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전 이렇게 비가 내린 건 처음이야"

예산, 7~8월 45일중 34일 장맛비, 올 강우량 2.5배↑... 전례없는 긴 장마에 기록적인 폭우까지

등록 2020.08.18 15:38수정 2020.08.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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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읍 천변로. 한 어르신이 빗물이 무릎까지 차오른 마당에서 가재도구 등을 정리하고 있다. ⓒ <무한정보> 김동근


"내 생전 이렇게 비가 내린 건 처음이다"

충남 예산지역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 달 반이나 길게 이어진 장마를 경험한 주민들의 얘기다. 그 사이 시간당 7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도 쏟아져 수해가 잇따랐다. 여기저기에서 "하늘에 구멍이 뚫렸다"는 깊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말 그대로 '물난리'다.

예산군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7월 1일~8월 14일 45일 가운데 34일(7월-21일, 8월-13일) 동안 비가 내렸다. 지난해 25일보다 9일이 늘었고, 이달 들어선 12일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속으로 빗줄기를 뿌렸다. 전체 강수량(1~8월)은 전년(470.4㎜)과 견줘 2.5배 증가한 1185.8㎜다.

지난 3일에는 평균 141.1㎜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강타해 곳곳이 물폭탄을 맞았다<예산뉴스 무한정보 8월 5일자 보도>. 읍면별로는 △예산읍 217㎜ △대술면 212㎜ △응봉면 191㎜ △오가면 189㎜ △대흥면 161㎜ △신암면 127㎜ △신양면 125㎜ △삽교읍 115㎜ △광시면 96㎜ △덕산면 93㎜ △봉산면 88㎜ △고덕면 79㎜를 기록했다. 예산읍은 오후 2시를 전후해 시간당 76㎜, 대술면은 79㎜를 쏟아 부어 피해가 더 컸다.

 

예산지역 7~8월 강우달력. ⓒ 예산군재난안전대책본부


예산천이 범람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가 3개 주택에 고립된 8명을 구조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TV로만 보던 이재민도 발생했다.

향천리~쌍송배기~천변로로 이어지는 구간은 강한 물살을 이기지 못한 나무들이 뿌리까지 뽑혀 떠내려가 차량 등을 파손시켰으며, 하천변 도로를 지탱하고 있는 지반이 약해져 무너졌다.

상가와 큰길은 흙탕물과 부유물이 넘쳐났다. 주민들은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비를 맞으며 거리로 나와 집안으로 들어온 진흙과 빗물을 퍼냈다. 또 막힌 우수구를 뚫는 등 직접 응급복구를 했다.


무한천체육공원은 파크골프장, 야구장, 축구장, 물놀이장 등에 설치한 철조망, 편의시설, 조형물 등이 수류에 휩쓸려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부서졌다.

 

예산터미널사거리 인근.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음식점 구조물을 덮쳐 그 밑으로 차량이 깔렸다. ⓒ <무한정보> 김동근


대술면의 경우 산사태를 비롯해 장복리 지방도 616호와 마전리 이티천 등 도로·제방 유실, 소교량 파손 등이 속출했다. 군내 농경지는 469농가 238.83ha가 침수(192.78㏊)·유실매몰(46.05㏊)됐다. 밭작물인 들깨, 옥수수, 고구마, 고추와 시설하우스작물인 쪽파, 대파, 열무, 방울토마토 등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역사회는 복구작업을 위해 기관단체 등이 내 일처럼 자원봉사에 나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재난 속에서 어김없이 피어나는 군민의 진면목이다. 엄상섭 의용소방대연합회장은 "수해주민들의 삶의 터전인 주택과 농경지를 조기에 복구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봉사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장마피해 #호우피해 #이재민 #폭우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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