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에서 기획한 '시로 읽는 오늘'을 연재합니다. 시로 아침을 시작한다면, 수많은 갈등과 전쟁도 줄어들 것입니다. 독자들은 힘 있는 언어를 익혀 튼튼한 내면을 가꿀 수 있고, 다양한 시를 통해 새로운 시민의 감수성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의 첨예한 문제를 시인의 예민한 감각으로 길어 올린 한국시를 매주 두 편씩 선정하여, 추천 글과 함께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폴스타
- 정미주
길을 따라 도착한 곳에는
생일도 없이 기일만 남은 것들이 가득하다
헌 옷으로 만든 깃발들
환영파티가 한창이다
진열대에는 발음이 어려운 프랑스 빵들과
케이크가 있다
디저트는 작고 예쁜 것들만 일컫는 걸까
달콤한 것에도 지옥은 있다는데
펠리컨이 훔친 빵은
기린의 허벅지보다 우람했다
새벽에 갓 만든 빵을 먹으러 오는 마른 코끼리들이 있어
뒤따르는 한 무리의 살집이 있는 새들이 있다
빵을 굽지 않는 주말 새벽
제빵사는 평소보다 크고
딱딱한 빵을 만든다
생쥐는 달지 않은 빵을
계속 먹게 될 것이다
예감과 예언이 뒤섞인 포만감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달리 죄를 짓게 한 빵이 있겠어
집행관들은 빈속을 달랠 겨를도 없이
속전속결로 형을 집행한다
북극성은 어디에나 있다
유폐된 가장 큰 동물로
출처_웹진 <님>, 2024년 7월호
시인_정미주: 2023년 <현대시>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달콤한 환대가 썩은 포만감으로 부풀어 오르는 세계 ⓒ 박유하 시인(디지털 포엠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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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밤하늘의 별을 보며 집으로 가는 길을 찾고 있었다. 언덕의 북쪽에 자리 잡은 집을 찾아 가장 빛나는 별을 따라갔다. 거기 내가 살던 곳이 있었고 그 집의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나는 누군가에게 잡혀갔다. 재개발을 앞두고 문을 닫은 그곳은 더이상 내 집이 아니었다. 나는 다른 이의 방문을 두드리는 죄를 지었으며 북쪽 하늘의 별은 여전히 북극성이지만 커다란 질서가 집으로 가는 일과 죄를 겹치게 했다. 그들은 "속전속결로 형을 집행"할 것이다. 밤에 보았던 그 별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시인은 말한다. "북극성은 어디에나 있다"고. 다만 "유폐된 가장 큰 동물로". (맹재범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