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2020년까지 역사내 매점과 자판기 없애겠다"

비상시 승객 대피동선 확보 위해... 점주들 "우리는 뭐 먹고 살아요"

등록 2018.03.27 15:53수정 2018.03.2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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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사내 매점. 윤성민 기자 ⓒ 윤성민


서울 지하철 역사 내 매점과 자판기가 모두 사라질 예정이다. 이에 매점 점주의 우려가 크다.

서울교통공사는 25일 지난달 서울시의회에 해당 내용을 담은 '승객 공간과 동선 확보를 위한 승강장 비움과 통합 계획'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공사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비상시 승객 대피 동선 확보를 위해서다.

공사 보도팀 정승욱 과장은 해당 사항의 사실 여부를 묻자 "모두 사실이다. 향후 2020년까지 지하철 내 매점과 자판기를 모두 없애려고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 이유에 대해서는 "그간 불편하다는 민원도 있었고, 비상 대피 시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사로서는 승객의 안전을 가장 우선 시하려고 내린 결정이다"라고 밝혔다.

정승욱 과장은 이에 관해 "현재 운영 중인 매점은 대합실 쪽으로 옮기려고 협상 중이다"라고 밝혔다.

역사 내에서만 운영이 안 되고 대합실 쪽에서는 얼마든지 운영이 가능한 것인가 라는 질문에는 "대합실 쪽으로 가능하다면 옮기려고 하고 있다. 대합실 쪽에 가능한 공간을 찾아서 운영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결정이 순항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역사 내 매점은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한부모 가족, 독립 유공자 등 취약 계층을 우선으로 계약하고 있다. 매점이 철거될 경우 당장 먹고 살길이 없어진다.

어렵사리 취재한 한 매점 점주는 "이거 없으면 이 나이에 무슨 일을 해요"라며 "안돼요.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면 우리는 뭐 먹고 살아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점주는 기자의 물음에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이윽고 "옮겨서 운영할 수 있으면 괜찮은데, 그렇게 하려는 사람이 한두 명도 아닐 텐데 누구는 빼야되는 거 아니에요? 손님이 줄어들지도 모르는 거고"라며 우려를 표했다.

공사는 오는 10월 7일 이후로 비어있는 매점 25개를 대합실로 이전할 계획이다. 현재 공사가 담당하는 1~8호선 역사 내에는 매점은 150여 개가 설치돼 있다. 현재 공사는 신규 매점 공고를 내지 않은 상태다.
#지하철 #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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