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연희극 보며 사랑 확인해요"

"연리지 보고 잃어버린 사랑법 찾아보세요"

등록 2012.07.21 14:50수정 2012.07.21 14:50
0
원고료로 응원
지난 20일 대구 동구문화회관에서는 전통연희극인 <연리지>(연출 서상규)의 공연이 열렸다.

작년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 여는 공연으로 2011년 초연된 바 있는 <연리지>는 대구문화재단 우수기획지원사업으로 제작비 일부가 지원된 공연이다.


a

연리지의 한 장면 사랑하는 사람이 결국 연리지의 나무가 되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 김용한


<연리지>는 1989년 경상도 달성군 현풍면의 한 무덤에서 미이라와 함께 172건의 편지와 81점의 옷가지들이 발견되어 이목이 집중된 바 있는 남편 곽주(1569-1617)와 진주 하씨(1580-1652이후 추정)가 주고받았던 편지의 일상을 모티브로 하여 꾸며진 창작 연희극이다.

이번 연희극 주제도 "연리지처럼 사랑하고 비익조처럼 그리워하라"는 부제로 400년 만에 다시 재현되는 부부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공연은 첫만남, 설레임(1마당)부터 커져만가는 사랑(2마당), 멈춰버린 혼례청(3마당), 헤아리는 마음(4마당), 둘만의 초야(5마당)로 꾸며져 있다.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 비익조는 암컷과 수컷의 눈과 날개가 하나씩이어서 짝을 짓지 아니하면 날지 못한다는 전설의 새를 말한다.

이번 공연은 서양의 러브 스토리, 동양의 성춘향과 이몽룡은 아니러라도 쉽게 사랑하고 쉽게 잊혀져가는 요즘 세태를 꼬집고 지적하는 교훈적인 작품이다. 대사의 비중보다는 몸짓으로 표현되는 작품으로 조명, 배경, 라이브로 연주되는 음악적 요소가 우리의 오감을 만족케 한다.

a

물동이와 지게를 이고서 춤을 추는 광경 전통연희극인 연리지의 모습에서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 김용한


a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고... 연리지에서 남녀의 사랑이 싹트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는 광경. 비언어극의 성격처럼 넌버펄퍼포먼스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 김용한


대사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우리 옛 선조들의 삶의 방식과 전통, 삶과 죽음을 잘 나타내주는 지게, 물동이의 일상 모습과 사람이 죽은 뒤 꽃상여에 옮겨져 생을 마감하는 운구행렬들은 보는 이들에게 과거로의 여행 혹은 추억여행을 떠올리게 한다.


이번 공연 <연리지>는 넌버벌 퍼포먼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대사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우리의 전통 춤사위를 엿보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선조들의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호랑이 이야기로 1인극을 장기 공연한 바 있는 김헌극 연극배우는 "이번 작품은 연극적인 요소보다는 무용적인 몸짓의 언어로 표현되는 부분이 많아서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연극적인 면만을 이야기한다면 제가 봤을 때 연리지에 대한 의미 전달에 대한 흐름이나 스토리 부분이 다소 약한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대구MBC교향악단 추해인씨는 "자막 없이도 무엇을 표현하려는지 잘 느껴지고 음악도 섬세하게 전개된 것 같다"고 말하면서 "조명, 배우들의 몸짓, 표정 하나 하나도 섬세하게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 안무를 맡은 오세란(현 예술공장 두레)씨는 "연리지 작품은 저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지켜나가는 방식을 무용극화하였고, 사랑과 만남과 이별을 쉽게 풀어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하면서 "우리의 전래놀이인 물동이, 지게 춤 등과 노래들은 자료조사를 통해 소개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오 안무자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사랑법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사랑을 잃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a

과거 상여의 모습을 재현해 내고 있다. 서로 사랑하는 부부가 남편의 사별을 슬퍼하고 있는 모습. 연리지의 한 장면. ⓒ 김용한


이번 공연은 오는 22일까지 동구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후 4시, 8시 두 차례 공연을 갖는다. 연리지에는 이석규(놀이패 한두레 대표), 김주열(마당극단 좋다 대표), 오세아(춤패 너울 대표), 김수진(극단 해풍 대표), 박찬희, 정수석,  신태희(춤패 너울), 김영태(마당극단 좋다), 권영호가 출연한다.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민속악연주단 선풍(1997년 창단)이 생음악으로 국악 연주를 맡아주고 있고, 예술창작단 유(u)가 제작을 맡았다.

덧붙이는 글 | 공연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053-639-0399나 티켓링크 혹은 인터파크 1544-1555로 발매가 가능하다. 대구동구문화센터는 동촌유원지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공연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053-639-0399나 티켓링크 혹은 인터파크 1544-1555로 발매가 가능하다. 대구동구문화센터는 동촌유원지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연리지 #연희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사람이 기자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얻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로 이곳의 권력이며 주인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딸이 바꿔 놓은 우리 가족의 운명... 이보다 좋을 수 없다
  2. 2 '100개 눈 은둔자' 표범장지뱀, 사는 곳에서 쫓겨난다
  3. 3 카자흐스탄 언론 "김 여사 동안 외모 비결은 성형"
  4. 4 '헌법 84조' 띄운 한동훈, 오판했다
  5. 5 최재영 목사 "난 외국인 맞다, 하지만 권익위 답변은 궤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