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부가 공개한 HMM나무호 타격 발사체의 잔해 사진. ⓒ 외교부 제공
[기사보강 : 27일 오후 6시 46분]
정부는 지난 4일 페르시아만에 정박 중이던 유조선 HMM 나무호를 타격한 발사체는 이란의 누르 계열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은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나무호 피격 관련 추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나무호는 2번의 비행체 공격을 받았으며, 첫번째 비행체의 탄두는 폭발하지 않앗고 두번째 비행체의 탄두는 폭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무호에서 수거한 비행체의 엔진, 탄두, 화약, 기체 등의 잔해를 분석한 결과, 엔진은 이란산 터보제트 엔진과 유사했고, 그 부품에서 이란 제조사의 각인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확인됐다. 브리핑에 참여한 류운상 국방부 국제차장(해군 준장)은 "누르 미사일은 톨루(Toloue)-4 엔진이라는 그 부분에 특징이 있다"며 "그 엔진의 특징적인 부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불발탄인 첫번째 비행체의 탄두는 형태가 다소 온전했는데, 이는 이란의 대함미사일 누르 또는 카데르의 탄두 형상과 유사했다. 불발 탄두에서는 고폭 화약도 확인됐다. 비행체 기체는 하늘색으로 도색됐는데, 이는 이란산 대함미사일 누르 계열의 도장 및 색상과 같았다. 전자기판의 잔해물은 20년 내지 30년 전에 생산된 것으로 추정됐다. 비행체는 이란 쪽을 향해 있던 나무호의 선미 방향에서 날아왔다.
박 차관은 "기술분석 결과, (나무호를 타격한) 미상의 비행체는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 계열의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여러 증거가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고도 했다.
박 차관은 "우리 정부는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하여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우리 선박 피격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하며, 재발 방지를 포함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라며 "아울러, 우리 국민,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고 우리 포함 모든 선박의 자유롭고 안전한 항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가 공개한 HMM나무호 타격 발사체의 잔해 중 불발된 탄두 사진. ⓒ 외교부 제공
수면 위 낮게 비행하는 대함미사일, 2000~2001년 개발 추정
이란의 누르 대함미사일은 중국제 C-802 대함미사일을 역설계해 이란이 자체 생산한 것이다. 이란은 1995년에 중국에게서 C-802 미사일을 대량구매 했지만 미국의 압력으로 소량만 수입할 수 있었다.
이란이 누르 미사일의 자체 생산을 언제부터 했는지 정확히 확인되진 않지만 적어도 2000~2001년에는 C-802의 계량형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면 위에서 낮은 고도를 유지하는 씨스키밍 비행을 한다.
지난 2020년 5월 이란 군의 지원함 코나라크호가 훈련 중에 이란 군이 발사한 누르 미사일에 맞아 승조원 19명이 사망하고 선체가 크게 파괴된 사고가 있었다.
이같은 위력을 지닌 대함미사일을 민간 선박인 나무호에 2발 발사한 것이다. 피격 대상에 피해를 주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쏜 걸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는 지난 13~15일 국방과학연구소 등 국방 계열 전문가들을 아랍에미리트로 파견해 현지 조사를 벌였다. 이후 발사체 잔해 수거물을 국내로 들여왔고 국방과학연구소 등에서 잔해를 조사하고 기술 분석을 진행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수십 건의 민간 선박 공격 사건이 있었지만, 피해를 입은 다른 나라들의 경우, 공식적인 기술분석 등을 동원한 조사를 한 사례는 없는 걸로 알려졌다.
박 차관은 "기본적으로 사실이 확정되는 시점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투명하게 언론과 국민에게 보고드린다는 차원에서 이렇게 발표를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안쪽 UAE 인근 해역에서 정박중에 공격을 받은 HMM나무호의 피격 부위 사진. 정부 합동조사단의 현장조사 결과 “5월 4일 현지시간 15시 30분경 미상의 비행체 2기가 HMM 나무호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을 약 1분 간격으로 2차례 타격하였고, 타격으로 인한 충격 후 진동을 동반한 화염 및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좌측 선미 외판이 폭 약 5m, 선체 내부로 깊이 약 7m까지 훼손되었으며, 선체 안 프레임은 내부 방향으로 굴곡되었고 선체 외판은 외부 방향으로 돌출 및 굴곡되었다”고 외교부가 발표했다. ⓒ 외교부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