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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에서 수원FC 위민을 상대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자주통일평화연대 등 단체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입국하고 있다. 2026.5.17 [공동취재]](https://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26/0517/IE003621669_STD.jpg)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에서 수원FC 위민을 상대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자주통일평화연대 등 단체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입국하고 있다. 2026.5.17 [공동취재] ⓒ 연합뉴스
1부 <'북한'이라 불러 멈춘 회견... "우리가 '조선'이라 불렀다면 어땠을까">에서 이어집니다.
사회자: 저도 현장에 있었고 비를 좀 많이 맞았고, 기사를 써야 했기에 전반만 보고 실내 기자실로 들어갔다. 그래서 지소연의 페널티킥 실축이나 수원FC 위민이 역전당했을 때 관중석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모른다. 사실 어떤 기자가 알겠는가. 미디어 보도에서는 일부 환호했다는 식으로 기사가 나왔지만, 현장에서 쭉 지켜보신 정 대표팀의 말씀을 들으니 상황이 이해된다.
정 대표는 남북 문제 전문가이고, 남북 관계를 이론적으로 연구하시던 분인데, 스포츠를 통해서 돌파구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포츠가 주변적이고 하위의 영역인데, 스포츠를 통해서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고 보는가?
정욱식: 분명히 한계는 존재한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도 그런 표현을 썼는데, 바늘구멍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면 해보는 것이다. 남북 관계에 획기적인 개선을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스포츠와 정치의 관계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가능하지만, 지금처럼 남북이 완전히 절연된 상태에서, 그나마 스포츠를 통해 남북이 완전히 끊어질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다면 그것은 의미가 있다. 공동 응원단과 관련해 비판적인 분들의 의사는 존중하지만, 여전히 동포애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저들은 아주 냉랭하고, 눈길 한번 안 주고, 경기 후에 인사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공동 응원단은 공동 응원에 비판적인 분들과 내고향팀의 싸늘한 시선을 받으며 응원을 한 셈인데, 우리가 변화를 통한 접근으로 남북 관계 개선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공간이 스포츠라는 것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한국 기자가 회견장에서 조선의 공식 명칭을 사용해 질문했다면 어떻게 나올까. 그런 부분들이 하나둘씩 축적이 된다면 국민한테도, 정부한테도 뭔가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제 이름을 불러줄 때 저쪽 답변도 호의적일 수 있다. (우리가 먼저) 변화를 통해 접근한다면, 그것이 새로운 대북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여권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면서 입국한 내고향축구단
사회자: 내고향축구단이 방한할 때 여권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면서 입국했다. 과거 남북 스포츠 교류 때는 국내 이동이라는 의미에서 여권보다는 방문 허가서를 갖고 왕래했다. 여권 제시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정욱식: 방남 허가증을 발급한 상태에서, 그쪽이 방남허가증이 아닌 여권을 제시했는데, 우리 쪽에서는 비자 사증을 하거나 도장을 찍는 방식이 아니라, 여권에 있는 사진만 확인하는 방식으로 입국하도록 했다. 외국에서 입국한 것이란 취지의 어떤 입국 절차를 밟은 것이 아닌 것이다. 일종의 긴장 요인이었는데 양측이 슬기롭게 넘어갔다고 생각한다.
사회자: 2028년에 평양에서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가 예정돼 있는데, 북한이 '비자를 받으라'라고 할 가능성은 없는가?
정욱식: 과거 우리가 주로 경의선, 동해선을 통해 조선으로 바로 입국할 때는 방북 허가증에 도장을 받는 방식이었다. 중국을 통해 들어갈 때는 선양 조선영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아서 들어갔다. 2028년 평양 아시아 탁구대회에 한국이 참가하게 된다면 직항로의 방식으로 가면 좋을 것이다. 3국(중국)을 통해서 입국할 경우에도 선양에서 비자를 받으면 된다.
오태규: 비자 문제는 심각하게 거론할 이유가 없다. 정욱식 소장 말처럼, 우리가 중국 통해서 북한 들어갈 때 별도로 된 비자 종이에 도장을 찍는다. 이스라엘 들어갈 때도 마찬가지인데, 이스라엘 입국 기록이 여권에 남아 있으면 다른 나라들이 비자를 안 주기 때문이다. 종이 한 장에 써서 여행증명서로 들어간다.
북한이 두 국가론을 얘기하는 마당에 그들이 여권을 들고 들어오는 건 당연하다.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의 문제만 있는 것이다. 우리가 들어갈 때를 얘기하는데,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여권이나 비자 때문에 두 국가론이 강화된다고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 볼 때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호칭 비롯해 저쪽의 국가성 인정하는 방향으로 바꿔가야
사회자: 북한의 헌법이나 남한의 통일 지향을 담은 헌법 조항(4조), 유엔 동시 가입 상황 등을 보면 현실은 남북의 두 국가가 맞다. 하지만 조선(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불러도 붙잡혀가지는 않더라도, 북한을 독립된 정체로 호칭하는 것은 헌법의 영토조항(3조, 한반도와 부속도서)과 불일치하는 것 아닌가?
