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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파>에서 공개한 '노상원 수첩' 내용.
<뉴스타파>에서 공개한 '노상원 수첩' 내용. ⓒ 뉴스타파

"'2023년 즈음부터 윤석열은 김용현과, 김용현은 노상원과 비상계엄을 논의하였다'는 취지의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 ①번 판결
"윤석열은 김용현에게 내란 준비를 지시하였고, 김용현은 노상원과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였는데..." - ②번 판결

12·3 내란 준비 시점을 둘러싸고 2건의 법원 판결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①번은 지난 2월 19일 윤석열 내란우두머리 사건 판결문 내용이고, ②번 판결은 지난 6월 22일 박성재 내란중요임무종사 사건 판결문 구절이다.

내용을 뜯어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가 박성재 사건 판결을 내리면서 같은 법원 형사합의23부(당시 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 판결 내용을 들이받은 모양새다.

두 판결 내용이 180도 다른 이유는 '노상원 수첩' 증명력 인정 여부다. 당시 지귀연 재판부는 노상원 수첩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내란 준비 시점을 내란 이틀 전인 12월 1일로 판단했지만, 정반대 판단을 내린 이진관 재판부가 본 내란 준비 시점은 2023년이다.

지난주 본격적으로 시작된 윤석열 내란우두머리 사건 항소심에서 '노상원 수첩'의 증명력은 이미 주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상원 모친 주거지 책상에서 발견된 검정 표지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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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원 수첩은 2024년 12월 중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모친의 충남 서천군 거주지에서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됐다. 노 전 사령관이 사용하던 방 책상 위 놓인 상자에 검정 표지의 수첩이 있었는데, 여기엔 12·3 내란 관련 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경찰 조사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불러주는 대로 적은 것이라고 진술했다.

수첩에는 여인형·박안수의 이름이 나오는데, 두 사람 모두 2023년 10월 군 사령관 인사에서 국군방첩사령관과 육군참모총장으로 보직됐다. '강은 차후'는 메모도 있는데, 강호필은 메모대로 2024년 4월 대장으로 진급해 합동참모차장을 맡았다.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내란 준비 시점을 2023년 10월 이전이라고 판단한 이유다.

수첩에는 체포 작전을 의미하는 수거팀 구성, 수거대상 명부작성, 수집소 운용, 수거조치 1, 2차는 기무사, 수거 대상 인물 등이 담겨있는데, 12.3 내란 때 있었던 일과 거의 일치한다. "(내란) 모의 초기에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 중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라는 게 특검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귀연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물리쳤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당시) 곽종근, 이준우도 육군특수전사령관,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각 보직되었는데, 이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재가 없는 것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귀연·이진관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지귀연 재판부는 또한 노상원 수첩이 모친 주거지 책상 위에서 발견된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만약 피고인 노상원이 이 사건 비상계엄을 2023. 10.경 이전부터 계획하고 그러한 계획을 피고인 김용현에게, 그리고 피고인 김용현을 통해 피고인 윤석열에게 전달하였다면, 위 수첩은 자신이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 1년 전부터 이를 준비하고 계획하였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를 수사기관에 발견하기 쉬운 위 주거지 책상 위에 그대로 두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노상원 수첩의 증거능력을 배제했다. 또한 2024년 여러 차례 삼청동 안가, 대통령 관저 등에서 이뤄진 윤석열씨와 군사령관들 모임의 내란 관련 발언도 진술이 엇갈린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내란 준비 시점은 윤석열씨가 김용현 전 장관에게 비상계엄 선포 준비를 지시한 12월 1일이라는 게 지귀연 재판부의 판시 내용이다.

하지만 이진관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박성재 사건 판결에서 "12. 3 내란은 즉흥적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고, 적어도 2023년부터 준비됐다"면서 윤석열→김용현 내란 지시, 김용현-노상원의 구체적인 내용 논의가 노상원 수첩에 자세히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모친 주거지 책상에서 발견됐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부정한 지귀연 재판부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노상원 수첩의 필기가 조악하고 수사기관이 발견하기 쉬운 장소에 놓여있기는 하였다. 그러나 그 필기가 조악한 것은 노상원이 김용현의 발언을 그때그때 현장에서 받아적었기 때문으로 보이고, 수사기관이 발견하기 쉬운 장소에 놓여있었던 것은 윤석열 등의 내란 행위가 이른바 '친위 쿠데타'라는 성격상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수사기관이 가까운 시일에 수사를 개시할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만으로 노상원 수첩 증명력을 부정할 수 없다."

내란우두머리 항소심 본격 시작... '노상원 수첩' 쟁점으로 부각

 지난 25일 서울고등법원 내란전담재판부 형사12-1부(이승철·조진구·김민아 고법판사) 심리로 윤석열 내란우두머리 사건 항소심 공판을 진행되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고등법원 내란전담재판부 형사12-1부(이승철·조진구·김민아 고법판사) 심리로 윤석열 내란우두머리 사건 항소심 공판을 진행되고 있다. ⓒ 서울고등법원

지난 25일 서울고등법원 내란전담재판부 형사12-1부(이승철·조진구·김민아 고법판사) 심리로 윤석열 내란우두머리 사건 항소심 1차 공판이 진행됐다. 윤석열씨,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등이 유죄 심증을 가진 재판부를 바꿔 달라며 법관 기피 신청을 해서 이들의 재판 절차가 정지됐다가, 대법원이 이를 기각해 이날 재판이 재개됐다.

특검은 이진관 재판부의 판결을 내세워 내란 준비 시점을 2023년 10월 이전이라고 강조했고, 피고인들 쪽은 특검이 증거능력이 배제된 증거까지 들고나왔다고 항의했다.

앞으로 이 재판에서 노상원 수첩 증명력을 둘러싸고 특검과 윤석열씨를 비롯한 피고인들 사이의 치열한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항소심 내란전담재판부가 지귀연 재판부와 이진관 재판부의 서로 다른 판단 가운데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도 관심이 쏠린다.

#노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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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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