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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망론? 저는 '이 사건'에 주목합니다

[하성태의 인사이드아웃] 조선-중앙의 민망한 윤석열 띄우기... '조국처럼 보도하라'

등록 2020.11.08 10:55수정 2020.11.0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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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님,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만나셨어요, 안 만나셨어요?" (박주민 의원)
"제가 누구를 만나고 안 만나고는 상대의 동의 없이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중략) 그 당시에 뭐 관련된 사건이 있고 지금 거론되는 분이 뭐 사건 관계자라는 뭐 그게 있습니까?" (윤석열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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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 공동취재사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물었다. 지난달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다.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사적인 만남을 가졌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박 의원이 단도직입적으로 확인을 한 것이다. '네, 아니오'로 답하지 않고 다소 얼버무리던 윤 총장을 향해 박 의원은 "PPT 좀 띄워주세요"라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총장님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그 시기에 중앙지검에 계류돼 있었던 TV조선과 조선일보 관련된 사건입니다. 한두 개가 아닙니다. 그래서 제가 문제 삼는 거지 사건도 없는데 누구를 만나든 제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중략) 이런 부분이 부적절하다고 보이는 거고 실제로 그렇기 때문에 총장님의 처신에 대해서 비판을 많이 하는 거예요."

정말 한두 개가 아니었다. 고 장자연 사건, 국정농단 사태 당시 TV조선 일부 간부들의 내통 및 언론농단 사건, 방 사장과 방정오 TV조선 전 대표 가족의 갑질 및 업무상 배임, 횡령 사건 등등. 윤 총장 재임 시절이던 2018년 3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서울중앙지검에 계류 중인 방 사장 일가 및 <조선일보>와 TV조선 관련 사건은 총 6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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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료를 보며 질의를 듣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박주민 의원실에 따르면, 이 사건들은 검찰에 의해 불기소 처분이 났거나 고발인 조사 이후 수사 상황이 감감무소식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날 국감장에서 여당 의원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호통을 치며 시종일관 당당하게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거나 "정치가 검찰을 덮는다"라는 후배 검사의 말을 빌려 왔던 윤 총장. 그는 박 의원이 명백한 정황을 제시하자 가타부타 부연하지 않고 말문을 닫아 버렸다.

박 의원이 윤 총장을 향해 "나는 상관없다, 나는 나니까, 이런 식"이라고 꼬집으며 "사건의 공정성은 실질적인 공정성뿐만 아니라 공정하다는 외관까지 갖춰야 한다"고 호통을 칠 만했다. 물론, 이런 윤 총장과 보수언론 사주들의 부적절한 만남은 이미 언론을 통해 제기돼 왔던 의혹이었다.

부적절한 회동, 침묵하는 언론

지난 7월 이를 처음 보도한 <뉴스타파>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언론사 사주들을 만나고 다녔다는 소문이 있어 이를 윤 총장의 최측근인 법무부 간부에게 확인했고, 그 간부로부터 '한 언론사 사주와 과거 인연으로 사적인 만남을 가진 것은 사실'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는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과의 앞선 인터뷰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아울러 <뉴스타파>는 박상기 전 장관의 증언 내용을 토대로 취재한 결과, "당시 박 전 장관에게 윤석열 총장과 한 언론사 사주가 만난 사실을 확인해 준 사람은 윤석열 총장의 최측근인 윤대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검사장, 현 사법연수원 부원장)"이라고 보도했다(윤대진 검사장과 대검찰청은 뉴스타파에 "아는 바 없다,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헌데, 윤 총장이 회동을 가진 것은 <조선일보> 방 사장뿐이 아니었다.

한 달 후인 지난 8월 <뉴스타파>는 "윤석열 총장이 서울 중앙지검장 시절 중앙일보와 JTBC의 사주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도 만나 술자리를 가진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며 "두 사람이 만난 것으로 추정되는 날은 공교롭게도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 회계 사건이 검찰에 고발된 당일이었다"고 보도했다.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것은 검찰총장뿐만이 아니다. 더군다나 수사를 총괄하는 서울중앙지검장이 다수의 사건에 직접 연루된 언론사 사주를 직접 만난 것은 수사의 중립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이 사안과 관련 박 전 장관뿐 아니라 다수의 법조계 인사나 법조계 출신 정치인들이 윤 총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적하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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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지난해 <경향신문>과 <한겨레> 역시 이를 지적하고 나선 바 있다.
 
