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돌아오는 6월 25일은 우리에게 늘 무겁고 숙연한 날이다. 2026년 6월 25일 오늘 MBC에브리원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시청자들에게 전할 울림은 깊고 각별하다. 재미와 유쾌함 속에 76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함께 피 흘렸던 이들의 역사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기 때문이다.
지난주부터 한국학 박사 마크 피터슨과 그 제자들의 두 번째 한국 썸머스쿨 여정이 소개되고 있다. 평생을 한국학 연구에 바쳐온 마크 피터슨 교수와 과거 그의 밑에서 썸머스쿨로 한국을 처음 접했던 제자들이 성인이 되어 다시 한국을 찾은 여정이 깊이 있게 그려진다.
한국학의 대부 마크 피터슨과 푸른 눈의 제자들이 맺은 인연
이번 에피소드의 핵심 인물인 마크 피터슨 박사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한국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그는 수십 년간 미국 브리검영 대학교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며 수많은 인재를 양성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중고등학교 교과서의 오류를 바로잡고 한국 관련 서술 분량을 대폭 늘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특히 한국의 유교 역사와 족보 그리고 조선 시대 서원 문화에 이르기까지 깊이 있는 연구로 한국학의 지평을 넓혔다. 이번 방송은 한국을 사랑한 푸른 눈의 학자와 그를 통해 한국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제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재회한 피터슨교수와 제자들27년 전 미국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며 당시 학생들과 한국으로 썸머스쿨을 왔던 마크피터슨 교수와 중년이 된 그의 제자들의 한국 여행은 그야말로 놀라움의 연속이다 ⓒ MBC에브리원
채널이 공개한 영상에 의하면 이번 여행이 특별한 이유는 이들의 깊고 오랜 인연에 있다. 화면을 통해 공개될 과거 썸머스쿨 시절 빛바랜 사진 속 제자들은 풋풋한 청년의 모습으로 스승과 함께 한국을 배우고 있다. 그리고 무려 27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공항 입국장에서 마주할 스승과 제자들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감격적인 재회를 맞이한다.
아주 오래전 한국을 기억하는 제자들 그리고 네이선의 특별한 사연
이번 편에서 가장 흥미로운 감상 지점은 푸른 눈의 이방인들이 아주 오래전의 한국을 의외로 생생하고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다. 27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는데도 제자들은 과거 자신들이 발을 디뎠던 한국의 옛 풍경과 거리의 분위기를 또렷하게 추억하며 스튜디오 MC들을 놀라게 한다. 그 중에서도 제자 네이선은 27년 전 처음 한국을 찾았던 썸머스쿨 시절의 기억을 유독 세밀하게 풀어내 눈길을 끈다. 당시 그가 머물렀던 동네의 골목 풍경, 시장의 냄새, 사람들의 표정까지 또렷이 기억해 스튜디오 전체를 놀라움으로 채운다.
27년 만에 다시 시작되는 한국학 박사 마크 피터슨과 그 제자들의 두 번째 한국 썸머스쿨이지만 제자들이 마주할 2026년의 한국은 시작부터 깜짝 놀라움의 연속이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던 제자들은 세련되게 변모한 서울의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과거의 기억을 더듬던 한 제자가 '설마 이게 난지도예요?'라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질문을 던지는 장면은 그동안 한국이 이뤄낸 눈부신 발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강 시민공원에 모인 이들은 수많은 시민과 아름다운 야경을 바라보며 "여기 정말 환상적인 곳이다"라며 탄성을 연발한다. 그러나 이 감동적인 여정은 둘째 날인 서울 용산의 전쟁기념관을 찾으면서 한층 더 깊은 역사적 탐구로 이어진다.
각명비 회랑에서 마주한 할아버지의 헌신과 눈물
전쟁기념관에 도착해 이들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전 세계 참전 군인 전사자들의 이름이 엄숙하게 새겨진 각명비 회랑이다. 약 195만 명에 달하는 유엔군 병사들이 머나먼 이국 땅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역사적 기록과 수많은 전사자들의 이름 앞에 제자들은 모두 숙연함을 감추지 못한다.

