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거 맞으며 농성중인 톨게이트 노동자들 "고용안정 보장하라"

1800명의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 해고 위기... 대법원은 묵묵부답

등록 2019.06.20 17:21수정 2019.06.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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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남청주 톨게이트와 유성지부 노동자들은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예산수덕사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지지방문했다. 예산수덕사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이달 초부터 천막 농성을 진행 중이다. ⓒ 이재환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최근 자회사가 아닌 한국도로공사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농성을 진행 중이다. 노동자들은 한국도로공사의 무기 계약직 직원으로 일하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정미선 톨게이트 노동조합 사무국장은 "우리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용역업체가 바뀔 때 마다 반복적으로 해고를 당했다"며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자회사는 좀 더 규모가 큰 용역업체에 불과하다.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근무하는 것이 우리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봉 높여 달라는 것도 아니고..." 톨게이트 노동자가 천막친 이유)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최근 한국도로공사뿐 아니라 대법원을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지난 19일 800여 명의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법원은 수납원들의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판결을 더 이상 미루지 말라"고 촉구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이른바 '용역업체' 근로자로 일하던 시절인 지난 2013년 한국도로공사의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에 대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해 2심까지 승소한 바 있다. 법원은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한국도로공사의 직원으로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에 대한 확정 판결을 미루고 있다. 그 사이 노동자들은 또다시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기도 전에 노동자들에게 자회사로 입사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물론 상당수의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이를 거부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끝'을 기약 할 수 없는 긴 싸움이 시작 된 것이다. 노동자들의 잇따른 해고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오는 6월 31자로 1800여 명의 톨게이트 노동자 해고 예정

톨게이트 노동조합에 따르면 전국 354개 영업소에서 일하는 톨게이트 노동자는 6700여 명이다. 이 중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는 노동자는 2000여 명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5월 31일,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노동자 92명을 해고했다. 이어 지난 6월 15일 26명의 노조원이 추가로 해고 됐다. 자회사 전환이 마무리되는 오는 6월 31일에는 1800여명의 노동자가 일시에 해고 될 예정이다.

물론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한국도로공사 측에서 자회사 전환 카드를 뽑아든 것은 부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노동자들이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 까닭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도로공사 측은 최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대법원 판결 전까지 노동자들을 기간제 근로자로 고용하고, 대법원 판결결과에 따라 직접 고용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의 대법원 집회가 있기 이틀 전인 지난 17일 충남 예산에 위치한 예산·수덕사 톨게이트를 찾았다. 정미선 톨게이트 노조 사무국장을 만나 지난 기사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와 후일담을 들어 보기 위해서다. 아래는 정미선 사무국장과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지난 19일 대법원 앞에서 집회 중인 전국 톨게이트 노동자들. ⓒ 권신영

  - 20일 가량 농성중인데, 노동자들의 건강상태는 어떤가.
"
많이 힘들다. 다들 병원에 가서 주사와 링거도 맞으며 버티고 있다. 밥은 여기서 대충 먹는다. 컵라면을 끓여 먹기도 하고, 삼시 세끼를 여기서 해결하고 있다. 집에서 음식을 조금씩 가져와서 나눠 먹고 있다. 농성장이라서 잘 챙겨 먹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 야간에 모기나 해충도 많을 텐데, 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직은 그럭저럭 지낼 만하다. 그나마 전기는 쓸 수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장마철이 다가 오는 것이 더 걱정이다. 비가 오면 천막생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지난번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오마이뉴스> 기사가 포털사이트에 노출 되면서 많은 댓글이 달렸다. 혹시 보셨나. 댓글 때문에 상처를 받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
"우리의 상황을 정황하게 파악하지 않고 댓글을 단 경우도 많았다. 그분들도 어디선가는 근로자(노동자)일 텐데, 섭섭한 면이 없지 않다. 그분들은 이번 사태를 단지 '아줌마들이 정규직을 시켜 달라고 떼쓰는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이참에 우리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우리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매번 외주업체가 바뀔 때마다 해고를 당했다. 그런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 지난 2013년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소송을 통해서만 7년째 싸우고 있다. 우리 노동자들은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거리로 내몰렸다. 우리는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우리는 특별히 급여를 더 많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지금도 최저 시급을 받고 일하고 있다. 비록 최저시급을 받더라도 정년까지 지금 이 자리에서 일하고 싶다. 정규직과 똑같은 대우를 해달라는 것도 아니다. 그것만큼은 꼭 알아주길 바란다."

톨게이트 수납원도 '위험 직종'

 

최근 전북 임실의 한 영업소에서도 차량이 톨게이트를 들이 받는 사고가 있었다. ⓒ 정미선

 

- 톨게이트의 특성상 기계화가 되더라도 할 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국토부에서도 톨케이트의 한 차로 정도는 무인화기계가 아닌 사람이 일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장애인의 경우 장애인 카드를 넣어야 한다. 무인화가 되더라도 누군가는 기계 작동법을 설명할 사람이 필요하다. 필요 최소한의 인력은 계속 남아 있어야 한다고 본다.

톨게이트 수납원들은 화물차량의 과적 단속도 하고 있다. 과적은 고속도로 내의 교통사고와도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과적은 사람이 현장에서 직접 보고 단속하는 것이 가장 효과 적이다."

-도로공사 측은 변함없이 직고용이 아닌 자회사 고용을 원하고 있다. 직고용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달라.
"자회사는 우리 노동자들에게는 외주업체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규모가 좀 더 큰 또 다른 외주업체일 뿐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직고용을 위해서는 위험 직종의 범주에 들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사실 우리의 일은 그 자체로 위험 직종이 맞다. 졸음운전으로 톨게이트를 들이 받는 사고도 자주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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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블로그 미주알고주알( http://fan73.sisain.co.kr/ ) 운영자. 필명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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