정욱식: 헌법 영토조항(3조)과 평화적 통일추구(4조)를 같이 볼 필요가 있다. 한번 이런 질문을 해보자. 북한이라는 표현이 친 통일적이고, 조선이란 표현은 반 통일적인가?
저는 호칭에는 조선(북한)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헌법에 명시된 것처럼 평화적 통일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통일 지향적인 우호적이고 평화적인 관계를 하나둘씩 만들어 가야 한다. 대한민국의 일부라는 뉘앙스가 담긴 '북한'이라는 표현을 고수하면서 저쪽의 국가성을 부정하면, 적대성을 해결할 길이 없다.
영토 조항도 실존적 실효성보다는 미래 목표에 해당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영토조항이 실효적이라고 한다면 통일이란 말조차 할 필요가 없다. 그 조항은 단일 국가라는 전제로서, 어떤 미래의 목표를 설정하기 위한 토대 개념으로 봐야 한다.
우리 헌법에서 평화적 통일을 추구한다면, 호칭을 비롯한 저쪽의 국가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하나하나씩 바꿔가면서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게 맞다고 본다. 화해하고 협력하고, 더 나아가 유럽연합처럼 통합을 거쳐서 최종 지향점으로 간다면 북한의 공식 국호 사용이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
사회자: 헌법 개정까지 갈 사항은 아니다는 뜻인가?
정욱식: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호칭 문제에서 드러날 국가성의 인정 문제에는 남북 갈등, 남남 갈등이 중첩돼 있다. 남북 갈등을 완화하고자 호칭을 비롯해 저쪽의 국가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남남 갈등이 격화되고, 남남 갈등을 의식해서 뭔가 변화를 추구하지 않은 채로 가면 남북 갈등은 고착한다. 이런 딜레마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헌법 개정은 뒤로 미루더라도, 호칭 문제부터 해소해 나갔으면 좋겠다.
스포츠를 너무 정치화하는 것 아닌가

▲23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의 경기. 승리한 내고향 선수들이 인공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달리며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세훈: 저는 북한 내고향축구단이 이번에 한국에 온 것이 정치적 유화 제스처가 아니라고 본다. 북한이 이 대회에 불참하면 다른 아시아 대회나 국제 대회에 참여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 할 수 없이 온 것이다. 북한이 미국의 제재로 AFC나 FIFA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도, 상금을 송금받기가 힘들다. 그래서 이걸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계속 묻고 있다. 내고향축구단이 내려온 것이 정치적 유화 제스처와는 상관이 없다. AFC도 북한팀이 축구 경기를 하러 왔으니 축구에 집중하게 해달라는 공문을 우리한테 보냈다. 우리만 그들의 행동을 자꾸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것 같다. 통일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공동응원단 구성만이 유일한 방법인가는 고민해 봐야 한다.
정욱식: 제가 파악하기로는 조선축구협회에서 애초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가 윗선에서 여러 가지 고려해 방침을 바꾼 것으로, 그 자체는 정치적 판단이다. 저쪽도 내고향축구단 방한으로 남북 관계를 풀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조선 상층부에서 어떤 정치적인 고려를 해 방한한 것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직전에 김정은이 9차 당 대회나 최고인민회의에서 말했던 것은 한국과는 아예 상종조차 않겠다는 기조였다. 그 기조와 내고향팀의 방한은 어색하다. 또 2년 전처럼 전단이 왔다 갔다 하고, 확성기 틀어대는 상황이었다면 역시 방한은 어려웠을 것이다.
사회자: 남북 스포츠 교류가 중요한 것은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해서다. 하지만 지금까지 스포츠 교류를 통해 무엇이 축적됐는지 의문이다. 남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스포츠 교류를 통해 축적이 되고, 더 진화된 형태로 발전해야 하지만 그때그때 정치적 필요 때문에 이뤄지다 보니 축적물이 없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스포츠가 영향을 받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러나 정통 스포츠의 관점에서 보면, 스포츠를 너무 정치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장익영: 2017년 정치적인 전략으로서 스포츠 남북 관계와 관련해 책의 한 부 분을 쓴 적이 있는데, 결국은 남북 관계가 좋을 때와 남북 관계가 경색됐을 때 스포츠의 형태는 굉장히 달랐다. 지금이 윤석열 정부였다면 내고향 팀이 왔을까. 또 관계가 좋을 때는 스포츠 교류가 다양하게 이뤄졌는데, 못했을 경우엔 중단되면서 연속성이 없어지게 된다. 그래서 발전되는 형태로 나타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스포츠가 남북 정치의 바로미터 구실밖에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포츠가 그 자체로서의 독립적인 어떤 제도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태다. 이런 맥락에서 정욱식 대표의 노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연속성 측면에서 고민할 부분도 있다.