▲전쟁기념관을 찾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마크피터슨교수와 제자들마크 피터슨 교수의 썸머스쿨 여정에서 전쟁기념관을 찾은 제자들, 제자들 중에서 롭은 할아버지의 참전 스토리를 전한다. ⓒ MBC에브리원
특히 각명비 앞에서 현재 치과의사로 일하고 있는 제자 롭은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개인적인 가족사를 담담하게 고백한다. 롭은 자신의 할아버지도 한국전쟁에 참전하셨던 용사였다고 털어놓으며 할아버지의 숨결과 헌신이 깃든 공간에서 깊은 감회에 젖는다. 롭의 이 한마디는 이들에게 한국전쟁이 그저 책에서만 보던 먼 나라의 역사가 아니라 자신들의 가족과 선조의 피와 땀이 직접 연결된 생생한 현장임을 깨닫게 해준다.
무기 대신 생명을 택한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기적
이어서 전시실 내부로 이동하여 마크 피터슨 교수의 한국전에 대한 강의가 시작된다. 일행은 특히 1950년 12월 중공군의 개입으로 퇴로가 막혔던 혹한의 흥남 부두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한다. 이번 방송에서 시청자들과 제자들의 가슴을 가장 깊이 적실 대목은 단연 흥남철수 작전의 기억을 되짚어보는 순간이다. 당시 수많은 피난민이 울부짖던 그곳에서 한 척의 화물선이 인류 역사에 남을 기적을 만들어낸다. 바로 정원 60명에 불과했던 미국의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다.

▲전쟁기념관에서 만난 흥남철수 이야기마크 피터슨 교수와 그의 제자들은 전쟁기념관에서 한국전 중에서 흥남철수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다들 감동한다 ⓒ MBC에브리원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레너드 라루 선장이 내린 위대한 결단이 깊이 있게 조명된다. 라루 선장은 수많은 피난민을 구하기 위해 선박에 싣고 있던 막대한 양의 군용 장비와 무기를 바다에 전부 버리라는 명령을 내린다. 무기 대신 인간의 생명을 택한 순간이다. 정원 60명의 배에 올라탄 피난민은 무려 1만 4천 명. 선박 하나로 이루어진 단일 최대 규모의 피난 작전이자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이 사건은 역사 속에서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린다.
이 이야기를 들은 제자들은 깊은 감명을 받은 표정으로 묵직한 한마디를 남긴다.
"군용 장비들이 아무리 비싸도 생명의 가치가 더 높으니까요."
전쟁이라는 참혹한 비극 속에서도 피어난 인류애의 가치를 정확히 짚어내는 이 말은 스튜디오의 MC들과 시청자들 모두를 숙연하게 한다. 피터슨 교수는 한국군과 유엔군이 힘을 합쳐 다시 서울을 탈환했던 긴박했던 역사와 더불어 수만 명의 생명을 구한 흥남철수의 기적을 열정적으로 강의하며 제자들의 마음을 깊이 울린다.
지구 반대편 에티오피아로 이어지는 보은의 발걸음
6·25 전쟁 당일 방영되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묵직한 감동은 화요일 저녁에 방송되는 <위대한 가이드 3>을 통해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현재 에티오피아 여정을 방영 중인 <위대한 가이드 3>은 오는 7월 중순 방영분에서 아주 특별한 만남을 예고하고 있다.

▲<위대한 가이드>출연진과 한국전 참전 에티오피아 노병들에티오피아를 여행 중인 MBC에브리원 <위대한 가이드3> 출연진들이 한국전에 참전했던 에티오피아 노병들을 만나 경례를 하고 있다 ⓒ MBC에브리원
김대호 아나운서의 제안으로 6·25 전쟁 당시 파병되어 무패 신화를 썼던 에티오피아 황실근위대 '강뉴 부대' 참전 용사들을 찾아가 직접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내용이다. 과거 에티오피아의 공산화로 인해 하루아침에 전쟁 영웅에서 반동으로 몰려 가난과 핍박을 견뎌야 했던 에티오피아의 영웅들에게 우리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주거 개선과 후손 장학 사업 등 은혜를 잊지 않는 보은을 이어오고 있다는 내용이 소개된다. 예능 프로그램이 현지에서 담아낸 노병들의 모습은 벌써부터 또 다른 울림을 기대하게 만든다.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예능의 선한 영향력
단순히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신기함을 보여주거나 이국적인 풍경을 소비하는 예능의 시대는 지났다. 6월 25일 오늘, 전쟁기념관 각명비 앞에서 치과의사 롭이 전한 가족사의 뭉클함과 오래전 한국의 기억을 세밀하게 풀어낸 네이선의 이야기 그리고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결단에 고개를 숙이는 미국인 제자들의 모습은 예능 프로그램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선한 영향력을 보여준다.
76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기꺼이 손을 내밀어 주었던 세계의 연대. 눈부시게 번영한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 두 예능 프로그램이 그 고귀한 생명의 가치와 영웅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기록해 나가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어떤 역사 강의보다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마크 피터슨과 그의 제자들의 한국 여정은 오늘 저녁 8시 30분에, <위대한 가이드 3>의 한국전 참전 에티오피아 노병들과의 만남은 7월 셋째 주에 시청자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드가의 다큐맨터리 이야기>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