윤석열은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보수언론 사주를 잇달아 만난 적이 있다. 그를 만나고 온 한 사주는 '저 친구, (검찰)총장 이상을 꿈꾸는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윤 총장 임기는 2021년 8월(2년)까지다. 그가 마음만 먹으면 앞으로 총선, 대선에서도 이러한 정치행위는 얼마든지 재연될 수 있다. 정치행위의 동기는 갖다 붙이기 나름이다. 중요한 건 지금의 윤 총장과 검찰에는 그런 막강한 힘이 있다는 점이다. (2019년 9월 9일 <경향신문> 박래용 칼럼 <윤석열의 나라> 중)

특히 <조선일보>는 사법농단 사건에서 법원행정처와의 의심스러운 돈거래에다 칼럼 대필의 당사자로, 공개 문건에만 9차례나 등장하는데도 아무 탈 없이 넘어갔다. 편집국 책임자까지 배석한 당시 만남을 이번 수사와 연관 짓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국회 검증 국면에 생뚱맞게 '수사'를 촉구해온 보수 언론·야당 주장에 장단 맞춘 결과가 된 것은 여전히 꺼림칙하다. (2019년 10월 15일 <한겨레> 김이택 칼럼 <이제는 윤석열의 시간> 중)

꺼림칙한 예감이라고는 하지만, 윤 총장은 이후 '조국 일가족 수사'와 '청와대 수사'에 이르기까지 줄곧 보수야당 및 보수언론과 장단을 맞춰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수야당과 보수 시민단체가 고소고발에 나서면 보수언론이 수사를 촉구하고 검찰이 수사에 나서는 패턴은 '추미애 장관 아들 문제'에까지 지속됐다. 그 누구도 '정치검찰'이라 비판하지 않았고, 역시나 윤 총장과 언론사 사주의 부적절한 회동에 대해선 극소수 매체를 제외하곤 침묵으로 일관했다.  

더욱이 국감장에서 윤 총장은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퇴임 후 계획을 묻자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답하며 이른바 '윤석열 대망론'에 스스로 불을 지폈다. 그러자 어김없이 언론들이 앞장서 장단을 맞추는 중이다. 그 중 보기 민망한 수준의 '윤석열 띄우기'에 나선 곳은 역시나 조선과 중앙이었다.

'나훈아'까지 끌어온 조선, 더 노골적인 중앙
 
나훈아가 시들해질 즈음 윤석열이 등판했다. 권력과 여권의 동시다발적 압박에 식물 총장으로 말라비틀어질 순간, 그 또한 승부수를 던졌으니 '나훈아 쇼'만큼 진기한 구경거리가 됐다. 하이에나들 우글대는 국감장을 무대로 택한 것이 드라마의 시작이었다. 놀랍게도 대중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데는 나훈아 못지않았다. (2일 <조선일보> 김윤덕 문화부장 '태평로 칼럼' <나훈아, 윤석열... 오죽하면 두 형님에게 열광하랴> 중)

<조선일보>는 윤 총장을 가수 나훈아의 카리스마에 빗대며 "죄가 있으면 천하의 권세라도 좌우 가리지 않고 칼을 휘둘렀고, 그래서 핍박받는 중"이라고 추켜세웠다. 국감장에서 보여준 윤 총장의 태도나 대검찰청에 늘어섰던 화환을 두고서도 "조폭 나오고 검사 나오는 영화가 1000만 가는 법"이라고 두둔했다.

<조선일보>는 국감장에서 불거진 방 사장과의 회동 논란과 관련해선 일언반구도 없었다. 반면 국감 다음날 2개의 사설을 쏟아내며 "지금 정권은 사기범들의 말을 이용해 윤 총장을 공격하고 있다.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행태"라고 편을 들었다. 이 중 하나는 '윤 총장 비호'였고, 다른 하나는 검찰개혁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 비판이었다. 윤 총장이 스스로 저버린 검찰총장의 '정치적 중립성'은 안중에도 없었다.

