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45일을 넘긴 GTX-A 노선의 성적표가 심상치 않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1만 명 가량에 미친다는 보도가 나오고, 평일 이용객보다 주말 이용객이 많다는 보도도 뒤따른다.
박장식
'수도권 교통 혁명'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개통한 GTX-A의 성적표가 예상보다 너무 저조하다. 지난 3월 동탄역과 수서역을 잇는 노선으로 첫 번째 개통 소식을 알렸지만, 승차객이 하루 평균 1만 명도 채 되지 않아 적자를 우려해야 할 판이다.
사실 이용객이 예상보다 낮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긴 했다. 서울에서 가장 붐비는 지하철 2호선과 연결되는 삼성역이 아직 완공되지 않았고, 서울역 등 도심을 연결하는 것도 삼성역에서 추진되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공사로 인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애초 하루 2만 명 이상 이용할 것이라 예측한 터라, 하루 평균 1만 명에도 못 미치는 이용객 수치는 가히 충격적이다. 이 때문에 '적자' 책임 공방이 벌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보도도 뒤따른다. GTX-A,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비싸도 너무 비싸... 광역버스보다 비싼데 입석, 더 귀찮기까지
일단 비싸다. 해당 노선을 이용해 동탄역에서 수서역까지 가는 비용은 4450원 정도다. 정기권도 없어 K-패스에 의존해야만 20% 남짓을 겨우 할인받을 수 있다. 반면 동탄신도시의 구석구석에서 출발하는 광역버스는 동탄신도시에서 강남역까지 2800원(광역급행버스는 3000원)이면 된다.
동탄신도시에선 좌석버스며 출퇴근 맞춤버스 등 다양한 버스가 동탄순환대로, 동탄대로 등 주요 도로의 정류장은 물론 물론 아파트단지 바로 앞에 정차한 뒤 서울 도심으로, 강남으로 향한다. 집 앞에서 조금만 기다리면 '좌석버스'를 탈 수 있고, 자리에 앉아 한숨 돌리면 어느새 도착하는 것이다. 하지만 GTX-A는 동탄역까지 나가야 탈 수 있다. 오랫동안 걷거나 자전거를 타야 역에 닿거나, 마을버스로 역까지 가서 갈아타야 한다.
GTX-A와 마을버스 모두 배차간격이 긴 데다, 마을버스의 동탄역 접근성이 좋다고 보기도 어렵다. 10분에서 15분을 기다려 마을버스를 타고 신도시를 가로질러 동탄역에 닿으면, 역시 15분에서 20분마다 한 대씩 다니는 GTX를 타러 가야 한다. 시간대가 맞지 않으면 가만히 앉아서 30분을 보내야 할 수도 있다.
GTX-A는 귀찮기까지 하다. 마을버스나 시내버스에서 GTX로 갈아타려면 지상에서 지하로 내려가기 위해 걸어가야 하고, 수서역에서도 지하철로 갈아타기 위해서도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든 광역버스는 집 앞에서 가장 번화한 곳까지 '모셔다 준다'. 출근 시간 체력 소모를 고려한다면 GTX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무엇보다 광역버스와 비교했을 때 GTX-A가 지닌 치명적인 단점은 '가성비가 나쁘다'는 데 있다. GTX-A는 기본적으로 전철이다. 광역버스와 달리, 운이 나쁘면 앉아가기는커녕 내내 서서 가야 한다. '조금 빨리' 가기 위해 5천원 가까운 돈을 내고도, 자리에 앉아 눈을 감을 여유조차 가질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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