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고생 '메다꽂은' 백인 경찰, 결국 '해고'

고등학교 교실서 여학생 과격 진압 논란... "해고는 지나치다" 일부 지적도

등록 2015.10.29 15:51수정 2015.10.2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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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등학교에서 흑인 여학생을 메다꽂아 과격하게 제압한 경찰관이 제복을 벗게 됐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9일(한국시각)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리치랜드 카운티 경찰은 여고생을 과잉 진압해 공권력 남용 비판을 받고 있는 벤 필즈 부보안관을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필즈는 지난 27일 자신이 안전관리 담당을 맡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스프링밸리 고등학교의 한 교실에서 퇴실 명령에 불응하는 16세 흑인 여학생을 들어 올렸다가 내리꽂아 제압한 뒤 끌고 나갔다.

당시 교실에 있던 다른 학생들이 이 장면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렸고, 언론까지 가세해 동영상이 급속히 퍼져나가며 미국 전역에서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더구나 필즈가 백인 경찰이고, 피해 여학생이 흑인이라 인종차별 논란까지 더해졌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자신의 트위터에 "학교에서 벌어진 폭력은 변명의 여지가 없고, 절대 용납될 수 없다"라며 "학교는 안전한 장소여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미국 고등학교 교실에서 여학생을 과격 진압한 경찰의 해고 발표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미국 연방수사국(FBI), 법무부 인권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검찰 등이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시민단체들도 필즈의 해고와 형사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리치랜드 경찰은 필즈에게 유급휴가 명령을 내리고 업무에서 제외했다. 그럼에도 비난 여론이 들끓자 결국 해고 결정을 내렸다. 레온 롯 리치랜드 카운티 보안관은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정당하지 않은 행동을 했다"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롯 보안관은 "교실을 소란스럽게 한 혐의로 경찰이 출동하게 만든 그 여학생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해당 여학생은 매우 폭력적이었고 무례했으며, 체포 과정에서 경찰을 때리기도 했다"라고 항변했다.

일각에서는 경찰 해고가 지나친 처사라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법률가 해리 호우크는 CNN과 한 인터뷰에서 "동영상을 보면 경찰은 체포에 앞서 학생에게 사전경고를 했다"라며 "경찰의 판단에 따라 체포를 위해 물리력을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하지만 리치랜드 카운티 교육이사회 제임스 매닝 의장은 "경찰이 불필요하고 과도하게 공권력을 사용한 것"이라며 "학교에서 학생의 안전과 존엄은 최우선의 가치가 있다"라고 강조하며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 경찰 #공권력 #힐러리 클린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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