 인천공항을 찾아 "임기 중에 비정규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 우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을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노조를 만들기까지 상담사들은 무한경쟁 시스템 속에서 충분히 상담하면 임금이 깎이고, 임금을 깎이지 않으려면 불친절한 상담을 해야 했다. 두 개의 선택지 속에서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들은 기본급 최저임금에 '콜(상담) 수'에 따라 차등 수당을 받는다. 가장 낮은 등급의 상담사는 최저임금을 가져가게 되고, 때문에 무한경쟁 시스템이 가동된다. 노조는 이런 경쟁시스템이 "건강보험의 공공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한다. 상세한 안내가 필요한 상담도 많은 콜 수를 채우기 위해 급하게 마무리 짓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은영 국민건강보험공단고객센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국민건강보험 전화상담 업무 외주화 15년 동안 우리가 어떻게 일해왔는지 생각해본다. 최저임금 수준의 노동자들에게 10만 원, 20만 원은 큰돈이었고, 이 돈을 벌기 위해 우리는 옆의 동료와 콜 수 경쟁을 하는 노예 같은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공단고객센터지부는 7월 1일 3차 파업을 시작했고, 이은영 수석부지부장은 오늘로 8일째 단식 중이다.

이 수석부지부장은 "노동조합이 생긴 후 우리는 스스로 달라졌다. 전화를 끊고 다음 전화를 받기만 급급했던 우리가 스스로 휴식도 가지며 한 콜, 한 콜 정성을 다해 상담을 하고 있다. 조합원 스스로 공공기관의 상담사이기에 공공성을 지키는 게 옳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비록 문재인 정부와 경찰의 탄압으로 원주 농성장에 다 모이지는 못했지만, 전국 각지에서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을 외치고 있는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께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노총은 서울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과 주요 전철역 등을 비롯해 전국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으며,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형태의 온라인 집회도 개최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비정규직 #정규직 #민주노총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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