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 EU이사회 본부에서 열린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즐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공동언론발표에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2026.6.11 ⓒ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에서 EU가 새로 적용코자 하는 철강 관세 조치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배려를 요청했고 EU 측은 이를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화답했다.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1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자들을 만나 설명한 한-EU 정상회담 성과 중 하나다.
EU는 오는 7월부터 철강 30개 품목의 관세를 50%로 인상하되 일정 물량에 대해서는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는 관세할당제(TRQ)를 운영할 예정인데, 기존 세이프가드 체제 때보다 총 수입 쿼터가 약 46% 축소되는 만큼 한국 철강 산업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은 EU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철강 무관세 쿼터 최대 확보를 위해 FTA 체결국이자 전략적 파트너인 한국에 대한 우호적 고려를 강력히 요청했다"면서 이를 계기로 한- EU 철강 관세 협상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양 정상 지침으로 집중 협상 진행, 다른 나라 대비 좋은 결과 예상"

▲이재명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이사회 본부에서 열린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즐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소인수회담을 하고 있다. 2026.6.1 ⓒ 청와재 제공
참고로 한국은 EU로부터 약 285만 톤 규모의 국가 무관세 쿼터를 배정 받아 자동차, 조선, 기계,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한국산 철강을 공급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EU는 한국의 2번째 철강 수출 시장으로, 지난해 기준 한국의 총 철강 수출 2825만 톤 가운데 324만 톤이 EU로 수출됐다.
김 실장은 "이번 협상은 단순히 철강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철강 산업은 국가 경제의 중추이자 반드시 지켜내야 할 핵심 기간 산업"이라며 "철강 산업의 경쟁력 유지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제조업 기반과 공급망 안정, 국가 산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EU의 새로운 철강 수입 제도가 우리 철강업계의 대 EU 수출과 현지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엄중히 인식하고 우리 기업들이 FTA 체결국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고 안정적인 시장 접근 기회를 유지할 수 있도록 협상 초기부터 총력 대응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새 제도가 7월 시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부족한 편이었는데 이번 회담이 최고위급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불합리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최선의 배려와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하면서 이번 조치가 철강 산업뿐 아니라 양국 간 산업 협력, 공급망 안정, 투자 및 고용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한-EU FTA를 통해 구축된 호혜적 경제협력 관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결과가 도출될 필요가 있다는 점, 또한 FTA에 따른 상호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철강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 이해관계를 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EU 측은 '한국은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이자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 국가이므로 우리의 요청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는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EU와 대한민국은 글로벌철강포럼(GFSEC) 등을 통해 글로벌 철강 과잉생산을 다루기 위한 공동 노력을 지속하기로 한다"는 내용으로 담겼다.
이와 관련 김 실장은 "정상회담이라는 계기 외에도 동 철강 쿼터 협상 기간 중에 브뤼셀을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가 한국이었다"며 "양 정상의 지침에 따라 한국 철강 쿼터 물량에 대해 집중적인 협상을 진행하여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으며 아직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여타국 대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탄소국경조정제도 검증 기관에 한국 기관도 참여 요청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수행하고 있는 김용범 정책실장이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한 호텔에 마련된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한-EU 경제 협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6.11 ⓒ 연합뉴스
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산업가속화법(IAA)에 대해서도 적극 의견을 개진하면서 한국 기업 지원에 나섰다.
탄소국경조정제도는 EU로 수출되는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량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이고, 산업가속화법은 유럽 내 공공 조달 등에 투입되는 철강 물량의 25% 이상을 저탄소 제품으로 채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먼저 산업 가속화법과 관련해 '한국이 FTA 체결국으로서 EU(의 역내 국가)와 같은 처우를 받기로 했는데 일부 규정에 불명확한 부분이 있다'는 산업계의 우려를 전달하면서 한국도 EU와 반드시 같은 처우를 받게 해 달라고 강조했다. 탄소국경조정제도에 대해서는 그를 검증하는 기관에 한국 기관도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김 실장은 한-EU 정상회담 때 ▲ 반도체 분야 공동 연구 ▲ 방위산업 협력 강화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고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EU 측은 방산 협력과 관련 한국을 고품질의 제품을 신속히 생산하는 '대체불가 국가'라면서 유럽 방산 발전에 한국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