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들의 433법칙을 아시나요

부부의 성장

등록 2009.12.14 10:40수정 2009.12.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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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에 한 남자분이 '부부성장 클리닉' 세미나를 위해 모티프원 전체를 예약했습니다. 부부들만의 세미나라는 그 그룹의 성격이 참 궁금했었습니다. 어제가 바로 그분들이 모이는 날이었습니다.


서울의 사직동 옆 체부동에 있는 체부동성결교회소속의 40-50대 부부 8쌍이었습니다. 답사를 오시고 몇 번의 전화를 직접 주셨던 분은 그 교회의 염희승 담임목사님이셨습니다.

8쌍의 부부, 즉 16분은 각각 주어진 과제가 있었습니다. 부부의 관계를 더욱 성숙하게 하기위한 20분의 발표문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3시부터 시작된 세미나는 자정이 되어서야 종료되었습니다. 16분 모두가 주제발표를 하고 토론을 하는 장시간의 일정이었습니다. 피로를 줄이기 위해 중간에 짧은 레크리에이션이 들어있긴 했지만 짧은 세션이 계속 이어지는 강도 높은 세미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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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프원에서의 체부동교회의 부부성장 세미나 ⓒ 이안수


자정을 넘기고 세미나가 종료된 직후, 일행 중의 한 분인 김진오선생님께서 저의 서재로 오셨습니다. 세미나에서 종합된 '부부성장'의 비결을 물었습니다.

"발표 내용의 공통된 메시지는 '배려, 관용, 겸손'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개인적인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회사원들 사이에 통용되고 있는 직장인 처신의 기준으로 '433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비중을 부하에게 40%, 동료에게 30%, 상사에게 30%쯤으로 안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입니다. 예전에는 대개 상사에게 40%, 동료에게 30%, 부하에게 30%쯤의 비중으로 여겼던 것이 바뀐 것이지요. 부부성장의 비결로서도 이 비율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인에게 40%, 자녀에게 30%, 일에 30%정도의 관심과 열의를 할애하는 것이지요."

김 선생님의 이 말씀을 듣고 제 경우를 돌이켜보았습니다. 제가 직장생활을 할 때는 아마 '811'쯤 되었을 것 같습니다. 회사일에 80%, 처에게 10%, 아이들에게 10%쯤 될 것입니다. 하지만 회사라는 조직에서 은퇴한 지금에도 그 비율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단지 '회사일의 80%'가 '자신의 일 80%'로만 바뀐 것일 뿐이지요.

그 80%의 제 일들의 내용들을 꼽아보니 모티프원을 건사하는 일 외에 주변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는 일이 절대비중을 차지하고, 여행하고 사진 찍고 글 쓰는 일이 다음이며, 독서하고 산책하는 일이 그 다음인 듯싶습니다. 모두가 가족 공통의 관심사와는 거리가 먼 제 개인의 관심사들일 뿐입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꼽아보고서야 제가 지금까지 처에게 이혼을 청구당하지 않고, 아들딸들에게 '아빠 보이콧'을 당하지 않은 게 얼마나 행운인지를 알겠습니다. 저의 경우야말로 오랫동안 부부간의 성장이 멈추었던 것입니다. 

처와 자녀들에게 대한 저의 '배려, 관용, 겸손'의 지나친 결핍을 깨닫게 해주신 8쌍의 부부가 소속된 체부동교회. 서울의 한가운데이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동네, 체부동의 오래된 골목에 있는 교인 1백 명쯤의 작은 교회랍니다. 일제강점기에 세워졌다는 붉은 벽돌교회의 점심식사에 김진오선생님은 저를 초대했습니다. 이 작은 교회의 식구들은 주일 예배 후, 교회에서 교인들이 준비한 음식으로 한 솥밥을 나눈답니다.

제게 부부간에도 끊임없이 성장의 노력을 기울어야한다는 것을 가르쳐준,  고마운 그 교회를 과문불입(過門不入)할 수 있겠습니까. 낡은 벽돌 교회의 식사에 초대받은 설렘으로 체부동의 오래된 시간 속을 걷는 때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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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선생님을 비롯한 일행과 함께 ⓒ 이안수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홈페이지 www.motif1.co.kr과 블로그 www.travelog.co.kr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덧붙이는 글 모티프원의 홈페이지 www.motif1.co.kr과 블로그 www.travelog.co.kr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체부동교회 #모티프원 #부부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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