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수입 문제 꼼꼼히 따진 MBC, '좋은 보도'로 뽑혀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가 뽑은 좋은 보도

등록 2008.07.04 16:07수정 2008.07.0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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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가 뽑은 좋은 보도’(1)

공공부문 민영화에 대한 공론의 장 마련

KBS <공공성이 관건>(5/24, 박정호 기자)  

 

KBS 뉴스 9 '심층취재/공공성이 관건'(5/24, 박정호 기자)은 철도공사의 사례를 들어 공공서비스의 구조조정과 민영화 과정의 문제를 살폈다. 현재 코레일은 구조조정 중인데, 이 과정에서 서비스의 질 저하, 인력 감축에 따른 안전문제 등이 제대로 고려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보도는 “공공부문의 서비스는 민간기업과 달리 국민의 일상생활과 직결돼 있는 게 특징”이라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조정이 “효율성만 강조될 뿐 서비스 질 저하 문제는 소홀히 다룬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과 전기, 철도와 병원 등 공공성이 강한 분야의 민영화”가 진행되면 “사회 공공성 약화는 물론이고 요금 인상 등으로 국민 부담도 커질 것”이라는 노동계의 우려를 전했다.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등 공기업 운영의 효율을 높일 필요는 있지만, “공공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하는 것은 정부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고민하고 풀어야 할 과제”라는 기본명제를 분명하게 지적했다.

 

정부는 공기업의 구조조정을 포함한 민영화 추진 의사를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공공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수렴한 적은 없다. 이른바 ‘수돗물 괴담’이라고 불리는 글들이 인터넷에 떠도는 것도 공기업 민영화를 두고 국민과 제대로 소통한 적 없는 정부 탓이다.

 

보도는 이런 때에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공론장 형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앞으로도 국민의 삶과 직결된 사안에 대한 적극적인 보도를 기대하며, KBS <공공성이 관건>을 ‘2008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가 뽑은 좋은 보도’로 선정한다. (정리 재인)

 

‘2008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가 뽑은 좋은 보도’(2)

국민건강과 직결된 사안 적절히 다룬 SBS

SBS  <민영의보시대 개막>(5/20, 심영구 기자), <도전받는 건강보험>(5/20, 조성원 기자)
 
고령화와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복지도 ‘실용적’으로 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국민들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특히 의료민영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대형 생명보험사인 삼성과 교보는 5월 20일 고가의 검사나 치료비, 비급여까지 보장해주는 이른바 ‘실손형 의료보험’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의료보험 민영화는 있을 수 없다’며 ‘당연지정제’ 역시 유지할 것이라고 하고 있지만, 의료민영화 추진에 대한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BS는 이에 대해 '민영의보시대 개막'(5/20, 심영구 기자), '도전받는 건강보험'(5/20, 조성원 기자)을 통해 민영의료보험도입이 가져올 건강보험재정 악화와 의료양극화에 대해 설명하고, 정부 측의 이중태도를 꼬집었다. 보도는 영화 <식코>의 예를 들어 민영 의료보험의 문제점을 쉽게 전달했다.

 

또 아직은 국민들에게 생소한 ‘실손형 의료보험’의 문제점도 짚어봤다. 쉽게 말해 ‘실손형 보험’ 혜택은 건강보험이 지원해주지 못하는 부분을 함께 보장해주기 때문에 의료수요를 급속히 증가시키게 된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의 재정은 더 악화되고 건강보험에만 의존하는 수급자는 결국 질 좋은 의료서비스와 혜택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SBS는 '도전받는 건강보험'에서 “부자들만 병원에서 대접받는 사회가 오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정부는 절대로 그럴 일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고 앵커멘트를 하는 등 정부 측의 안이한 해명을 함께 비판했다. 이에 SBS '민영의보시대 개막'과 '도전받는 건강보험'을 ‘2008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가 뽑은 좋은 보도’로 선정한다. (정리․이성미)


‘2008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가 뽑은 좋은 보도’(3)

내장 수입의 문제점, 꼼꼼하게 따져

MBC <못믿을 조직검사>(5/30, 권희진 기자), <내장수출 왜 집착>(6/4, 임명현 기자)
 
MBC '집중취재/못 믿을 조직검사'(5/30, 권희진 기자)는 SRM이 집중되어 있는 소의 내장 부위를 제거한다고 해서 무 자르듯 잘라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고발했고, '내장수출 왜 집착?'(6/4, 임명현 기자)은 미국이 왜 내장 수출에 매달리는지를 잘 짚어줬다.

 

정부는 소의 소장 끝 부분에 있는 파이어스패치라는 조직을 검사해 파이어스패치가 발견되면 광우병 위험물질이 제거되지 않을 것으로 간주해 반송 조치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못믿을 조직검사'는 이러한 정부의 주장이 SRM에 대한 안전조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지적했다. 파이어스패치는 소장 끝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장 모든 부위에 나타나기 때문에, 끝 부분에 위치한 파이어스패치를 제거한다고 해서 광우병 위험물질이 없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수의학 교과서에 나오는 상식인데도, 정부는 마치 소장의 끝부분만 검사하면 안전하다는 식의 논리를 폈다는 것이다. 또 이 보도는 ‘실제 파이어스패치가 발견되면 반송조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곤혹스러워하는 정부인사의 인터뷰를 통해, 반송이 어렵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이 보도가 나간 다음날인 5월 31일, 정부는 부랴부랴 해명 보도 자료를 통해 파이어스패치가 확실히 제거됐는지 알 수 있는 조사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MBC는 '기준도 없으면서'(5/31, 임명현 기자)를 통해 정부 해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보도에서 정부의 검역 총책임자인 강문일 수의과학검역원장은 현재 정부는 조사 방법을 한우 10마리를 가지고 ‘개발’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내장 수입이 당장인데, 조사 방법을 개발 중에 있다면 실제 적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이런 조직검사 방법을 미국 측이 과연 인정할 것이냐는 물음도 던져 정부의 해명마저 부실했음을 지적했다. 또한 '알고도 강행'(6/2, 권희진 기자)에서는 정부가 사실 이런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협상을 강행했다며 비판했다.


