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 강행하는 이유는..."

현대중공업 정문 앞서 기자회견 "하청도 영향, 지역경제 크게 흔들릴 것"

등록 2019.05.24 13:44수정 2019.05.2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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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4일 오전 10시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앞에서 노조와 함께 현중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박석철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4일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을 찾아 "법인 물적 분할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정미 대표는 현대중공업노조 박근태 지부장 등과 함께 이날 오전 10시 울산 동구 전하동 현대중공업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으로 재벌 총수일가만 배불리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데 힘을 실어드리려고 이 자리에 함께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31일 이곳 현대중공업이 바라보이는 건너편 한마음회관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물적분할(분리·신설된 회사의 주식을 모회사가 전부 소유하는 기업분할 방식)을 추인할 예정이라 지역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이에 이 대표는 "왜 하필 이 시점에 재무구조가 그렇게 튼튼하지도 않은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은 사들이려 하는지, 언론에 이미 분석이 나와 있다"며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이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겨주는 작업 일환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룹의 경영권을 자식에게 넘겨주려는 이유 때문에, 노동자와 지역사회 등 대다수의 반대도 모른 척 하면서 대우조선과의 합병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그 배경으로 "정기선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내부거래 비율이 지난해 기준으로 35%를 넘어 자칫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걸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번 대우조선 합병을 빌미로 중간지주회사를 만들고 현대글로벌서비스가 그 아래로 편입되면 법망을 피해갈 수 있다"며 이를 '빅 픽처'(큰 그림)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안정적으로 이익을 계속 도모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중간지주회사에 이익이 몰리면, 회사의 부채는 노동자들이 있는 현대중공업에 떠넘겨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한 "울산지역의 현대중공업 하청업체에도 여파가 미치면 지역경제도 크게 흔들릴 것"이라며 "현대중공업의 의도성 다분한 법인분할을 막아내겠다. 일감몰아주기 등 불공정한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영권 승계에도 좀 더 엄정한 법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입법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적 분할되면 노동자들의 단결권 등 노동권 제약 예상"

이효상 정의당 울산시당위원장도 "회사 측은 분노하는 울산시민들에게 본사 이전은 절대 없다고 강변하지만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에 불과하다"며 "분할 계획을 통해 회사 이름을 교묘히 바꿔 시민들이 헷갈리게 만들어 놨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현대중공업은 이름을 한국조선해양으로 바꾼 뒤 본사가 서울에 위치하게 되는 중간지주회사가 된다"며 "한국조선해양은 사업의 포트폴리오 구성과 투자 및 인력규모, 모회사와 자회사 간 손익이전을 결정하게 된다. 인사, 노무, 경영, 영업, 핵심설계,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한국조선해양이 진짜 본사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효상 위원장은 따라서 "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은 이름만 현대중공업일 뿐 한국조선해양의 100% 자회사로, 본사가 아닌 '울산공장'이 된다"며 "또한 물적 분할이 되면 노동자들의 단결권 등 노동권 제약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장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신설법인으로 소속이 옮겨지게 되면 노조활동이나 단체협약 승계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적부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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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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