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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부.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부. ⓒ 연합뉴스

"이번 농협 개혁안의 가장 핵심적인 두 개의 골자는 조합원 직선제, 그리고 감사위원회의 외부화입니다."

15일 농협개혁추진단의 윤원습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관의 말이다. 그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검토 중인 쟁점들을 설명하면서 개혁 핵심을 '농협중앙회장 직선제'와 '독립 감사체계 구축' 두 가지로 압축했다. 이어 그는 "여러 비판을 수용해 (끝까지) 관철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농협중앙회의 이른바 '제왕적 권력'을 내려놓기 위한 고강도 농협 개혁안을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농협중앙회가 '비용 증가'와 '자율성 침해' 관치 우려를 앞세워 저항하자, 추진단은 간담회를 자청해 중앙회에서 주장하는 반대 논리를 반박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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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단은 오히려 지금까지의 구조가 농협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약화시켜 왔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제도를 일부 손보는 수준이 아니라 농협 운영의 권한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확고한 뜻을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 공동단장(명지대 교수)을 비롯해 민간 위원인 장경호 농업제도정책연구원 원장,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이사장, 하승수 변호사(농본 대표) 등이 참석했다.

[쟁점 ①] 전 조합원 직선제... "조합원이 회장 직접 뽑아야 한다"

 농협개혁추진단이 1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농협 개혁 관련 농협법 개정 추진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세진 농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장,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 공동단장(명지대 교수), 장경호 농업제도정책연구원 원장,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이사장, 하승수 변호사(농본 대표)
농협개혁추진단이 1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농협 개혁 관련 농협법 개정 추진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세진 농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장,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 공동단장(명지대 교수), 장경호 농업제도정책연구원 원장,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이사장, 하승수 변호사(농본 대표) ⓒ 농림축산식품부

추진단이 가장 강조한 변화는 중앙회장의 선출 방식이다. 현재 농협중앙회장은 제한된 선거인단 구조를 통해 선출된다. 추진단은 이를 200만 명에 달하는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정책관은 "지금의 구조보다 200만 조합원의 요구와 현실을 더 폭넓게 반영할 수 있는 대표 체계가 필요하다"면서 비용 논란에 대해서 반박했다.

농협 쪽에서는 직선제를 시행하면 지난 동시조합장 선거 단가(1인당 1.7만 원)를 기준으로 약 406억 원의 과도한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하지만, 추진단은 전국 단위 위탁선거 기준을 적용할 경우 208억~228억 원 수준이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위탁경비는 1인당 약 6800원 수준으로 계산했고, 선거운동 비용도 공직선거 기준을 준용했다.

특히 추진단은 직선제가 정착되는 2031년부터는 조합장 선거와 중앙회장 선거를 동시 실시하면 비용 부담은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윤 정책관은 정부 재정 지원 요구에 대해서도 "농협 내부 대표자 선거인 만큼 원칙적으로 농협이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현재 구조에서 발생하는 비공식적 선거 비용과 이해관계 비용까지 고려하면 직선제가 장기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시각이다.

장경호 원장은 "기존 1100명의 조합장만 참여하던 선거에서 음성적으로 투입되던 막대한 돈과 그로 인해 파생되던 부정의 고리, 경영 손실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직선제를 통해 음성적 자금을 없애고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면 200억 원대의 선거 비용은 농협이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보이지 않는 선거 비용과 그 이후 발생하는 왜곡된 경영 비용까지 생각하면 직선제가 오히려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직선제가 또 다른 '강한 회장'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추진단은 "견제 장치를 함께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부당 개입 금지 원칙'과 권한 분산 장치 등 법적 안전장치를 함께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쟁점②] 감사위 외부 독립... "감사는 농협 안이 아니라 농협을 위해 존재해야"

