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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삼킨 통신사에 '지역방송 살리기' 2천억 원 요구

지역방송 노동자들 의기투합... "종잣돈 1000억 원에 10년간 100억 원씩 기금 조성 제안"

등록 2019.12.17 18:27수정 2019.12.2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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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방송 노동자와 미디어운동단체, 마을미디어가 1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통신재벌은 지역방송을 위한 사회적 논의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 승인과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통신재벌이 지역방송 콘텐츠 확보를 위한 기금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 김시연

 
지상파 방송과 지역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이 모처럼 의기투합했다. 지난 13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 승인에 이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이 가시화되면서 지역방송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지상파-케이블방송 등 지역방송 노동자들과 마을미디어, 미디어운동단체들은 1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조 사무실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통신재벌은 지역방송을 위한 사회적 논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케이블 인수한 통신 대기업에 '지역방송 살리기' 요구

언론노조를 비롯해 지역방송협의회, 방송통신공공성강화와 나쁜 인수합병 반대 공동행동, 전국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조직준비위,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조 등은 이날 지금까지 지역 콘텐츠를 제작해온 지역케이블방송(SO)을 인수한 통신 대기업들이 지역성 강화와 지역 콘텐츠 확보에 필요한 기금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오늘은 지상파와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이 연대해서 공동투쟁을 선포하는 역사적인 현장"이라면서 "IPTV가 지역케이블방송을 인수하면서 지역성 구현과 고용안정성 문제가 동시에 불거져 나와 서로 같은 목소리를 내는 건 의미있는 일"이라면서 연대 제안에 화답한 희망연대노조에 경의를 표했다.

MBC본부 소속인 고차원 지역방송협의회 공동의장도 "지상파 지역방송 종사자, 마을공동체미디어, 케이블방송 종사자 3주체가 모였다는 자체가 미디어운동 역사상 새롭게 평가받을 일"이라면서 "그동안 각자 영역에서 역할을 했던 3개 미디어가 지역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라는 공통점을 찾아서 연대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언론노조에는 지역MBC와 지역민방 등 지역 지상파 방송사 노조가, '더불어 사는 희망연대노조'에는 케이블방송과 통신사 비정규직 노조가 가입돼 있다.

케이블방송사업자인 딜라이트지부 소속인 이동훈 희망연대노조 공동위원장은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처음에 지방분권 요구 속에 시나 구 단위로 허가를 내줬는데 15~20년 동안 규제가 계속 풀어져 SO가 두세 개씩 묶이더니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 통합됐다"면서 "각 지역에서는 시민사회와 마을미디어 등에서 (지역케이블방송을 통해) 지역 이야기를 전하려는 요구가 많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딜라이브도 효율성을 앞세워 16개 지역 스튜디오를 1개 지역으로 합쳤다"면서 "지역 스튜디오가 있었다면 우면산 산사태 때도 바로 앞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직접 취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지역방송은 선거 때마다 우리 지역 구청장, 국회의원이 누가 나오는지 4년에 한번씩은 관심을 갖는다"면서 "연 매출이 수십 조 원에 달하는 3개 통신사가 공공재 영역을 독점화하면 최소한의 (지역콘텐츠 확보) 역할도 못하는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잣돈 1000억 원에 10년간 100억원씩 분담금 조성 제안할 것"

이들은 공동기자회견문에서 "이동통신시장을 독과점한 통신재벌 3사가 방송플랫폼마저 독과점하려 한다"면서 "재벌이 장악한 방송플랫폼이 콘텐츠 시장을 통제하고 이른바 '수익성 떨어지는' 콘텐츠는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통신 대기업에게 ▲ 케이블방송 지역채널 활성화와 ▲ 지역콘텐츠 지원 확대 ▲ 지역 시민과 시청자들 대상 미디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강화 등과 아울러 '지역콘텐츠 진흥 분담금' 조성을 위한 사회적 논의 참여를 요구했다.

이들은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5년간 지역채널에 49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양사 콘텐츠 투자액의 1%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오정훈 위원장은 "독점화하는 통신재벌이 그 이익 일부를 공익적, 공공성을 살리는 데 투자해야 한다"면서 "현재 통신재벌의 지역채널 지원 금액은 극히 미미해 지역 콘텐츠와 공공성 살리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고차원 의장도 "IPTV 사업자들이 지역케이블방송을 인수합병하면서 요구받는 책무들은 규제가 아닌 사회적 상식선에서 이해하고 협의해야 하는 사안"이라면서 "현재 시장지배적 사업자들이 그 이익 일부를 지역방송에 기여하는 건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고차원 의장은 "케이블방송 인수 승인을 받은 업체나 합병을 추진하는 업체는 '지역콘텐츠 진흥 분담금'에 기본 시드머니(종잣돈)로 1000억 원을 투자하고 연간 100억 원씩 10년간 배정하는 방식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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