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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호주(Western Australian)주 퍼스에 있는  '퍼시 슈퍼컴퓨팅 연구센터(Pawsey Supercomputing Research Centre) 내 슈퍼컴퓨터 세토닉스(Setonix).
 서호주(Western Australian)주 퍼스에 있는 '퍼시 슈퍼컴퓨팅 연구센터(Pawsey Supercomputing Research Centre) 내 슈퍼컴퓨터 세토닉스(Seton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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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Victoria)주의 주도인 멜버른 클레이턴에 있는 호주 최대의 국립연구기관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또한 기초연구의 상업화를 위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CSIRO는 우리나라의 KIST(한국과학기술원)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폴 새비지(Paul Savage) CSIRO 제조 부국장(Director CSIRO Manufacturing)는 지난 4월 18일 오전 한국 언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호주와 다른 나라에도 53개 사이트 통해 5700명의 연구자나 스텝들이 일하고 있고, 최첨단 기반시설이라든지, 제조업 장비라든지 시설을 많이 갖고 있다"면서 "연간 예산이 13억 호주달러(약 1조 1700억원)이고, CSIRO가 주는 가치는 102억 호주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빅토리아주] 기초연구에서 상업화까지 갭 메우는 국립연구기관 CSIRO 
 
 빅토리아(Victoria)주 멜버른 클레이턴에 있는 호주 최대의 국립연구기관인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빅토리아(Victoria)주 멜버른 클레이턴에 있는 호주 최대의 국립연구기관인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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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비즈니스 유닛(Business Unit)으로 구성된 CSIRO는 호주 연방정부의 '내셔널 재건설 펀드(NRF)'의 지원을 받는다. NRF 펀드는 총 150억 호주달러 예산 규모이며, 첨단제조, 바이오테크놀로지, AI, 청정에너지, 자동시스템, 로봇, 양자기술 등 핵심기술을 통해 호주의 제조산업을 부흥시키고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이에 CSIRO는 첨단 제조업과 가공 분야에서 몇 가지를 리스트업 하고 있으며, 재생 가능한 소재, 나노테크롤로지, 양자, 증착가공제조(3D프린팅), 불에 잘 안 타는 경량 소재, 첨단복합체물 제조 등 나쁜 환경에서도 지속가능한 특별한 소재를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CSIRO 자체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대학들과 연구기관, 산업계의 큰 기업들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CSIRO를 통한 상용화 사례로, 티타늄을 재료로 한 3D프린팅 기법이었다. 의료 분야에서 암 환자의 갈비뼈 일부를 3D프린팅 해 만들어 수술에서 사용하였고, 코골이 방지용 마우스피스 역시 의료용을 제작해 시장화했다.
 
 티타늄을 재료로 한 3D프린팅 기법으로 만든 갈비뼈 일부와 마우스피스 등 상용화된 제품들.
 티타늄을 재료로 한 3D프린팅 기법으로 만든 갈비뼈 일부와 마우스피스 등 상용화된 제품들.
ⓒ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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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부국장은 "지금까지 약 150개의 회사들이 CSIRO를 통해 배출됐다"면서 "기초 연구에서 상업화까지 과정에서 그 갭을 메꾸는 것이 우리가 하는 기본적인 역할이고, 대학들처럼 기초 연구는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에서부터 상업화 과정까지 가는데 필요한 것들, 예를 들어 규모를 크게 키우고, 실제로 연구가 다 된 것을 제작물로 만들고, 아이디어를 제작화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저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그는 "과학기술은 짧은 시기에 수익화로 이어지기 어렵고, 이는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라서 투자하고 5~10년을 기다려주는 '인내 자본'이 필요하다"며 "호주 정부가 CSIRO에게 '블럭 펀드'라고, 한 4년 정도 통째로 돈을 밀어주고, 저희를 신뢰하고, 돈을 주면 개별 프로젝트마다 저희에게 이거하라 저거하라 통제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우리가 정부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고, CSIRO 대표 같은 경우는 정기적으로 (정부의) 과학 장관에게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 말씀드리고, 평가를 듣고, 이런 식으로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멜버른에 있는 모나쉬(Monash) Smart Manufacturing Hub(Clayton)에서도 학생들과 산업계를 직접 연결시켜 기초연구의 상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었다.
 
 모나쉬(Monash) Smart Manufacturing Hub에서 제품을 만드는 학생들. 이들은 로켓 발사체 관련 제품을 만들고 있다.
 모나쉬(Monash) Smart Manufacturing Hub에서 제품을 만드는 학생들. 이들은 로켓 발사체 관련 제품을 만들고 있다.
ⓒ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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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주] 기초과학 쌓여 우주로 향하다... Pawsey 슈퍼컴과 거대 전파망원경

기초과학을 발판삼아 우주를 향한 도전을 펼치고 있는 서호주(Western Australian) 주의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4월 22일(아래 현지시각) 먼저 찾은 곳은 퍼스(Perth)에 있는 '퍼시 슈퍼컴퓨팅 연구센터(Pawsey Supercomputing Research Centre, 아래 퍼시 센터)'였다. 퍼시 센터는 서호주의 4개 주 대학교와 CSIRO와 결합된 벤처로 존재하는 곳이다.

앞서 호주 연방정부는 2018년 퍼시 센터의 기존 컴퓨터 교체를 위해 7천만 호주달러의 지원금을 투자했다. 이후 2020년 퍼시 센터에 2020년 세토닉스(Setonix)란 슈퍼컴퓨터가 설치됐다. 세토닉스는 당시 세계 17위 슈퍼컴퓨터로, 호주 연구자들의 연구를 지원하게 된다. 
 
