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행 형소법 제327와 제328조에 따르면 공소의 취소나 피고인 사망, 공소제기 절차상 법률 위반 등을 공소기각 결정·판결의 사유로 규정하는데, 개정안에는 '중대한 위법 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 등 두 가지 사유가 추가됐다.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여권이 주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법원의 공소기각 판결 사유를 추가하는 내용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현행 형소법 제327와 제328조에 따르면 공소의 취소나 피고인 사망, 공소제기 절차상 법률 위반 등을 공소기각 결정·판결의 사유로 규정하는데, 개정안에는 '중대한 위법 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 등 두 가지 사유가 추가됐다.
이에 야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후 감옥에 가기 않기 위한 방안'이라고 힐난했고,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대법원이 확립한 법리를 법률에 명확히 반영한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법원행정처 측 "공소기각 추가 사유, 대법원 판례 문구들 입법화된 것... 적극 수용"

▲그렇다면 실제 대법원의 판단은 어떨까. 법사위 회의록을 살펴본 결과 대법원 소속인 법원행정처는 공소기각 신규 사유 조항에 대해 "대법원 판례에 의해서 나온 문구들이 입법화되었다"라며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국회
그렇다면 실제 대법원의 판단은 어떨까. 법사위 회의록을 살펴본 결과 대법원 소속인 법원행정처는 공소기각 신규 사유 조항에 대해 "대법원 판례에 의해서 나온 문구들이 입법화되었다"라며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5일 열린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김승원 소위원장은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형소법 개정안으로 추가된 공소기각 판결 사유와 관련해 "굉장히 중요한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안이라고 보여진다"라며 "의견을 좀 밝혀 주셔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기 차장은 "대법원 판례에 의해서 나온 문구들이 입법화된 것이어서 저희가 따로 의견을 대신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김 소위원장이 "그러면 찬성한다는 건가?", "적극 수용(한다는 건가)?"라고 묻자 기 차장은 "그렇다", "예"라고 답했다.
이에 김 소위원장이 "예컨대 수사 과정에서 불법이 있거나 인권침해가 있거나 또 현행법에서 허용되지 않는 플리바게닝(사전형량 조정제도) 시도가 있거나 그런 것이 나오면 그냥 공소기각 판결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기 차장은 "예, 그런 취지로 판례가 정립돼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공소기각 사유들이 대법원 판례로 정립되어 왔음을 재차 강조했다.
전문위원 "특별한 이견 없어", 법무부 측 "판례 확립돼 개정 실익 없어" 의견 개진도
한편 같은 날 회의에선 개정 형소법상 공소기각 추가 사유에 대한 다른 의견도 제기되었다. 심정희 법사위 수석전문위원은 "중대한 위법수사에 대한 공소제기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견이 없다"라며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여 공소가 제기되는 부분에서는 법문 표현과 관련해서 판례들을 고려했을 때 '피고인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공소제기'와 같은 법문이 추가되면 더 좋을 것 같다"라고 보충 의견을 남겼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공소기각 판결 사유로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하여 공소가 제기된 때,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를 추가하지 않더라도 현행 제327조 제2호 및 확립된 판례 법리를 통해 공소기각 판결이 가능해서 개정의 실익이 크지 않다"라며 "특히 개정안의 '중대한 위법수사', '소추재량권의 현저히 일탈'이라는 요건은 그 판단기준과 범위가 법률상 제시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므로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재판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개정안의 불확정한 개념을 토대로 위 사안을 주장할 경우에 실체적 진실에 관한 심리보다 절차적 공방을 과도하게 증가시킬 우려도 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개정의 실익이 크지 않고, 원칙 위배와 절차적 공방을 증가시킬 우려도 있지만 이미 관련 사유로 공소를 기각한 판례가 확립되었다는 사실 또한 인정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