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원(35세, 남)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살았던 사람'. 다른 희생자들과 함께 아들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함께 나오는 소개글은 종원씨의 아내, 익철씨의 며느리가 붙여준 말이었다. 대학 시절 전자공학을 전공했던 종원씨는 10년 이상 한 대기업의 시스템반도체 엔지니어로 일하며 경력을 쌓았고 결혼도 했다.

여러 관심을 두고 살았던 종원씨답게,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가지각색이었다. "종원이가 그동안 정말 잘 살았구나" 싶었던 순간. 황망한 마음에 코로나19를 이유로 들어 부득이 조문을 사양했지만, 아들을 찾아온 조문객들은 장례식장에 긴 줄을 섰다. 이틀씩 조문을 오기도하고, 장례를 마칠 때까지 자리를 지킨 이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종원씨가 졸업한 대학교 인근 호프집에서는 방송반 선후배들이 마련한 추모회가 열리기도 했다. 가족들도 함께 했다. 평소 사진 찍기를 유독 싫어하는 아들의 얼굴이 간간히 담긴 사진들을 모으고 모아 만든 추모 영상도 상영됐다.

"변함없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던 종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