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OO(15세, 여)

이태원 참사 희생자 중 가장 어린 윤(15)씨는 어머니(46), 이모(53)와 함께 이태원을 찾았고 셋 모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15세 윤씨 모녀의 빈소엔 두 사람의 영정 사진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분향소에는 윤씨 친구들이 남긴 편지들이 쌓였다.

"왜 자꾸 하고 싶은 말이 떠오르는 건지. 난 아직도 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어. 10월 30일 일요일 오후 11시 34분 잠들기 전 윤OO 딱 세 글자 카톡으로 보냈어. 아직도 그 카톡의 1 표시는 사라지지 않았어. 오늘 애도 교육을 받았어. 이 교육을 받는 게 너무 서러웠어. 왜 하필 너였을까. 꿈에서라도 나타나줘. 보고싶어."

"너는 나한테 특별한 친구였어. 커서 대기업에 들어가 돈 많이 벌 거라고 했던 게 생각나. 돈도 못 벌고 놀지도 못하고 너무너무 마음이 아파. 다음 생에 태어나기 전에 친구를 고를 수 있다면 나 꼭 골라줘야 해!"

"거기서는 잘 지내고 엄마랑 손 꼭잡고 하고 싶은거 다 하고 살아. 학원이나 숙제 같은 건 하지 말고! 나랑 다녀줘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잘 지내."

"우리 OO한테 네일도 받아야 하고 마라탕도 먹어야 하고 코엑스도 또 가야 하는데 ㅎㅎ 너를 이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마음 아프다. 하느님은 왜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데려가는 건지 야속하다. 이제 너의 삶에선 행복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정말로 다음 생에도 내 친구가 되어줘."

"학생증 너무 예쁘게 잘 나왔더라고 보고가면 좋았을 걸. 너가 이 세상에서 제발 예쁘고 완전 OO(연예인)처럼 나왔어!! 체육도 엄청 잘했잖아!! 뜀틀 진짜 잘했는데 그리고 너 공부도 완전 잘했잖아. 이렇게 보니까 못하는게 없었네 OO, 우리 OO 하늘에서는 푹 쉬자 우리 잊진 말고!! 20살 30살 10000살이 되도 우린 너랑 함께 한다는 거 잊지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