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오찬 간담회를 위해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2일, 오는 2027년 8월로 예정된 레오 14세 교황 방한이 단절된 남북관계에 다리를 놓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낮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내년에 교황님 오시는 것이 한반도에 평화의 큰 축복이 되리라고 기대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지난 2014년 방한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광화문에서 단식 농성하던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 위로했던 일을 상기하면서 "(교황이) 비행기 타고 가시는 도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시면서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는 말씀이 큰 울림이 있었다"고 밝혔다.
2027년 7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세계청년대회와 관련해 유 추기경은 "몇 년 전 프란치스코 교황께 이번 세계청년대회를 한국에서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면서 "사전 준비를 거쳐 결국 이번 세계청년대회 유치가 이루어졌다. 그래서 저 역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답했다.
유 추기경은 전 세계에서 모인 천주교 신자 청년들이 바디칸을 출발해 육로로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와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하는 방안을 레오 14세 교황에게 제안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교황에게는) 다소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었겠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창의적인 제안으로 받아들이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추기경은 또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께서 4천~5천 명의 젊은이들을 축복해 주신 뒤, 그 가운데 약 2천 명은 기차를 타고 로마에서 베이징까지 이동하고, 다른 2천 명은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육로로 한국에 오는 것이다. 육로가 어렵다면 배를 이용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유 추기경은 "그렇게 순교 정신을 되새기고, 젊은이들이 함께 평화와 화합을 실천하며 한국에 모인다면 엄청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교황께) 말씀드렸다"면서 "교황님께서는 저를 보시면서 '기도 많이 하세'라고 하셨다"고 소개했다.
▲유흥식 추기경 만난 정동영 "교황 방한, 끊어진 남북 대화의 다리 놓이길..."
유성호
서울 세계청년대회는 교황청이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톨릭 청년 행사로 아시아에서는 역대 두 번째로 열리게 된다. 교황 레오 14세는 이 행사를 통해 북한 청년들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으며, 내년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방한할 예정이다.
정 장관은 "정치적인 의미를 떠나서 세계 청소년들이 모이는데, 북쪽의 청소년들도 함께 참석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면서 "내년 교황님이 오시기 전까지 저희가 열심히 다시 남북 간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세계청년대회가 아주 성공적으로 되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유 추기경은 "교황의 일정과 메시지는 전 세계 교황청 대사관에 즉시 공유되고, 각국 교황대사들이 현지 상황에 맞게 북한 측과 접촉하는 등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교황이) 내년 8월 3일부터 8일까지 방문하시는 데, 그런 역할이 있다고 보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만나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