공동 응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수용성 과거보다 낮아
정욱식: 9월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안 게임은 더 큰 도전이다. 지난번 호주 아시안컵 대회에서는 그곳에 사는 동포와 공동 응원단을 조직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의 동포사회는 훨씬 더 복잡하다.
남북 관계에서 스포츠는 철저하게 정치에 종속되어 있다. 역설적으로 스포츠를 탈 정치화하기 위해서라도 어떤 관계 개선이라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과거 통일 지향적인 특수 관계론의 복원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저쪽의 국가성을 좀 인정하면서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 남북이 평범한 국가 관계, 이웃 관계가 돼야 할 것 같다.
오태규: 정치와 스포츠라고 할 때, 정치권력의 상층부 시각에서 보면 스포츠는 철저하게 정치의 시종이다. 그런데 스포츠는 민중의 어떤 정서, 감정 등에서 파열음을 낼 수 있다. 꽉 막힌 정치에 파열음을 낼 수 있도록 조직할 수 있느냐는 측면에서 보자면, 민중의 정서가 과거보다 세대별로 많이 약화돼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되살려낼 수 있느냐의 문제가 있다. 지금 20~30대의 젊은이들은 공정성에 민감하고, 다른 한편 남북은 한민족이고 화합하고 단결해야 한다. 공동응원을 한다면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일본에서 근무를 해봐서 총련과 민단을 잘 알고 있다. 지금 남북 양쪽 국가의 어떤 하부기관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들을 포함해 공동응원단을 만들기는 힘들 것 같다. 남북 양팀을 응원하는 식으로 응원단을 조직한다면, 오히려 재일동포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들은 부담감 없이 응원할 수 있다.
장익영: 아시안게임에서 공동 응원을 하게 되면, 코리아기가 등장하나?
정욱식: 아시다시피 저쪽에서 동족, 통일 같은 것들을 배제하고 있다. 한민족을 강조하고 통일을 지향하는 그런 목표가 담긴 응원 구호나 도구 사용은 저쪽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
한국과 조선 팀이 경기를 할 때, 공동 응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수용성이 과거보다 낮아진 것도 사실이다. 매우 큰 숙제를 맞닥뜨린 느낌이다. 이 문제에 관련해서 우리가 어떻게 소통하고, 대안을 찾을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장익영: 현재 대북 정책에 대해서 반감을 품고 계신 분들도 굉장히 많다. 국호 사용이나 공동 응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부정적인 여론이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자기 이름 불러달라는데 불러주면 될 일

▲한국종교지도자원로회의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한반도 평화공존과 상호존중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선언문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전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원행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전 교정원장 오도철 교무, 박남수 전 천도교 교령, 김영근 전 성균관장, 이범창 전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 뉴시스
사회자: 9월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안 게임 때는 기자회견장에서 조선이라고 그들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강국진: 호칭은 이름인데,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자기 이름 그렇게 불러달라는데, 헌법 조항까지 갈 일도 아닌 것 같다. 불러주면 될 일이다. 역지사지라고 하는데, 과거 그쪽에서 괴뢰나 남조선으로 불렀을 때 우리 남쪽에서 기분 나빠했다. 하지만 이제는 대한민국으로, 정식으로 상대의 이름을 부른다고 하니, 그것에 대해서는 우리도 전향적으로 대응해주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
사회자: 한국 현대 스포츠를 형성해 온 미디어 스포츠 담론의 큰 줄기를 저는 논문에서 민족주의, 개혁주의, 스포츠 정신(페어 플레이), 남북 스포츠로 구분한 바 있다. 남북 스포츠 교류는 특히 국가가 전적으로 주도했다.
정권의 교체에 따라 남북 스포츠 교류가 극과 극을 오갈 수밖에 없는데, 남북 스포츠 교류가 지속성과 축적물을 갖기 위해서는 지나친 정치화에서 벗어나, 종목 단체의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정욱식: 저도 뾰족한 수가 있거나 뭐 정답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좋은 아이디어 많이 전해달라. 또 언론인들 내부에서도 호칭 문제를 한번 차분하게 논의하면 좋겠다. 어떤 매체가 한 번 먼저 치고 나가면 어떨까하는 개인적인 바람도 갖고 있다.
오태규: 지금의 두 국가론에서 적대성이 드러나 보이지만, 또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가 올 수 있다. 그러니까 1~2년 단위가 아니라 상당히 긴, 수십 년의 긴 조망 속에서 관계를 봐야 한다. 지금 저쪽 행동에 따라 우리도 적대적으로 가는 게 아니라, 앞으로 아주 오랫동안 같이 살고, 합쳐 살아야 할 민족이라는 차원에서 생각하면서, 지금 어떻게 잘 관리하면서 넘어갈 수 있을까, 이런 개념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