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청소년 흡연율 1위는 한국

하교길에 만나는 고등학생들에 손엔 꼭 담배가.....

등록 2009.07.30 14:46수정 2009.07.3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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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저기 봐봐."


"담배 피잖아~. 그냥 빨리 지나가자."

방과 후 학교 길에서 나와 친구들은 담배를 피는 고등학생 언니 오빠들과 많이 마주친다. 이제는 익숙해서 별로 놀랍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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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담배입니다. 담배 ⓒ 유설아


우리 아빠도 담배를 핀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담배를 피는 아빠를 보고 엄마는 항상 말한다.

"담배는 나가서 펴. 당신 때문에 온 진안에서 담배 냄새 나잖아"
"알았어"

결국 아빠는 나가서 담배를 핀다. 찌는 듯한 더위에도, 손발이 시린 영하의 날씨에도 아빠는 담배를 피기 위해 나간다. 그럴 때 아빠의 모습을 보면 꼭 담배에 붙잡혀 사는 사람 같다.


아빠가 담배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이유, 담배를 피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학생이라면 한번쯤 받아 보았을 흡연 교육시간에 배운 적이 있다. 그 조그마한 막대기에 왜 그렇게 많은 양의 발암 물질을 넣어놨는지... 그런 담배를 만들어 파는 회사도 이해가 되지 않고 그 담배를 매일 피는 우리 아빠같은 사람들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담배물을 먹인 꽃은 금방 시들어 버리고...

우리 학교에서 좀 흥미로운 실험을 한 적이 있다. 한쪽 꽃에는 물을 주고 한쪽 꽃에는 담뱃재 물을 주었다. 이 주일 정도 지나서였다. 첫번째 꽃은 사랑스러운 노랑색 꽃잎을 피워내고 있었다. 하지만 두번째는 모두의 예상대로였다. 어느새 말라 비틀어진 가지에, 꽃잎엔  보기 흉한 갈색 빛이 맴돌고 있었다. 선생님들은 시든 꽃은 청소년흡연자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으셔서 그런 실험을 했던 것이다.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는 이유를 물어본다면 대부분은 멋으로 시작해서 끊지 못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잘나가는 사람이 있고 못 나가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부로 더 무서워 보이고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담배를 핀다. 그렇게 멋으로 시작한 담배를 결국은 겉잡을 수 없을 만큼 피게 된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 반 남자 애들도 담배를 핀다. 나도 자세히는 잘 모르지만 친구를 통해 들은 이야기다.

"야, 우리 반에서 담배 냄새 나는 거 남자 애들이 담배 펴서래."
"맞아 걔네가 안 피면 설마 여자애들이 피겠냐?"
"근데 걔네가 담배 피니까 좀 안 어울리지 않냐?"
"내 말이 그 말이다. 솔직히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센 척 할라고 담배 피는 거 안 어울려. 무섭지도 않고."

우리 반 국어 선생님은 교실에서 담배냄새가 났는지 수업시간에 우리에게 충고를 하셨다.

"애들아 교실에서 담배 냄새 안 나니?"
"........."
"노파심에 이야기 하는 거지만 혹시라도 담배 피는 남자 애들 있으면 잘 들어. 너희 지금부터 담배 피면 건강에 안 좋아지는거 다 알지? 그러니까 너희는 결혼을 하지 마. 나중에 처자식 힘들게 하고 싶지 않으면 무책임하게 결혼하지 말란 소리야. 니들 애들, 나중에 애비 없는 후레자식 소리 계속 듣고 자라게 하고 싶니?"

남자애들은 선생님 말씀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선생님도 더는 이야기 안 하시고 교과서를 펴라고 하셨다.

아시아 청소년 흡연율 1위는 한국 

최근 내가 보았던 뉴스기사 중에서도 청소년 흡연에 관한 것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흡연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려주고 있는 글이었다.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청소년 흡연율이 제일 높은 나라라고 써 있었다. 예전에 담배 피는 아기 동영상으로 논란이 되었던 중국을 제치고 1위를 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 청소년 흡연률은 심각하다. 남자 청소년 중에 20%는 흡연자일 정도로 말이다.

나와 친구들은 또 하교길에 고등학생을 만난다.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땅에 침을 찍 뱉으며 하염없이 희뿌연 연기를 뿜어댄다. 우리는 잠시 숨을 고르고는 빨리 그들 옆을 지나온다.
#청소년 흡연 #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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