특히 '내장수출 왜 집착'은 미국에서는 내장이 비식용이며 갈아서 사료로 쓰고 있고, 미국이 내장을 고기로 수출을 하게 된다면 약 천억 원 정도의 이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보도는 OIE가 과학적 기준으로 참고하고 있는 EU의 기준을 제시하면서, EU의 쇠고기 기준에서는 연령 구분 없이 소 내장 전체를 다 광우병 위험물질이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도를 통해 시청자들은 EU도 전체가 위험하다고 규정한 내장을 우리가 수입한다는 문제, 미국에서 비식용으로 처리되고 있는 내장부위가 안전하게 처리되는지 불투명하다는 점 등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광우병에 대한 정부의 대책의 실효성을 꼼꼼하게 따져본 MBC의 내장관련 보도를 ‘2008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가 뽑은 좋은 보도’로 선정한다. (정리․박홍근)


‘2008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가 뽑은 좋은 보도’(4)

시의적절한 의료보험 민영화 우려 지적

SBS <영리 병원 허용 논란>(6/11, 심영구 기자)

6월 10일 정부는 ‘외국인 환자 알선˙유인 허용’ 등의 내용이 담겨있는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SBS는 바로 다음 날인 6월 11일 '영리병원 허용 논란'(심영구 기자) 보도를 통해 외국인 환자 알선이 허용되면 결국 “민간 보험사도 환자 알선을 이유로 의료 기관과 계약할 수 있”게 될 것임을 지적했다.

 

더 나아가 “내국인까지 확대 적용될 경우 당연지정제가 무너지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건강보험 민영화나 당연지정제 폐지는 없다고 정부는 공언하고 있지만, 정책 흐름은 반대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MBC는 의료법 개정안 관련 보도가 없었고, KBS는 6월 20일 '산업화 시동'에서 의료법 개정안이 발표되었음을 단순히 언급하는 수준에 그쳤다.


아쉬운 점은 SBS '영리 병원 허용 논란'보도에도 의료법 개정안의 다른 주요 내용들이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6월 10일 정부가 내놓은 의료법 개정안은 병원의 외국인 환자 알선을 가능케 했을 뿐 아니라 영리를 목적으로 한 부대사업도 허용했다.

 

이 부대사업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MSO(병원지원경영회사)이다. 병원을 경영 부문과 진료 부문으로 이분하고, 분리된 경영 부문만을 따로 관리하는 영리 목적의 주식회사가 MSO이다. 결국 의료 서비스 부분만이 건강 보험의 규제를 받고, 나머지 부분은 영리 병원화 되는 것이다.

 

개정안에는 의료 법인 간 합병(M&A)제도 도입 역시 담겨 있다. M&A 허용은 영리 의료 법인의 덩치를 키우는 데 기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이번 개정안은 환자를 알선해 돈벌이 진료를 가능하게 하고, 진료 수익은 MSO로 유출되고, MSO는 주식회사로 상장하여 자본을 끌어들이고, 그 자본으로 인수 합병하여 거대한 병원 체인 탄생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환자 알선, MSO, M&A는 한 데 어우러져 의료 민영화로 나아갈 우려가 있음에도 SBS 보도에는 환자 알선에 대한 내용만이 다루어져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중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의료법 개정을 복지부는 조용히 추진하려 했다. 정부가 통상적으로 법 개정을 할 때에는 보도 자료를 내 언론을 통해 내용을 알리지만, 이번 개정안 입법 예고는 홈페이지에만 슬그머니 올린 것이 다였다. 의료법 개정안의 공론화를 꺼린 것이다. SBS의 적극적인 문제제기가 돋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SBS는 단발성 보도에만 그치지 않고 6월 12일 '밀실 추진 논란' 보도를 통해 “정부가 의료 민영화를 제도화 하려 한다”는 시민단체의 의견을 전달했다. 6월 19일 '민영화 논란 가열'에서도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정부와 시민단체, 의사협회의 각기 다른 의견을 보도했다.

 

SBS의 이러한 보도와 더불어 시민단체 등의 끊임없는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정부는 의료법 개정안 추진을 미루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가 의료민영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SBS는 앞으로도 정부의 의료 민영화 움직임을 감시하길 바라며 SBS '영리 병원 허용 논란을 ‘2008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가 뽑은 좋은 보도’로 선정한다. (정리․이주연) 

덧붙이는 글 |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특별한 기간에 한정짓지 않고, 방송3사의 저녁종합뉴스에서 ‘좋은 보도’와 ‘나쁜 보도’를 선정·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5월 후반에서 6월 중순까지의 방송3사 보도 중에서 ‘좋은 보도’를 선정·평가한 것이며, 앞으로 보다 신속하게 ‘좋은 보도’와 ‘나쁜 보도’를 선정해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2008.07.04 16:07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특별한 기간에 한정짓지 않고, 방송3사의 저녁종합뉴스에서 ‘좋은 보도’와 ‘나쁜 보도’를 선정·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5월 후반에서 6월 중순까지의 방송3사 보도 중에서 ‘좋은 보도’를 선정·평가한 것이며, 앞으로 보다 신속하게 ‘좋은 보도’와 ‘나쁜 보도’를 선정해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민언련 #좋은보도 #SRM #의료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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