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착수보고회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소재 서울교통공사에서 ‘도시철도 무임수송제도 지속 가능 방안 마련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갖는 모습 ⓒ 광주교통공사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갈수록 불어나는 무임수송 손실에 대응해 국비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인구 고령화로 지하철 적자가 심화하는 가운데, 국가 복지 정책으로 인한 손실을 지자체와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전적으로 부담하는 현행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교통공사 등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과 함께 '도시철도 무임수송제도 지속 가능 방안 마련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종합계약 방식으로 6개 기관이 용역 비용을 분담하며, 대한교통학회가 수행을 맡아 오는 10월까지 4개월간 진행된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도시철도 무임수송 손실에 대한 국비 보전의 당위성을 확보하고,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와 합리적인 재원 분담 방안을 마련하는 데 있다.
적자 원인 규명과 사회적 편익 계량화… 정부 설득할 '송곳 논리' 다듬는다
주요 과업으로는 ▲ 국내외 대중교통 공공서비스의무(PSO) 제도 비교·분석 ▲ 운영기관 재정 및 적자 원인의 객관적 규명 ▲ 무임수송의 사회적 가치와 비용편익(B/C) 분석 ▲ 국가·지자체·운영기관 간 재원 분담 시뮬레이션 및 단계별 로드맵 구축 등이 포함됐다.
특히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운임 구조로 인한 적자와 정부 정책에 따른 무임수송 손실을 명확히 분리해 분석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정책과 도시철도 광역화 추세에 맞추어 무임승차 제도가 가져오는 사회적 편익의 규모도 함께 계량화한다.
이는 지난 5월 국회입법조사처 주관 전문가 간담회에서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적자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대안별로 구체적인 수치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1980년 도입된 도시철도 무임수송 제도는 '노인복지법' 등에 따라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의 운임을 전액 면제하는 대표적인 국가 교통복지 정책이다. 그러나 제도 시행에 따른 손실을 보전할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그동안 지자체 산하 운영기관들이 비용을 전액 부담해 왔다.
반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국철 구간의 경우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근거해 매년 무임수송 손실의 일부를 국비로 보전받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지속되어 왔고 이러한 문제를 수년간 제기했으나 정치권에서는 기획재정부의 반대 등으로 아직까지 도시철도법 개정을 못해왔다.
고령화 파도에 고갈되는 안전 투자 재원… 노사 공동으로 법 개정 총력전
최근 초고령사회 진입과 맞물려 무임수송으로 인한 손실 규모는 급격히 불어나는 추세다. 전국 6개 운영기관의 무임수송 손실액은 2020년 4456억 원에서 지난해(2025년) 7754억 원으로 5년 만에 약 1.7배 급증했다.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25년 21.2%에서 2030년 25.3%까지 늘어나 국민 4명 중 1명이 고령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철도 업계에서는 무임수송 손실을 운영기관이 전적으로 부담하면서 시민 안전을 위한 노후 시설 교체와 재투자 재원이 고갈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영희 서울교통공사 기획본부장은 "도시철도 무임수송은 지난 40여 년간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해 온 국가적 복지 제도"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국가와 지자체, 운영기관이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분담 방안을 도출해 국비 지원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석환 광주교통공사 사장 역시 "국민 이동권 보장을 위한 국가 정책인 만큼 비용도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 노사는 착수보고회 직후 실무협의회를 열어 후속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 기관은 오는 10월 도출되는 연구 결과를 하반기 국회 정책토론회 등에서 공론화하는 한편,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인 '도시철도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공동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