한국언론재단 '빅카인즈' 검색 결과, 지난 석 달간(8월 6일부터 11월 6일까지) 윤 총장을 언급한 <조선일보>의 사설은 총 19건이었다. 최소 나흘에 한 번 꼴로 언급한 셈이었고, 무려 29건을 쏟아낸 <문화일보>에 이어 두 번째였다. 이 기간 추 장관 아들 논란과 국정감사, '검란' 이슈 등이 이어졌다고 해도 과도한 언급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조선일보>의 논조는 '친검', '친윤석열'에 기울어져 있었다.

<중앙일보>는 한층 더 노골적이다. 국감 직후 1면 기사 제목을 <윤석열의 야성이 돌아왔다>로 뽑았다. 지난 2일엔 오마이뉴스-리얼미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이 17%대 지지율로 3위를 차지한 것과 관련, <"이쯤 되면 대권 도전은 숙명"··· 빅3 뜬 윤석열에 檢 술렁인다>란 기사에서 '윤석열 대망론'을 노골적으로 띄웠다. 따옴표 속 취재원은 역시나 '익명'의 검찰 내부 관계자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야권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로 올라선 여론조사가 다시 나왔다. 대검찰청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공식적으로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도 '이쯤 되면 대권 도전은 숙명이 아닐까'라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검찰총장과 검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감시해야 할 언론이 역시나 '킹메이커' 역할을 자처하는 꼴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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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지지자들이 대검찰청 앞으로 보냈던 지지 화환들 ⓒ 유성호

 
'조국처럼 보도하라'

'조국 일가족 수사' 때와 다를 바 없다. 취임 직후 "본인이 직접 결정했다"던 윤석열 검찰의 조국 일가족 수사는 언론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검찰의 오랜 특수수사 기법이 그래왔다.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기 위해 적극 활용해온 '언론플레이' 말이다. 그 과정의 일단이 본의 아니게 드러난 것이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된 검언유착 논란이다.

'윤석열 대망론'도 같은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국감장에서 윤 총장이 사인을 보내자 언론이 적극적으로 부화뇌동하는 형국이다. 특히 이렇다 할 대선주자를 내놓지 못하는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한 사이, 조선과 중앙이 2년 전 방 사장과 홍 회장을 만났다는 '윤석열 띄우기'에 앞장선 모양새다. 

문제는 이들 보수언론이 중립과 균형을 가장한다는 데 있다. 합법적인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반발하는 일부 일선 검사들의 '키보드 검란'을 도리어 적극적으로 부추기는 것 역시 작금의 언론이다.

추 장관 아들 문제에 대해선 전직 대령의 허위증언은 물론이요 아들 서씨의 PC방 로그 기록까지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더 나아가 '조국 사태'의 중심축이었던 언론들이 유독 윤 총장 가족 사건과 관련해선 단순 사실만을 전하거나 지극히 건조하게 보도하는 중이다. 검찰의 선택적 기소, 선택적 수사를 비판한 것처럼, 언론의 선택적 보도를 두고 '조국처럼 보도하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리고 5일, 검찰은 1년 2개월의 수사 끝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징역 7년, 벌금 9억을 구형했다. 즉각 '윤석열 검찰'의 '영혼까지 끌어 모은' 기소라는 평가와 함께 '표창장 위조가 7년이면 윤 총장 장모의 통장 위조는 70년'이란 비판이 나왔다. 

'윤석열 대망론'을 띄우는 언론이나 이 대망론에 자칫 들떴을지 모를 윤 총장이 명심해야 할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이다. 검찰개혁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지금처럼 검찰총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이나 언론으로서의 책무는 내팽개친 채 '법과 원칙'이나 '정론'과 같은 교언영색과 감언이설로 혹세무민하려는 이들에게 더 이상 속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다.

국민들은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정 교수의 1심 재판결과 만큼이나 서울중앙지검 반부패부가 수사할 예정인 '윤석열 부인 의혹' 역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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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어제는 영화기자, 오늘은 시나리오 작가, 프리랜서 기자. https://brunch.co.kr/@hasungtae 기고 청탁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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