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위안화, 중국 새로운 '쩐의 시대' 오나

[ 중국의 금융굴기 ①]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위안화 공식 유통 시작

등록 2021.04.21 17:57수정 2021.04.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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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중국이 연구하고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위안화 DCEP(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가 4월 공식 유통을 개시했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는 국가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직접 발행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는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라고 불리나,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는 DCEP(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를 사용한다. 명칭만 다를 뿐 의미는 같다. DCEP는 중국 중앙은행이 시중에 유통되는 현금을 디지털화하기 위한 '전자 결제용 위안화'다.

비트코인이 탄생한 2008년부터 10년 후 가격이 급등하는 과정을 예의주시한 중국 중앙은행은 미래에 실현될 디지털 화폐에 대비해왔다. 이에 따라 중국은 실질적인 '법정화폐(legal tender)'의 특성을 지닌 '디지털 위안화'의 본격적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선전, 쑤저우, 청두 등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적으로 운영했고, 시범 넉 달 만에 28개 지역으로 확대했다.

중국 장쑤성 쑤저우 공무원 일부는 디지털 화폐로 월급을 받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는 스마트폰의 전자지갑으로 들어오고, 이것으로 맥도날드, 스타벅스, 서점 등 일상에서 현금을 쓰는 것과 다를 바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제 지폐와 동전은 종말을 앞두고 있다. 신용카드와 모바일 결제로 현금을 쓸 일이 현저하게 줄었지만 다른 차원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스웨덴, 에콰도르, 우루과이 등의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에 대비하고 있다.

중국 '디지털 위안화'와 기존 '가상화폐'의 차이


 

중국 디지털 위안화(DCEP) 운영 시스템 ⓒ KOTRA 광저우 무역관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비트코인과는 확연히 다르다. 화폐의 본질은 재화나 서비스와 교환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투자용 자산으로 여겨진다. 투자가 목적인 만큼 실제 거래에 사용되지 않고 주로 자산 보유의 형태로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 중앙은행이 화폐를 직접 발행하고 유통하는 '법정통화(legal tender)'다. 법정통화란 법으로서 상환이 보증되는 법정디지털화폐이기 때문에 국가기축통화와 같은 기능을 가진다. 따라서 중국은 두 개의 화폐를 가지는 셈이다. 인민폐(실물화폐)와 4월부터 시행하는 디지털 위안화이다. 디지털 위안화는 현금이 쓰이던 모든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이 둘의 교환은 언제든 자유롭다.

앞으로 디지털 위안화가 현금 화폐만 대체할지 은행에 예치된 통화까지 확대될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현재 지폐와 동전으로 유통되는 현금은 중국 중앙은행에서 환수해 디지털 위안화로 대체할 예정이다. 중국정부는 모든 현금을 디지털 화폐로 전환해 100% 무현금 사회를 이룩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중국 당국은 디지털 위안화가 위조지폐를 방지하고 불법거래 등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무현금 시대의 순기능을 강조한다. 다만 중국 국민의 모든 소비 활동과 자금이동이 추적된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의 금융감시체제가 더욱 확고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누구나 접근 가능한 개방형 공개 블록체인, 허가받은 사용자만 접근할 수 있는 반중앙 컨소시엄 블록체인, 허가받은 개인만 접근할 수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이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규제 당국이 없고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개 블록체인 구조에 속한다. 반면에 중국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 중앙은행이 모든 거래의 클리어링하우스(예탁·청산·교환 등을 대리하는 중개자)와 승인을 담당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디지털 위안화는 공개 블록체인의 비트코인이나 컨소시엄 블록체인의 리브라와 구별되게 중국 중앙은행이 독자적으로 발행하고 통제하는 중앙집중식 블록체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소득과 거래의 투명화 등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기존의 블록체인 방식과는 다른 기술을 차용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미 디지털 화폐에 익숙한 중국인
 

2016~2020년 중국의 모바일 결제 이용자 규모 및 이용률 통계 ⓒ 중상정보망(中商情??)

 
중상정보망(中商情报网)에 따르면 2016년 12월 중국의 모바일 결제 이용자는 약 4.96억명에서 2020년 12월 8.53억명으로 증가했다. 모바일 결제 이용자가 4년 새 약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와 같이 수년 전부터 중국의 1-2선 도시는 QR코드를 통한 모바일 결제가 대중화됐다. 중국은 구걸도 QR코드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만큼 농촌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는 지갑이나 카드가 없어도 스마트폰만 있다면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에서 현금 이용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공식 도입된 디지털 위안화의 사용법도 기존의 QR 결제 방식과 비슷하다.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 중앙은행이 제공하는 '디지털 지갑'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지갑을 열고 QR코드를 인식한 후 비밀번호만 누르면 결제되는 간편한 방식이다. 송금도 애플리케이션 상에서 주고받을 수 있다. 이미 중국의 맥도날드와 스타벅스에서는 디지털 위안화를 받기 시작했고, 개인 소매점에서도 거부감 없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특징은 핸드폰 간 접촉을 통해서 결제할 수 있는 기능(NFC 무선통신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이 기능은 인터넷 또는 네트워크 연결이 불가능할 때도 결제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

신용카드나 삼성페이 등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에게는 정부가 주관하는 또 하나의 '페이'가 생기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이렇듯 디지털 위안화는 카드사나 은행을 거칠 필요가 없어지므로, 현재 중국에서 사용하는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디지털위안화 #DCEP #가상화폐 #블록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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