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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5년 7월 17일 충남 예산군 용리 마을이 물에 잠겼다. 축사를 빠져나온 젖소들이 제방둑 위로 대피한 모습
지난 2025년 7월 17일 충남 예산군 용리 마을이 물에 잠겼다. 축사를 빠져나온 젖소들이 제방둑 위로 대피한 모습 ⓒ 이재환 - 독자제공

지난해 7월 중순 충남 예산군 일대에는 최대 380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7월 16일부터 20일까지 내린 폭우로 삽교천과 효교천 등의 제방이 붕괴 되고 예당평야 한가운데에 있던 일부 마을들은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이때 예산군에서만 453세대 803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수해가 발생한지 1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예산군 전역에서는 여전히 수해 복구 공사가 한창이다.

기자는 지난 9일 예산군 고덕면 용리와 삽교읍 용동리 일대를 돌며 주민들을 만났다. 두 마을 모두 예당평야에 위치해 있다. 먼저 용리 마을을 찾았다. 일부 주택은 기단을 1미터(m) 정도로 높이 쌓은 상태였다. 홍수에 대한 주민들의 공포감이 얼마나 큰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올여름 장마철이 벌써부터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지난 9일 충남 예산군 고덕면 용리. 지난해 홍수 직후 새로 지은 집이다. 기단을 평지보다 높게 쌓았다.
지난 9일 충남 예산군 고덕면 용리. 지난해 홍수 직후 새로 지은 집이다. 기단을 평지보다 높게 쌓았다. ⓒ 이재환

지난해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일부 마을 주민들은 기자를 알아보고 반갑게 맞아 주었다. 하지만 이내 걱정을 토로했다. 이 마을은 지난해 7월 17일 효교천 제방이 터지면서 침수 피해를 입었다. 물이 지붕 높이까지 차올랐다. 당시 폭우로 무너졌던 효교천 제방둑은 복구공사가 완료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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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A씨는 "지금은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17일 효교천 제방이 터지고 마을이 순식간에 물에 잠기던 때를 잊을 수가 없다"라며 "올해도 비가 많이 온다고 하는데 걱정이다. 요즘도 비만 오면 무섭다"라고 호소했다.

마을이 물에 잠기던 날의 기억도 생생했다. A씨는 "그날 마을이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제방둑에 올라가서 119와 경찰에 신고를 했다. 출동지역이 많아서 그런지, 신고 후 한참 뒤에 소방관들이 보트를 타고 구조를 하러 왔다. 마을 주민 4명과 함께 겨우 빠져 나왔다. 조금만 더 늦었다면 모두 죽을 뻔했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A씨는 또 "집을 다시 짓는데 9000만 원이 들어갔다. 군에서 지원을 받았지만 나머지 반 정도는 자비로 부담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17일 충남 예산군 용리 마을, 소방대원들이 보트로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7일 충남 예산군 용리 마을, 소방대원들이 보트로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 예산소방서 제공- 이재환

 지난 9일 충남 예산군 용리 앞 효교천 제방. 무너졌던 제방둑의 복구공사가 완료된 상태이다.
지난 9일 충남 예산군 용리 앞 효교천 제방. 무너졌던 제방둑의 복구공사가 완료된 상태이다. ⓒ 이재환

마을에서 만난 주민 B씨는 수해 직후 집을 다시 지었다. 집터에 기단을 올리고 평지보다 높게 지었다.

B씨는 "83년을 살았다. 인생 말년에 이게 무슨 고생인가 싶다. 된장, 간장, 살림살이가 모두 물에 떠내려갔다. 자식들이 도와줘서 겨우 살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을 새로 짓기까지도 고생이 많았다. 집도 1미터 이상 더 높게 지었다. 하지만 지난해처럼 홍수가 발생하고 둑이 터지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 같다. 올여름에 또다시 집이 물에 잠길까봐 무섭다"라고 토로했다.

용리 마을을 취재한 뒤 삽교읍에 있는 용동리 마을을 찾았다. 이 마을도 지난해 7월 17일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삽교천 제방둑이 터지면서 마을 주민 50여 명은 인근에 있는 용동초등학교로 긴급 대피했다.

홍수 피해가 발생한지 1년 가까이 흘렀지만, 마을 앞 삽교천에서는 여전히 무너진 제방둑을 복구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용동리 마을 주민들 역시 "그날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지난 9일. 충남 예산군 삽교읍 용동리 마을 주변 삽교천 제방. 지난해 홍수로 제방이 무너졌다. 복구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9일. 충남 예산군 삽교읍 용동리 마을 주변 삽교천 제방. 지난해 홍수로 제방이 무너졌다. 복구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 이재환

마을에서 만난 주민 C씨는 "헛간이 물에 잠겨서 그 안에 두었던 농작물이 다 물에 젖는 피해를 입었다. 그날 마을 경로당으로 피신했는데, 물이 벌써 무릎까지 차오르고 있었다. 주민들과 함께 다른 마을로 대피했다. 지금은 빗소리만 들어도 무섭다"라고 토로했다.

주민 D씨는 "수해 때 염소 11마리가 죽었는데, 하나도 보상 받지 못했다. 허가 받지 않고 키워서 그렇다는 얘기만 들었다"라며 "(보상도 보상이지만) 다시는 그런 일을 겪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예산군도 폭우가 잦은 7월이 오기 전에 수해 복구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예산군청 복구지원팀 관계자는 9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예산군 담당 지역에 대한 복구공사는 거의 완료가 된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삽교천 제방둑 공사가 지연된 것과 관련, 이 관계자는 "삽교천은 국가하천이다. 따라서 금강유역환경청에서 공사 중이다. 금강유역환경청에 확인한 결과 우기가 시작되기 전인 6월 말까지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금강유역환경청과 긴밀히 협조해서 공사가 빠르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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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군#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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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공동체를 걱정하는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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