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구'... 총리 후보자를 찾습니다

[함께하는뉴스] 구인난에 허덕이는 박근혜... "박정희도 야당 인사 임명"

등록 2013.01.31 19:45수정 2013.01.3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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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정무분과 업무보고에 참석해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영의정 어디 없소?"

'김용준 낙마' 이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총리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31일 여야는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내달 26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까지 했습니다. 총리 후보자도 없는 상황에서 후보자 인준 절차를 먼저 합의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 겁니다. 그만큼 야당에서도 '새' 총리 없이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부담을 방관할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겠지요.

총리 구인난의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박근혜 당선인의 '불통' 인식 때문입니다. 박 당선인은 김용준 총리 후보자가 아들 병역면제 및 부동산투기 의혹에 부딪혀 지명 닷새 만에 자진사퇴한 것을 두고 인사청문회 제도 자체를 탓했습니다. "공직 후보자를 불러다가 너무 혼을 내고 망신을 주는 식의 청문회가 이뤄지니까 나라의 인재를 불러다 쓰기가 참 힘이 든다"는 겁니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조차 박 당선인의 '나홀로 인사스타일'을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박 당선인은 반성 대신에 귀를 닫은 것 같습니다.

인명진 "박근혜, 시야를 넓혀라"

구인난을 호소하기에 앞서 제도와 남 탓을 하는 박 당선인의 인식부터 바꾸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의 충고는 박 당선인이 깊이 새겨들을 만합니다.

인 목사는 31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진보적인 언론뿐만 아니라 보수적인 언론, 박근혜 정부를 지지해왔던 언론도 다 걱정하고 있다"며 "야당만이 아니라 여당에서도 이 문제를 굉장히 걱정한다"고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는 이어 박 당선인이 '이런 식으로 인사청문회를 하면 통과할 사람이 없다'고 말한 것을 두고는 "왜 없는가, 도덕성이 다 그렇게 부패했나"라고 반문한 뒤, "누구나 다 위장전입하고 땅 투기하고 그러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안 살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인 목사는 "주변에서만 사람을 찾다 보니 본인도 망신스러운 것"이라며 "시야를 넓히면 도덕적으로 존경받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인 목사 말대로, 박 당선인은 공직후보자를 주로 주변에서만 찾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새 정부 첫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였죠. '이동흡라빈스 31'이라는 신조어를 남기면서 '사실상 낙마'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역시 박 당선인과 동향(대구)에 강한 보수성향의 인사입니다.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강부자(강남 부동산 자산가) 내각'으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부의 인선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 결과 이명박 정부에서 모두 9명의 고위 공직자 후보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낙마했습니다. 부동산 투기와 위장전입 등이 문제가 됐죠. 결국 이명박 정부에 이어 출범을 앞둔 박근혜 정부까지 고위 공직 후보자의 줄낙마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독 보수정권에서 고위 공직자가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고 낙마하는 관행이 반복되는 이유가 뭘까요? 바로 보수적인 기득권 엘리트 중심 '인재풀'의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권위주의 시대에 기득권층을 형성한 대부분의 보수 엘리트들은 공익보다 사익을 앞세웠습니다. 압축적 산업화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나 병역 면탈 등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비도덕성으로 무장한 셈이죠. 그러다보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철학과 정책을 논하기도 전에 도덕성 검증을 넘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마는 겁니다.

 "경제 위기, 남북 문제 등은 한 정파에 속한 사람으로 해결할 수 없어"

인재풀이 좁다는 것은 스스로 이념적 제한을 두기 때문입니다. 보수뿐 아니라 중도까지 인재풀을 넓힌다면, 그래서 철학이 다르더라도 야당조차 '그 일을 할 만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사람을 찾는다면 총리 구인난도 해결되지 않을까요?

인명진 목사는 "야당 인사에게 총리, 장관직을 줘도 된다는 뜻인가"라는 사회자 질문에 "당연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그렇게 했다"면서 "경제 위기, 남북 문제 등은 한 정파에 속한 사람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과 함께 박근혜 당선인의 인재풀을 넓혀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새 정부 첫 총리감은 누구입니까? 댓글이나 쪽지로 첫 총리감 후보와 추천 배경을 담은 의견을 주시면 함께 만드는 후속 기사를 통해서 박 당선인에게 직간접으로 전달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김용준 총리 후보자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총리 구인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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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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