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다음, 시사블로그는 고사시킬 셈입니까

[주장] 미디어 역할 포기한 다음뷰... '팽'당한 시사블로거들

등록 2011.08.08 14:19수정 2011.08.0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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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블로그를 시작했던 2007년 12월. 그때 블로그스피어를 처음 접하면서 가졌던 흥분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블로그에 새 글을 올리고 (다음뷰의 전신인) '블로거뉴스'에 발행하여 베스트에 오르면 하루에 수십만의 트래픽이 생겨나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 번은 글 하나에 하루 60만이 넘는 트래픽이 생겨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3년 반이 넘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어제 발행한 저의 글 "안현태 국립묘지 안장, 전두환-노태우 위한 디딤돌인가"의 조회수를 살펴보았습니다. 순수하게 다음뷰를 통한 조회수는 '231'이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물론 베스트로도 선정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운영하던 오마이뉴스 블로그를 중단하고 티스토리 블로그로 단일화하면서 고정 독자들의 혼선이 있을 것임을 감안하더라도 정말 처음 겪는 상황입니다.

전에는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면 기본이 1만 트래픽은 된다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괜찮은 내용의 글이면 몇 만의 트래픽이 발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 숫자가 100분의 1, 아니 1000분의 1로 추락하는 현상이 제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2010년 '대한민국 블로그어워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고 하는 제가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한동안 제가 블로그 운영에 소홀했던 점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바른 자세일 것입니다. 다시 열심히 하면서 남의 탓을 해야겠죠.

하지만 제가 하고 있는 시사블로그의 경우 다음뷰의 홀대정책에 기인한 바가 크다는 얘기를 안 꺼낼 수가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얼마전 시사블로거 아이엠피터님의 '다음뷰, 이래도 베스트 안줍니까?'라는 글을 관심있게 읽은 적이 있습니다. 피터님은 그 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다음뷰의 열린편집시스템을 관리하는 곳은 다음본사가 아닌 다음커뮤니케이션 계열사이고, 대표가 바뀐 뒤로 정책과 움직임이 현저히 달라진 점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또한 다음뷰 열린편집시스템을 아무리 반대해도 그들은 대화조차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음뷰를 몇 년 동안 이용하고, 정치섹션에서 일 년 넘게 활동한 블로거로 나름 내가 쓴 글에 대한 자만심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한 글이라고 자부하면서 다음뷰에게 묻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베스트를 받습니까?. 이렇게해도 제 글은 베스트를 받을 수 없습니까?'"

저 역시 크게 공감하며 그 글을 읽었습니다만, 과거 블로거뉴스 시절 시사블로그를 통해 엄청난 트래픽 효과를 거두었던 다음이, 이제는 정치환경이 달라졌다고 시사블로그를 지금같이 홀대하는 모습에는 참기 어려운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아마도 시사블로그를 했거나 즐겨 읽었던 많은 분들이 느끼는 감정이리라 생각됩니다.


실제로 다음뷰가 어떤 상태인지, 8월 7일 오전의 화면 몇 개를 캡처해보았습니다. 먼저 다음의 대문에 걸리는 다음뷰 메인에 돌아가면서 나오는 세 개의 화면입니다. 시사관련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군요.
 다음뷰 첫 화면
다음뷰 첫 화면다음

 다음뷰 첫화면
다음뷰 첫화면다음

 다음뷰 첫 화면
다음뷰 첫 화면다음

그리고 종합베스트에 선정된 글들을 보니 12개 가운데서는 2개 정도가 시사 관련인 듯합니다.

 뷰베스트 화면
뷰베스트 화면다음

미디어다음에서도 다음뷰가 소개되는 곳이 있습니다만, 여기서도 시사 관련 글은 배치되지 않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이 위치는 과거 블로거뉴스 시절에는 시사블로그의 엄청난 트래픽을 발생시키던 곳이었습니다.


 미디어다음의 뷰 화면
미디어다음의 뷰 화면다음

한때 그래도 포털의 미디어적 역할에 대한 책임은 다음이 깊다고 생각하며 다음을 아끼던 사람들로서는 '팽'을 당한 기분을 감출 수 없는 현실입니다. 장사가 되고 수익이 높은 것을 우선하는 것이 기업의 논리라고 설명할지도 모르겠지만, 시사블로그로는 장사가 안 된다는 설명은 과거 블로거뉴스 시절의 경험을 돌아보면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 다음 측이 뭐라고 설명하든간에 '몸조심'을 위한 시사블로그 홀대정책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앞의 아이엠피터님의 분석을 보면 알고리즘 편집에 따른 것이라는 다음 측의 설명도 수긍이 되지 않습니다.

방송이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뉴스프로그램을 접지 않습니다. 그것은 방송이 가져야 할 공공적 역할에 대한 책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책임은 포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지금 다음뷰는 블로그의 미디어적 역할은 고사시키고 블로그를 연예 오락의 도구로만 삼으려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SNS에 기반한 1인 미디어 시대에 대한민국 포털들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라면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세상을 거꾸로 가고 있는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블로거들의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번번히 무대응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어디 한번 공개적인 토론의 자리라도 가질 것을 다음 측에 제안합니다. 블로그에서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빼고 있는 다음의 정책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유창선닷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유창선닷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음뷰 #다음 #아이엠피터 #블로그 #시사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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