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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아파트 실내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 A씨가 온도계를 들고 있다. 6일 오후 그의 신체 주변 온도가 38.8도에 이른다.
▲서울의 한 아파트 실내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 A씨가 온도계를 들고 있다. 6일 오후 그의 신체 주변 온도가 38.8도에 이른다. ⓒ 제보자 제공

"예년과 확실히 다르다. 올해는 더워서 죽을 것 같다. 쉬고 싶어도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매일 출근하는 것이 지옥이다."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마루 시공 일을 하는 A씨(58)는 5일 오후 땀이 밖으로 빠지지 않는 분진복을 입고 작업을 하고 있다.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하는 그라인더 작업에서 나오는 분진은 발암 요인으로 지목돼, 하루에 4시간가량 바람이 통하지 않는 분진복을 입는다.

A씨는 6일 <오마이뉴스>에 "분진복을 입고 일하면 눈앞이 안 보일 정도로 머리가 빙 도는데, 요즘은 매일 그렇다. 일하다 혹시라도 몸이 어떻게 될까봐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그가 일하는 곳은 창문이 거의 없고, 그나마 비가 오면 창문을 열지 못하는 밀폐된 실내다. A씨의 동료 역시 "일하다가 갑자기 눈앞이 노래질 때가 있다"라고 그에게 호소한다.

A씨는 "선풍기든 뭐든 틀어주면 조금이라도 나을 텐데 그런 것도 없다. 이곳이 평당 2억 원 하는 아파트라고 한다"면서 "그 돈을 (노동자들에게는) 안 쓴다고 하니 죽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A씨는 "건설사가 제공하는 폭염 대책은 에어컨 있는 안전교육장에 하루 한 번 모여 아이스크림을 받아 관리자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는 것과 '물 많이 마시고 알아서 쉬라'는 당부가 전부"라고 덧붙였다.

관리자 카톡방에선 "타 현장서 온열질환 사망자 발생" 소식... "물 많이 마시라" 당부가 전부

 22명이 속해있는 한 아파트 현장 관리자 카톡방에서는 "전일 타 현장에서 세대 내 작업 중 온열질환 사망자 발생했습니다. 관리감독자 분들은 근로자 분들 휴식, 물섭취 등 확인 및 확인"이라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22명이 속해있는 한 아파트 현장 관리자 카톡방에서는 "전일 타 현장에서 세대 내 작업 중 온열질환 사망자 발생했습니다. 관리감독자 분들은 근로자 분들 휴식, 물섭취 등 확인 및 확인"이라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 한국마루노동조합

살인적인 폭염 상황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실내 건설 현장이 폭염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염 위기 경보가 지난 7월 27일 '심각' 단계로 오르고 정부가 실외 노동을 겨냥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내 마감공정 노동자들이 여기서 빠져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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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명이 속해있는 한 아파트 현장 관리자 카톡방에서는 "전일 타 현장에서 세대 내 작업 중 온열질환 사망자 발생했습니다. 관리감독자 분들은 근로자 분들 휴식, 물섭취 등 확인 및 확인"이라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이들이 일하는 공간은 34℃에서 38℃까지 이른다. A씨처럼 서울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하는 B씨(49) 또한 5일 <오마이뉴스>에 "햇빛이 내리쬘 때는 38℃ 올라간다. 오후 2시에서 4시가 돼도 해가 안 넘어간다. 비 오는 날은 마루가 젖으면 안 돼 창문도 열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땀과 분진이 섞이면서 생긴 피부 질환으로 피부과를 여러 번 찾았다"라고 덧붙였다.

한국마루노동조합 등은 7월 29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38.5℃ 밀폐공간, 분진 속에서 일하다 죽는다"며 실내 공사의 폭염 대책 시행을 촉구했다. B씨는 하루에 12~13시간을 일한다. 오전 6시 30분에 출근해서 오후 7시 30분에 끝난다. 그는 "마루 시공은 나이 든 분들이 많아 더위에 더 취약하다. 이런 환경이면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기능공이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들은 근무 시간을 줄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한다. 청주의 한 아파트 현장에서 일하는 50대 초반의 C씨의 경우 폭염 경보가 내려지면서 오후 2시까지만 일하고 퇴근해야 한다. C씨는 5일 <오마이뉴스>에 "오후 2시까지 쉬지도 않고 죽어라 일해야 한다. 10시간에 하던 일을 4시간 줄여 한 번에 몰아서 하니 몸은 오히려 더 힘들다"라고 털어놨다. 전국에 있는 건설 현장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숙박비·식비·기름값 등을 감당해야 하니, 줄어든 근무 시간에 마냥 반가워할 수 없다.

'실내는 햇빛 막아주지 않느냐'는 선입견... 쉬는 순간 수입 줄어드는 '평당 단가'도 문제

▲실내온도 38도에서 작업을... 폭염 '위험 노동' 사각지대 오마이뉴스

이미소 노무사(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는 실내 건설노동자들이 노동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 노무사는 7월 29일 기자회견에서 "작업장 온도가 35~38℃인데 밀폐와 분진까지 더해져 법률적으로 명백한 폭염 작업"이라며 "폭염안전 5대 기본 수칙인 시원한 물 제공, 냉방장치 사용, 2시간마다 20분씩 휴식 등이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은 폭염 건강예방조치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 이로 인해 노동자가 숨지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최우영 한국마루노동조합 위원장은 "실내는 햇빛을 막아주지 않느냐는 선입견 때문에 사각지대에 있다"며 "냉방장치도, 온도계도 없고 물조차 안 주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내 폭염 담당 관계자는 6일 <오마이뉴스>에 "노조로부터 점검이 필요한 전국 사업장을 제보 받아 오는 14일까지 전국적으로 집중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물을 주지 않거나 휴식을 부여하지 않는 취약 현장에 불시점검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반드시 현장 노동자 의견을 듣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한 아파트 실내 건설 현장에서 분진복을 입은 노동자가 바닥 평탄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이날 오후 2시 실내 온도는 36.5도였다.
▲서울의 한 아파트 실내 건설 현장에서 분진복을 입은 노동자가 바닥 평탄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이날 오후 2시 실내 온도는 36.5도였다. ⓒ 유지영

노동자들이 지목한 최우선 과제는 '평당 단가'였다. 현행 제도는 일한 시간이 아닌 시공한 면적(평수)만큼 임금을 받는 구조여서, 쉬는 순간 곧바로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B씨는 "일당제라면 회사가 쉬라고 할 때 쉴 수 있지만, 우리는 '안 되겠다' 싶을 때만 겨우 쉰다"고 했다. A씨도 "일당제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더워도 일할 수밖에 없다. (건설 물량이 많지 않아) 단가는 계속 떨어지는데 체류비를 빼면 최저임금도 못 가져간다"고 말했다.

이미소 노무사는 "규칙은 폭염 시 2시간마다 20분, 지침은 35℃ 이상이면 매시간 15분을 쉬도록 정한다"면서도 "단가는 실질임금을 반영하지 못해 박한데, 2시간마다 20분 쉬라는 것은 보기에만 좋은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폭염 속 휴게시간이 임금 저하 없이 부여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건설현장#실내건설현장#마루시공#폭염경보#폭염안전기본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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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일에 관심이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오마이뉴스 유지영입니다. alreadyblu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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