 지난 4월 17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광장에서 열린 농협 자율성 보장촉구 결의대회에서 전국후계농업경영인조합장협의회 박정수 협의회장(사진 앞줄 왼쪽에서 여섯 번째)과 회원들이 결의를 다지고 있다.
지난 4월 17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광장에서 열린 농협 자율성 보장촉구 결의대회에서 전국후계농업경영인조합장협의회 박정수 협의회장(사진 앞줄 왼쪽에서 여섯 번째)과 회원들이 결의를 다지고 있다. ⓒ 농협중앙회

두 번째 핵심은 농협 감사위원회의 외부 독립이다. 농협개혁추진단은 지금처럼 농협중앙회 내부에 감사기구를 두는 방식으로는 반복된 비위와 부실을 막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논의 중인 대안은 감사위원회를 별도 독립기구로 설치하는 방식이다.

당초 7인 구조에서 논의를 거쳐 현재는 위원장 호선, 모두 5인 체계로 조정됐다. 위원 구성도 농식품부·변협·회계사회 추천과 중앙회 추천 인사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변경됐다.

농협 쪽은 감사위가 외부 독립 법인으로 분리될 경우 연간 1400억~1500억 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조합 감사 인력 확대와 자회사 감독 인력까지 포함하면 최대 500명 규모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또 조합 감사권은 중앙회의 고유 권한이라고 맞서왔다.

하지만 정부 추산은 다르다. 윤 정책관은 "현재 조감위(조합감사위원회)·감사위 운영 수준을 기준으로 하면 500억 원 안팎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현행 수준인 약 250명 규모(조합 감사 210명·지주·자회사 20명·운영지원 20명)로 운영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원승연 공동단장은 더 직설적이었다.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인 그는 "금감원 예산이 2000억 원에 직원이 2000명 수준인데, 업무가 훨씬 간편한 농협 감사 비용을 1500억 원으로 추산하는 것은 일부러 비용을 부풀렸거나 여태껏 조직을 방만하게 운영해 왔다는 이야기 둘 중 하나"라고 직격했다.

원 단장은 감사 독립의 의미에 대해서도 "감사위원회를 중앙회 밖에 둔다는 것이 농협 밖으로 빼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농협 전체를 위한 감시 체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재정의했다.

장경호 원장도 "기존 내부 감사 기구는 '팔이 안으로 굽어' 부정과 비리를 관행으로 덮으며 고름 덩어리를 키워왔다"면서 "감사 기구를 바깥에 독립 기구로 만드는 것은 타협이나 합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정보공개·인추위 구성은 '현실적 대안' 마련… 원 구성되는 대로 국회 입법 추진

 농협개혁추진단이 1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농협 개혁 관련 농협법 개정 추진 현황을 설명했다. 사진 왼쪽부터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 공동단장(명지대 교수), 장경호 농업제도정책연구원 원장,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이사장.
농협개혁추진단이 1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농협 개혁 관련 농협법 개정 추진 현황을 설명했다. 사진 왼쪽부터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 공동단장(명지대 교수), 장경호 농업제도정책연구원 원장,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이사장. ⓒ 유창재

추진단은 특히 농협의 자율성을 유지하면서도 최소한의 공적 감시를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위원회 외에도 정보공개 확대와 인사추천위원회 개편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회계장부 열람은 조합원 100인 또는 전체의 3% 이상 동의가 필요하지만, 개정안은 20인 또는 3% 이상으로 완화하는 방향이다. 인사추천위원회 역시 정부 추천 인사 1인을 유지해 절차적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윤 정책관은 "일부 조정과 보완은 있었지만 핵심은 바뀌지 않았다"며 "직선제와 감사 독립이라는 두 축은 끝까지 관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국회 하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가 되는 대로 의원들을 찾아 1차 개혁안(조합원 직선제·감사위 외부화 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윤 정책관은 "아직 해소가 되지 않은 쟁점들은 법안 소위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합의를 이루어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추진단은 1차 개혁안 입법이 완료되는 대로 오는 7~8월 중 도시-농촌 조합 간 수익 일부를 상생기금으로 조성하는 방안과 중앙회 권한 분산, 청년 조합원 가입 활성화 등이 담긴 '2차 농협 개혁방안'을 마련해 공론화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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