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폐쇄에도 의원들은 철밥통"... 미 의회 비난 폭등

일부 의원, 반납 기부 의사 표명... 세비 인상 막은 수정 헌법 규정이 발단

등록 2013.10.03 09:59수정 2013.10.0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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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가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아 10월 1일(현지시각)부터 잠정 폐쇄(shutdown)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미 의회 의원 533명은 세비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 국민들의 의회 의원들에 대한 비난이 폭등하고 있다.

미 의회 의원들이 정부 폐쇄라는 상황에서도 세비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수정 헌법 27조 규정 때문이다. 이 조항은 1789년에 처음 제출되었지만, 203년 후인 1992년에 의회에서 비준된 특이한 이력을 가진 조항이다.

애초 이 조항은 의원들이 자의적으로 세비를 인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회 임기 중에는 급여의 변경을 금지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비준되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고정된 세비를 보장하고 있어 많은 연방 공무원들의 월급 지급이 정지된 상황에서도 의원들의 세비는 보장하는 방편이 되고 있다.

2일, CNN 등 외신들에 의하면 미 의회 일부 의원들도 이러한 비난을 의식해 해당 세비를 자발적으로 기부하겠다고 선언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툴시 가바드(민주, 하와이) 하원 의원은 "내 생각에 그것(세비를 받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기본적으로 정부 폐쇄 기간에 월급을 받는 사람들은 의원들뿐이라니, 그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비난 여론이 폭증하자 연방정부 폐쇄 기간에 세비를 반납하거나 기부를 약속한 상·하원 의원 수가 57명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들은 대개 "내년 예산안을 통과하지 못한 것에 책임을 느낀다"며 "정부 폐쇄에도 세비를 받는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실을 처음 보도해 여론화시킨 <허핑턴포스트>도 돈다발을 가지고 나뒹굴고 있는 고양이 그림 삽화와 함께 "미국 상·하 의원들이 연간 세비로 17만4천 달러(한화 1억 8천700만 원 상당)를 받는다"며 "대개 부유한 의원들에게는 이 금액이 별로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나 일부 의원들은 더 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연방정부 폐쇄 #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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