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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소득대전네트워크가 20일 오후 2시, 대전 서구 문정로에 위치한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움트리' 회의실에서 영화 상영회 및 수다회를 개최하고 있다.
기본소득대전네트워크가 20일 오후 2시, 대전 서구 문정로에 위치한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움트리' 회의실에서 영화 상영회 및 수다회를 개최하고 있다. ⓒ 심규상

사회가 쳐놓은 촘촘한 그물망 사이, 그 서슬 퍼런 '틈새'를 찢고 돋아난 생생한 목소리가 회의실을 울렸다. '인간다운 생존의 권리'로서의 기본소득을 당당히 주창하는 당사자들과 활동가들의 연대의 장이 마련됐다.

기본소득대전네트워크는 20일 오후 2시, 대전 서구 문정로에 위치한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움트리' 회의실에서 영화 상영회 및 수다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소수자들의 연대 공간을 다룬 영화 관람과 더불어, 오는 8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2026 토론토 BIEN(국제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국제대회'(이하 국제대회)의 한국 세션을 미리 들여다보고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공유하기 위해 기획됐다.

대전과 충북 옥천 지역의 시민사회 활동가, 문화예술인, 연구자들은 한자리에 모여 영화 속 현장 사례를 바탕으로 소수자 연대와 '농어촌 기본소득'의 가능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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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열리는 토론토 국제대회에는 한국 측 발표자로 나서는 모카(목화균), 팔매(한인정), 권인하씨 등이 참여한다. 국제대회에서 상영될 작품은 약 20분 분량의 단편 영화 <틈속에서 피어나는 세계(틈세), Re-Inventions>로, 충북 옥천의 마을, 대전의 '모카네집' 농장과 연극 공간, 옥천의 이주 여성 노동 공간 등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생생한 삶을 교차하여 조명한다. 영화는 중심부가 아닌 사회의 '틈바구니'에 위치한 이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기존의 역할을 거부하거나 벗어나,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관계를 맺고 이동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 속 주역들은 가부장적 질서와 편견에 맞서 자신들의 공간을 사수해 낸 인물들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친족의 축출 위협과 가부장적 폭력에 맞서 농장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공간을 지켜낸 모카는 현재 그곳을 여성과 성소수자를 위한 안전한 힐링 공간으로 일구어 가고 있다. 충북 옥천의 한 마을에서는 이주여성들이 깻잎하우스에서 주체적인 삶을 일구고, 뒤늦게 한글을 배우며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는 마을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관계'를 중심으로 채워진다.

옥천의 '5만 명 기본소득 실험'

 국제대회에서 상영될 작품은 약 20분 분량의 단편 영화 <다시 쓰기>(Re-main, 부제: 틈에서 태어난 세계)로, 충북 옥천의 마을, 대전의 모카네집 농장과 연극 공간, 옥천의 이주 여성 노동 공간 등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생생한 삶을 교차하여 조명한다.
국제대회에서 상영될 작품은 약 20분 분량의 단편 영화 <다시 쓰기>(Re-main, 부제: 틈에서 태어난 세계)로, 충북 옥천의 마을, 대전의 모카네집 농장과 연극 공간, 옥천의 이주 여성 노동 공간 등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생생한 삶을 교차하여 조명한다. ⓒ 심규상

먼저 영화를 관람한 참석자들은 감상 소감과 함께 영상의 내용이 기본소득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기본소득이 틈을 비집고 나오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토론에는 모카, 팔매, 권인하씨를 비롯해 진명일 진심리상담센터 부설 사회정의상담연구소장, 충북 제천에 거주하는 쉼풀의 도라, 김재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등이 참여했다.

토론에서는 충북 옥천군에서 진행 중인 기본소득 실험이 화두에 올랐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전국 10개 시군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하고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오는 8월부터는 추가 선정된 7개 시군에서도 기본소득을 지급할 예정이다.

팔매씨는 인구 5만의 농촌 지역인 옥천군의 경우 기본소득이 지급된 이후 가장 큰 변화로 주민들의 '주체성 회복'을 꼽았다. 노년층과 주민들이 개인 단위의 소득을 얻게 되면서 "돈을 쓸 상점을 만들어달라", "동네 버스를 증차하라"며 적극적인 요구를 내놓기 시작했다. 가구주에게 쏠리던 소득이 개인별로 분배되면서 농촌 내 가부장적 권력 구조가 완화되고 지역 정치 표심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매월 기본소득 지급일인 27일이 되면 주민들이 하루만큼은 온전히 자신과 공동체를 위한 여유를 즐기는 신기한 변화도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기본소득이 단순한 정책 담론에 그치지 않고, 소수자들이 공간을 재해석하고 서로를 돌보는 실질적 생명력을 얻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농촌 지역 내 개인 간 거래 및 공간 대여를 지역화폐로 결제하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 ▲주민 신뢰 기반의 마을 활동조합 기금 조성이 언급됐다.

 이날 행사는 소수자들의 연대 공간을 다룬 영화 관람과 더불어, 올해 캐나다에서 열리는 '2026 토론토 BIEN(국제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국제대회'(아래 국제대회)의 한국 세션을 미리 들여다보고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공유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행사는 소수자들의 연대 공간을 다룬 영화 관람과 더불어, 올해 캐나다에서 열리는 '2026 토론토 BIEN(국제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국제대회'(아래 국제대회)의 한국 세션을 미리 들여다보고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공유하기 위해 기획됐다. ⓒ 심규상

특히 향후 AI 반도체 및 데이터 산업 확대에 따른 세수를 대기업 재투자에만 쓰지 않고 '사회적 공공기금'으로 묶어 기본소득의 지속 가능한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도 큰 호응을 얻었다.

영화 연출진과 참석자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완결성보다 주변의 작고 소중한 세계와 생명을 돌보는 일이 거대한 사회를 변화시키는 동력"이라며 "공공 인프라가 부족한 농어촌 환경에 특화된 정교한 기본소득 모델을 연구해 전 세계로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 토론토 BIEN국제대회는 전 세계 기본소득 활동가, 연구자, 시민이 모여 기본소득의 성과와 대안적 모델을 논의하는 국제 행사다. 올해 대회에서는 한국의 농어촌 기본소득 실증 데이터와 소수자의 자립·연대 사례를 담은 단편 영화 '다시 쓰기' 등이 발표된다. 한국의 시민 참가자들은 지속 가능한 기본소득 재원 마련과 농어촌 기본소득 모델에 대한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기본소득#대전수다회#토론토BIEN국제대회#틈에서태어난세계#다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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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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