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지구의 땅 끝 마을

[올라! 남미 칠레 배낭여행 26] 푼타아레나스

등록 2013.10.25 11:54수정 2013.10.25 11:56
0
원고료로 응원
a

푼타아레나스 푼타아레나스의 시내 중심지. (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지금까지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항상 꿈꾸던 곳이 칠레 파타고니아의 도시 푼타아레나스 이다. 언젠가는 이 세상 대륙의 끝에 있는 도시 푼타아레나스 해변에서 마젤란 해협을 바라보고 남극으로부터 불어오는 세찬 바람을 맞아보고 싶다는 다소 낭만적인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페루와 볼리비아를 지나 남북으로 지루하게 긴 칠레의 국토를 종단하여 남미 대륙의 끝, 푼타아레나스의 항구에 섰다.

a

푼타아레나스 마젤란해협의 해변과 멀리보이는 항구. (2011년 6월사진) ⓒ 정광주


푼타아레나스는 지구의 땅 끝 마을이다. 누구나 꿈꾸는 세계여행에서 가장 마지막에 만나는 도시이며 남미 대륙의 끝에서 더 이상 나가갈 육지가 없는 곳이 바로 푼타아레나스이다. 남아메리카 대륙 육지의 끝이면서 남극으로 출발하는 전초기지이기도 한 곳이다. 일 년 내내 남극으로부터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고 칠레 파타고니아의 서늘하고 습한 기온 때문에 항상 따스함이 그리워지는 도시이다. 


푼타아레나스는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약 2,200km 떨어진 지점의 브런즈윅 반도의 동쪽에 있는 사실상 남반부 육지의 가장 끝에 있는 세계 최남단의 도시이다. 1520년 최초로 세계일주 항해에 성공한 포르투갈의 탐험가 마젤란이 발견한 길이 약 600㎞의 마젤란 해협을 바라보고 있고 이 해협의 중간쯤 있는 도시가 바로 푼타아레나스이다.

a

푼타아레나스 푼타아레나스 시내의 교회. (2011년 6월사진) ⓒ 정광주


1849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시가 건설되었으며 그 해에 현재와 같은 도시의 면모를 갖추었다고 한다. 1914년 파나마운하가 개통되기 전까지 번성하였으나 운하가 개통된 후에는 항로로서의 중요성을 상실하여 쇠락하였다. 스페인어로 푼타아레나스는 '모래로 이뤄진 돌출된 지형'을 뜻하며 우리말로 의역하면 모래톱 정도의 뜻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의 끝, 푼타아레나스는 바람의 도시이다. 마젤란해협을 마주보고 있으며 남극으로부터 일 년 내내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것이 특징이고 날씨도 비교적 선선한 편이다. 인구 12만의 도시임에도 불구하도 시내의 거리에서도 사람들이 붐비는 곳을 보기가 쉽지 않다. 도시는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며 건물과 지붕의 모양들이 컬러풀하며 아름답다. 

a

푼타아레나스 남극으로 햐하는 배들이 모여있는 항구풍경. (2011년 6월사진) ⓒ 정광주


a

푼타아레나스 시가지의 한적한 풍경.(2011년 6월사진) ⓒ 정광주


칠레의 각 도시에는 유니막이라는 슈퍼마켓이 있다. 푼타아레나스 시내의 중심에도 유니막이 있는데 유니막 근처에 특이하게도 우리나라 신라면을 파는 라면가게가 있다. 라면집 사장님은 한국인인데 칠레에 이민을 와서 수산물 관련 무역업을 하시다가 푼타아레나스에 정착하신 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신문에도 소개가 되고 여행자들에게도 소문이 나서 여름성수기에는 한국 관광객이 꼭 들리는 명소가 되었고 칠레 현지인들도 의외로 라면가게를 많이 찾는다고 한다.

농심의 신라면은 전 세계 많은 나라에 수출을 하고 있으며 여러 나라에서 인기가 많다고 한다. 이렇게 인기가 많은 신라면의 홍보용 카피가 "유럽의 지붕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세상의 끝, 칠레 푼타아레나스 까지"이다. 바람이 많아 선선한 기운이도는 날씨가 잦은 푼타아레나스에서 따끈한 라면 한 그릇 먹는 맛은 또 다른 별미를 느끼게 한다.


푼타아레나스는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시내를 도보로 돌아다니기가 좋다. 도시의 중심지역에 마젤란 광장이 있는데 대해양의 시대를 풍미했던 탐험가 마젤란의 동상이 서 있다. 세계적인 탐험가로 또는 신대륙의 침략자로 두 가지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는 그의 동상 아랫부분에는 원주민이 앉아있는 동상이 있는데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선원들이 오른쪽 발가락을 많이 만져서 청동색이 벗겨져 반짝이며 빛나고 있다.

a

푼타아레나스 시내의 가로수 풍경. (2011년 6월사진) ⓒ 정광주


a

푼타아레나스 시내의 공원. (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또 다른 시내의 명소로는 남아메리카 전체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공원묘지가 있다. 묘지가 아름답다는 이야기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시내에 있는 레콜레타 묘지를 떠올렸는데 석조 조각품으로 가득 차있던 레콜레타와는 다르게 묘지 안에 많은 종류의 나무들을 아름답게 손질해 놓았다. 우리들이 흔히 생각하고 있는 공동묘지라는 선입견보다는 깔끔한 공원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푼타아레나스는 항구도시이다. 남극 대륙에 연구기지를 둔 대부분의 나라들은 자국의 기지를 가기 위해 대부분 푼타아레나스를 거치고 있다. 때문에 항구에서는 항상 남극으로 향하는 연구원들과 선박들을 만날 수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을 태운 남극행 크루즈와 비행기도 푼타아레나스를 거점으로 출발한다. 남극 연구와 남극 관광이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푼타아레나스 항구는 항상 분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푼타아레나스 #칠레 #마젤란해협 #파타고니아 #남극기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생의 한가운데의 니나 또는 슈타인처럼, 여행과 사진 그리고 건축, 머나먼 이베리아 반도의 끝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와 숭산 스님의 선의 나침반, 수타니파타의 그물에 걸리지않는 바람처럼~~~

AD

AD

AD

인기기사

  1. 1 금반지 찾아준 사람이 뽑힐 줄이야, 500분의 1 기적
  2. 2 '윤석열 안방' 무너지나... 박근혜보다 안 좋은 징후
  3. 3 '조중동 논리' 읊어대던 민주당 의원들, 왜 반성 안 하나
  4. 4 "미국·일본에게 '호구' 된 윤 정부... 3년 진짜 길다"
  5. 5 용산에 끌려가고 이승만에게 박해받은 이순신 종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