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두 달째 1%대 머물러

'태풍효과' 반영 안돼... 전월대비 물가는 상승 전환

등록 2012.09.03 11:54수정 2012.09.0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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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2% 올랐다. 최근 12년 3개월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통계청은 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8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를 발표했다. 통계청은 1.2%라는 낮은 물가 상승률의 주요 원인으로 최근 있었던 태풍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것과 국내 LPG가스 가격 하락, 지난해 높았던 품목들의 기저효과를 꼽았다.

전월대비 물가 상승률은 오름세로 바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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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1.2%, 전월 대비 0.4% 상승하면서 2개월째 1%대의 안정세를 이어갔다. ⓒ 연합뉴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1.2%, 전월 대비 0.4% 상승하면서 2개월째 1%대의 안정세를 이어갔다. 2000년 이후 1%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물가의 장기적인 추세를 보여주는 농산물·석유류 제외한 근원소비자물가도 전년 동월보다 1.3% 오르는 등 안정적인 모습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 1.2% 올랐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서민생활과 밀접한 생활물가지수도 작년 같은 달보다 0.6%, 7월에 비해서는 0.7%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신선식품지수는 전월 대비 4.6% 상승했다. 농산물(4.4%), 과실(5.7%), 채소(8.0%) 이도 7월에 비해 가격이 많이 오른 탓이다.

지출 목적별로 보면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의류 및 신발(4.9%),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4.7%) 등이 지난달에 이어 크게 올랐다. 반면 기타상품 및 서비스는 4.9% 떨어졌고, 통신 부문도 3.4% 하락했다.


품목별로 보면 식료품 가격이 전월보다는 1.1%, 전년 동월보다는 0.4% 상승했다. 양상추(90.0%), 시금치(64.2%), 수박(55.4%) 등이 7월에 비해 크게 올랐으며 나머지 품목들도 대체로 오름세를 보였다. 하락한 식료품 품목은 돼지고기(-5.9%), 고구마(-16.4%), 가지(-18.3%) 정도였다.

서비스 부문은 전월에 비해 0.2%,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 오르며 대체로 안정세를 보였다. 전월 대비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고등학생 학원비(2.4%)였다. 이밖에 전기료가 전월 대비 2.1% 올랐다.

태풍효과, 이번 물가상승률에 반영 안 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 이후 5개월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1%대 상승률은 7월에 이어 두 달째다. 체감물가와 다소 동떨어진 이런 수치가 나온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8월 크게 올랐던 물가의 기저효가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2011년 8월 물가는 전월 대비 0.7%, 전년 동월비 4.7% 올랐었다. 비교대상의 수치가 높았다는 얘기다.

여기에 신선식품 물가를 크게 올려놓은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영향이 이번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도 한몫 했다. 안형준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통계청에서는 매달 9일, 14일, 23일에 조사를 하는데 지난달 태풍이 월말에 왔기 때문에 통계에 반영이 안됐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태풍이나 폭우 등의 기상조건들이 물가를 상승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안 과장은 "지난 소비자물가 통계들을 보면 태풍의 영향을 받은 달은 전월에 비해 물가가 0.7%~0.9% 올랐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6개의 태풍이 왔던 2004년 8월에는 전달에 비해 0.9% 포인트나 물가가 더 올랐다.

이러한 '태풍 효과'는 농산물이나 신선식품 가격에 밀접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10년 태풍 '곤파스' 이후에는 채소 가격이 45%, 농산물 가격이 17%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안 과장은 "통계청 내부조사로는 이번 태풍 '볼라벤'과 '덴빈'은 '곤파스'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세부적으로는 지난해 큰 폭으로 올랐던 돼지고기 가격의 기저효과와 이달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한 LPG가스 가격도 낮은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쳤다. 8월 축산물 가격과 LPG 가격은 각각 전년 동월에 비해 8.2%, 4.1%(자동차용) 하락했다. 안 과장은 "지난해 구제역 여파로 돼지고기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최근 국내 돼지 사육두수가 회복되고 수요량이 낮아 가격이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하락요인들은 9월에는 고스란히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9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에는 태풍 효과와 최근 34.7%가량 오른 국제 LPG가스 가격이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안 과장은 "여기에 꾸준히 오른 국제곡물가의 영향을 받은 가공식품류의 출고가격 상승도 물가가 오를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물가상승률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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