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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워싱턴 D.C.에서 중앙은행 총재직을 맡은 이후 첫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2026.6.17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워싱턴 D.C.에서 중앙은행 총재직을 맡은 이후 첫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2026.6.17 ⓒ AFP=연합뉴스



대한민국 증시가 마침내 '9000피' 시대에 진입했다. 지난 2021년 1월 코스피가 사상 처음 3000선을 돌파하며 '동학개미'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던 날로부터 약 5년 5개월 만에 코스피의 몸집이 세 배로 불어났다. 8000선을 넘어선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또다시 9000선을 돌파한 한국 증시는 역사상 유례없는 질주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질주하는 코스피... 9000선도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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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오후 12시 52분쯤 9000.68을 기록하며 지수 출범 이래 처음으로 '9000피'를 뚫었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9106.07포인트까지 기록하며, 전 거래일보다 199.60포인트(2.25%) 상승한 9063.8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금리 동결이라는 '악재'를 정면 돌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준은 17일(현지 시각) 열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앞으로의 예상 금리를 점쳐보는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은 올해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종전과 달리 오히려 연내 금리가 인상될 걸로 시선을 틀었다. 보통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를 '호재'로, 금리 인상은 악재로 보고 반응한다. 금리가 오르면 시장에 풀린 돈이 줄면서 주식 시장도 쪼그라들기 때문이다.

연준의 '긴축성 발언'에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6원 오른 1525.0원에서 출발하며 시장을 압박했다. 하지만 코스피는 반전을 보여줬다. SK하이닉스는 전일 종가 대비 7.02% 오른 269만 8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역대 최고가를 썼다. 삼성전자 역시 전날 대비 4.62% 상승한 36만 2500원을 기록하며 지수를 강하게 밀어 올렸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했다. 이날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751억 원, 기관은 7782억 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은 1조 277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9000선에 도달한 것은 지난달 15일 8000선을 넘어선 지 34일, 거래일 기준 22거래일 만이다. 지난해 10월 27일 4000선을 돌파한 이후 올해 1월 22일 5000선, 2월 25일 6000선, 지난달 6일 7000선, 지난달 15일 8000선을 차례로 넘어섰다. 1000포인트 단위로 새 고지에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점차 짧아지고 있다.

12000도 '꿈의 숫자' 아니다... 목표치 높이는 글로벌 IB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18일 남구 부산 한국거래소 본사 홍보관에서 코스피 9천 포인트 돌파를 기념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6.18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18일 남구 부산 한국거래소 본사 홍보관에서 코스피 9천 포인트 돌파를 기념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6.18 ⓒ 연합뉴스

9000피를 가능하게 한 건, 한국 증시의 기초 체력(펀더멘털)이 역사상 전례없는 단계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기업지배구조 개혁이라는 강력한 두 축을 바탕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골드만삭스는 가장 적극적으로 그리고 가장 가파르게 코스피 시장에 대한 눈높이를 높인 곳이다. 티모시 모(Timothy Moe)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주식전략가는 지난 4월 18일(현지 시각) 보고서에서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기존 7000에서 8000으로 높였다. 올해 한국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0%에서 220%로 대폭 높여 잡았기 때문이다. 당시 티모시 전략가는 "현재 밸류에이션에는 진행 중인 기업지배구조 개혁과 과거보다 개선된 주주환원 정책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 전망은 한 달도 가지 못했다. 지난 5월, 목표치를 8000에서 9000으로 다시 높이며 한국 증시를 아시아에서 "가장 선호하는 시장"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은 6월 3일(현지시각), 골드만삭스는 목표치를 9000에서 1만 2000으로 한 번 더 끌어올렸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가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상승했음에도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라며 이번 상향이 "폭발적인 기업 이익 성장과 그럼에도 보수적으로 적용한 선행 PER(주가수익비율) 8배를 근거로 산출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초 48% 수준이던 코스피 기업 이익 성장률 전망치는 277%까지 올랐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의 이익 성장률 전망치도 1월 20%에서 57~67%까지 높아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노무라증권의 진단도 낙관적이다. 노무라는 5월 20일 보고서에서 코스피 목표치를 7500~8000에서 1만~1만 1000으로 단숨에 끌어올렸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삼성전자 노사가 갈등을 극적으로 봉합하고 같은 날 밤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시에 급등한 날이었다. 박세영 노무라증권 한국리서치본부장은 "코스피 목표지수를 1만 1000으로 보더라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5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9배 수준"이라며 대만이나 일본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노무라는 한 달여 만인 지난 12일 미디어 브리핑에서 한층 더 적극적인 메시지를 냈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아시아리서치 공동대표는 "범용 메모리·고대역폭 메모리(HBM)·낸드의 수요가 동시에 폭발하는 3중 슈퍼사이클이 시작됐다"라며 "중요한 것은 밸류에이션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이제 막 시작됐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메모리 월별 매출액은 수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AI가 이끄는 메모리 수요는 향후 5년간 1만~2만 배 늘 것이다. 전혀 들어본 적 없는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것"이라고도 표현했다. 빅테크의 AI 투자 둔화 우려에 대해서도 "투자금 부족 우려는 이미 지난 3월 말 시장에서 사라졌다"라고 일축했다.

9000피 시대의 그림자... 빚투·공매도 사상 최대치 수준

다만 지수가 9000선에 다다르자, 빚투(빚을 내 투자)나 주식을 빌려 파는이른바 '공매도' 물량 등이 상당한 규모로 늘어 시장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주식이 하락한다고 보고 주식을 빌려두는 '대차거래(공매도) 잔고'는 최근 194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 수준까지 불어났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빚투(신용융자)' 규모 역시 38조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상승 기대감에 뒤처질까 불안해하는 개인들의 추격 매수와, 하락에 따른 차익 실현을 노리는 공매도 세력의 물량이 맞물리며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코스피의 단기 급등을 노린 인버스(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지수 방향성에 과도하게 쏠린 레버리지 및 인버스 투자는 시장 변동성 확대 시 원금 손실 위험이 매우 크다"며 무리한 빚내기 투자를 자제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코스피#9000피#주식시장#삼성전자#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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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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