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촛불을 들면서 청소년들에게 부끄러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김해에 켜진 '박근혜 하야' 촛불

등록 2016.11.05 21:37수정 2016.11.0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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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김해에서 5일 오후 6시에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했다. 남은 일을 마치고 나서 곧장 촛불대회가 열리는 외동 사거리로 이동했는데, 이미 많은 사람이 모여 촛불을 밝힐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많은 사람이 외동 사거리로 모여 들었다.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청소년들도 있었지만, 그중에서는 스스로 친구들끼리 모여서 온 청소년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서로 "어, 너도 왔냐?"라며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구석이 아팠다.

나와 같은 20대가 조금 더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당장 책상 앞의 문제보다 무엇이 중요한지 알았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여전히 20대는 최저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직 이런 20대보다 더 어린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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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하야 촛불 운동 ⓒ 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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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하야 촛불 운동 ⓒ 노지현


청소년이 먼저 이렇게 거리로 나서기 시작할 때, 그 나라는 이미 말세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입에서부터 "이건 잘못되었습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도대체 기성세대는 무엇을 했는가. 조금 더 어른인 우리 20대는 왜 투표를 하지 않고, 이런 결과를 초래해버린 걸까?

박근혜 대통령은 비선실세 최순실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자신만의 벽을 만들고 있다. 최순실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은 모두 조사를 받고 있지만, 사람들은 검찰에 불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과연 한국은 이대로 어떻게 되어갈까?

김해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대회에서 나는 그 미래를 잠시 엿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추운 날에, 그것도 토요일 주말 저녁에 거리로 나와 한결같이 "박근혜 하야하라!"는 목소리를 외치는 사람들이 바라는 건 상식이 지켜지는 그런 사회일 것이다.

오늘 우리는 역사적 한순간을 살아가고 있다. 광화문 광장에는 이미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였고,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촛불대회가 열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꿈쩍하지 않는 저 벽을 허물고자 한다. 벽을 허물 정도의 외침이 과연 대통령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앞으로 이 사건이 얼마나 많은 시민의 목소리를 더하게 만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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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하야 촛불 운동 ⓒ 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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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하야 촛불 운동 ⓒ 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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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하야 촛불 운동 ⓒ 노지현


#박근혜 하야 촛불 운동 #김해 #김해 촛불 #광화문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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