 퍼시(Pawsey) 슈퍼컴퓨팅 연구센터의 마크 그레이(Mark Gray) 전략파트너십 수석.
 퍼시(Pawsey) 슈퍼컴퓨팅 연구센터의 마크 그레이(Mark Gray) 전략파트너십 수석.
ⓒ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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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반구에서 온 한국기자들을 만난 마크 그레이(Mark Gray) 전략파트너십 수석은 "세토닉스는 2023년 기준 전 세계 25위 순위를 가진 능력을 가진 슈퍼컴퓨터지만 에너지 효율성에서 최고 수준"이라며 "(슈퍼컴 작동에서) 지속가능한 동력을 중시하고, 그 과정에서 슈퍼컴퓨터에서 나오는 열을 식히기 위해 연간 700만 리터의 지하수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퍼시 센터는 전파망원경에 사용할 슈퍼컴퓨터도 갖고 있다. 300페타바이트(petabyte, PB)의 저장능력을 갖고 있으며, 저장형태는 디스크나 테이프 형태로 된다고 한다. 1PB란 1조6천억 바이트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크기다. 

마크 수석은 "저희는 슈퍼컴퓨터만 하는 게 아니라 최근 연방 정부로부터 퀀텀(양자) 허브를 할 수 있는 지원금도 받았다"면서 "퀀텀 컴퓨터의 시제품도 만들고 테스트도 하고, 기존 슈퍼컴퓨터와 퀀텀컴퓨터가 같이 잘 할 수 있는지 실험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앤비디아(NVIDA)는 지난 2월 18일 퍼시 센터가 'NVIDA Grace Hopper Superchips'로 가속화된 'NVIDAⓇ CUDA Quantum 플랫폼'을 국가 슈퍼컴퓨팅 및 양자 컴퓨팅 혁신에 추가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넓고 평평한 땅위에 크리스마스트리 안테나가 전파망원경이라고? 
 
 국제 천문학계의 거대 프로젝트로 전파망원경 어레이인 SKA(Square Kilometer Array) 프로젝트로 서호주에 만들어지고 있는 전파망원경의 모습과 퍼시(Pawsey) 슈퍼컴퓨팅 연구센터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 사진.
 국제 천문학계의 거대 프로젝트로 전파망원경 어레이인 SKA(Square Kilometer Array) 프로젝트로 서호주에 만들어지고 있는 전파망원경의 모습과 퍼시(Pawsey) 슈퍼컴퓨팅 연구센터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 사진.
ⓒ Paws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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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서호주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전파망원경도 구축돼 있다. 전파망원경 어레이인 SKA(Square Kilometer Array) 프로젝트는 국제 천문학계의 거대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현재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이탈리아 등 10여 개국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참여해 수행하고 있다. 

서호주의 넓고 평평한 땅에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생긴 13만 개의 소형 안테나를 반경 74㎞에 설치하게 되는데, 안테나 면적을 다 합하면 1㎢(square kilometer)에 달한다. 각각의 안테나가 받는 신호를 하나로 결합하면 거대한 망원경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전파망원경을 디자인한 인물은 조셉 포시(Joseph L. Pawsey) 박사로 1950년대에 호주에 전파천문학을 창립, 개척한 인물이다.  

동시에 남아공에 접시 안테나 197대가 반경 150㎞ 안에 세워지고 있다. 이 전파망원경이 완성되어 연결되면 별과 은하, 우주 전체에서 쏟아지는 미세한 신호들을 수집하게 되고, 우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포착하게 된다. 지구가 하나의 거대한 전파망원경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런던 멘체스터에 본부가 세워지고, SKA 프로젝트에 참여한 나라들에 로우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전파망원경이 하루에 수집하는 데이터량은 2020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만들어진 인터넷 정보의 양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할 고성능 슈퍼컴퓨터 시설을 갖춘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시설을 건설하고 운영할 비용 등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데, 2018년 당시 계획을 세울 기준으로 약 10억 유로(약 1조5000억 원)로 예상했고, 지금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그 이상 들 것으로 보인다.
 
 퍼스에 있는 서호주대학 국제우주천문학연구센터(ICRAR)의 리처드 도슨 박사가 SKA(Square Kilometer Array)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퍼스에 있는 서호주대학 국제우주천문학연구센터(ICRAR)의 리처드 도슨 박사가 SKA(Square Kilometer Array)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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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에 있는 서호주대학 국제우주천문학연구센터(ICRAR)의 리처드 도슨 박사는 지난 4월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KA 참여를 위한 분담금 규모를 두고 협상이 어렵게 진행되면서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호주 정부도 돈을 투자했는데, 그 돈이 결국 우리 같은 연구자를 고용하는데 돌아간다. 투자한 만큼 받는 게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도 SKA 프로젝트에 결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부터 SKA 프로젝트 국제기구 'SKAO'에 참관국으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경 회원국 가입을 선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R&D(연구개발) 예산이 삭감되는 과정에서 가입이 미뤄진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우주항공청 사업 예산보다 내년(2025년)도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기에, 오는 5월 27일 경남 사천에 우주항공청(KASA)이 개청하면, SKA 프로젝트 가입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처드 박사는 'SKA 프로젝트가 한국 우주산업에 어떤 기여할 수 있는지'를 묻는 말에 다음과 같이 답하며 이날의 만남을 마무리했다.

"그것은 한국인들에게 들어야 할 답변같다. SKA는 우주보다 더 나아간 갤럭시에 나가는 것이라 큰 프로젝트이고 예산이 많이 든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이다. 과학이 이런 것을 가능하게 했고, 높은 기술을 가능하게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호주 워클리재단(Walkley Foundation)이 공동 주최한 ‘2024년 한-호주 언론교류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태그:#호주, #워클리재단, #항공우주산업, #기초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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