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고향 사랑한 김대규 시인을 노래한다

25일, 칠순의 '문향(文鄕)'이 남긴 문학적 가치 기린다

등록 2012.10.24 19:57수정 2012.10.2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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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석수도서관에서 열린 김대규 시인전(2011년 자료사진) ⓒ 최병렬


"나의 고향은 급행열차가 서지 않는 곳. 친구야, 놀러 오려거든 삼등객차를 타고 오렴."(김대규 시인의 <엽서> 중)

이 시를 읽으면 가을 햇살을 받으며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시인이 말하는 '나의 고향'은 그의 고향 안양이기도 하면서 우리 모두가 꿈꾸고 있는 영혼의 고향이기도 하다.


1960년 고교 재학시절 시집 <영의 유형>으로 등단해 고향인 안양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담아 작품 활동을 해온 한국 문단의 중견 시인이자 안양지역 문화예술계 어른인 김대규(70) 시인을 노래하는 자리가 10월 25일 오후 7시 30분 안양아트센터 2층 하늘마당서 열린다.

'김대규를 노래하다'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날 행사는 사실상 주최도 주관도 없는 말 그대로 김 시인의 시와 문학적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자리다. 또한 노년에 접어들어 건강이 점차 나빠지고 있는 김대규 시인을 기억하자는 의미도 있다.

김 시인의 아호는 '문향(文鄕)'이다. 삶과 문학의 어머니인 고향 안양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문학과 고향을 사랑한다는 뜻을 의미할 정도로 평생을 안양 사랑을 주창하며 흙의 문학의 상징적인 시인으로 지방 문단을 벗어나지 않고 지역에서만 활동해 왔다.

이날 행사에서는 작곡가이자 문학가인 최창남 목사가 김대규의 시를 노랫말 삼아 작곡한 노래를 직접 부르고, 젊은시절 안양에서 활동해 왔던 전각서예가 공재 진영근씨가 김 시인의 시를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또 김 시인의 문하생들은 시낭송도 펼쳐진다.

틍히 계획상으로는 김대규 시인이 간직하고 지난 기억과 추억을 더듬어 김 시인의 삶, 사랑, 안양지역의 문화와 예술, 만남 등에 대한 대화의 시간도 마련하고 있으나 당일 김 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소 유동적이다.


최창남 목사는 "고향·흙·사랑을 노래한 김대규 선생의 문학적 성과는 지역사회의 소중한 문화자산으로 그를 기억하고 추억하고 사랑하는 이들이 소통하고 공감하는 자리를 마련하자고 뜻을 모아 자연스럽게 준비한 자리로 편안히 와 주셨으면 싶다"고 말했다.

안양을 삶·문학·어머니의 고향이라 생각한 김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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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규 시인의 글이 새겨진 안양헌장비(안양시청앞 광장) ⓒ 최병렬


한편, 김대규 시인은 1942년 4월 안양에서 태어나 오직 안양에서만 살며 후학들을 지도해 온 향토 시인으로 60년대부터 줄곧 문학의 불모지나 다름 없던 안양지역에 문학의 혼을 불어 넣었고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인식시킨 장본인이자 산증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안양초교와 안양중·안양공고와 연세대 국문과·경희대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한 김 시인은 안양여고 교사, 한국문인협회 안양시지부장과 경기도지부장, 안양상공회의소 사무국장, 예총 안양시지부장, <시와시론> 주간, 현대시인협회 중앙위원, 새안신문 대표이사, 안양시민신문 발행인·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양지동 946번지> <흙의 사상> <흙의 시법> <가을 소작인> 등 16권의 시집을 비롯 <무의식의 수사학> <보들레르론> 등 수많은 평론집도 출간했다. 특히 1989년 화제가 됐던 <사랑의 팡세> <당신의 묘비명에 뭐라고 쓸까요> 등의 작품을 쓰기도 했다.

그러한 마음은 책뿐 아니라 지역사회 곳곳에 기록돼 <안양시민의 노래> 작사, 안양시청 '안양시민 헌장비', <현충탑 진혼시>, 자유공원 <독립유공자 기념탑 헌시>, 평촌공원 <6.25 참전 공적비 헌시>, 운곡공원 <베트남참전용사 기념탐 헌시> 등에도 담겨 있다.

그는 일흔 평생을 문학과 함께 고향 안양에서 살아온 삶을 보여주듯 연세문학상(1963), 흙의 문예상(1985), 경기도 문학상(1987), 안양시민대상(1988), 경기도 예술대상(1988), 경기도 문화상(1990), 경기도민대상(1992), 제4회 판운문학상(1994), 한글문학상(1996), 제6회 후광문학상(1998), 한국시인정신상(2001) 등을 수상했다.
#안양 #김대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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