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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장 초반 사상 처음 8,000선을 돌파한 뒤 급락 전환해 7,500선을 내준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8,000선 돌파기념 세리머니 흔적을 바라보고 있다. 2026.5.15
코스피가 장 초반 사상 처음 8,000선을 돌파한 뒤 급락 전환해 7,500선을 내준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8,000선 돌파기념 세리머니 흔적을 바라보고 있다. 2026.5.15 ⓒ 연합뉴스

"여보, 지금 안 사면 평생 후회해. 코스피 8000선 간다잖아!"

평생 은행 적금밖에 모르던, 주식의 '주'자만 나와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남편이 며칠 전 눈에 불을 켜고 스마트폰을 들이밀었다. 최근 주식 시장이 유례없는 광풍을 타고 치솟자, 남편 역시 거대한 포모(FOMO, 나만 소외된다는 공포)의 소용돌이에 휩쓸려버린 것이다. 주변에서 누구는 수천만 원을 벌었네, 누구는 집을 넓혀갔네 하는 승전보가 들려올 때마다 남편의 입술은 바짝바짝 타들어 가고 있었다.

결국 남편은 아무런 공부도, 준비도 없이 시장의 가장 뜨거운 꼭대기 시점에 주식을 왕창 사버렸다.

삼전·하이닉스 없으면 바보가 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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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의 풍경은 기이하다 못해 기괴할 지경이다. 내로라하는 우량주 이름이 온 동네 방방곡곡을 지배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주식 한 주 담아두지 않은 이들은 졸지에 시대에 뒤처진 자산 가치를 갉아먹는 바보 취급을 받는다.

내가 피땀 흘려 직장에서 번 노동의 가치는 주식 창의 빨간 그래프 몇 줄에 사정없이 난도질당한다. "가만히 있으면 거지가 된다"는 이 섬뜩한 공포 마케팅 앞에서, 남편처럼 평범하게 살던 서민들은 이성이 마비된 채 불나방처럼 전광판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꼭대기에서 마주한 추락의 불안, 잠 못 드는 밤

문제는 '베팅' 이후에 시작됐다. 기업의 재무제표는커녕 그 회사가 정확히 무엇을 만들어 파는지도 모른 채 '남들이 사니까', '지금 안 사면 끝장나니까' 지른 대가는 너무나 가혹했다.

매수한 날 이후로 남편의 일상은 완전히 무너졌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주식 앱을 켜고, 밥을 먹으면서도,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1분 단위로 변하는 호가창에 영혼을 빼앗겼다. 조금만 파란 불이 들어와도 가슴이 쿵쾅거리고, '상꼭대기에서 추락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는 남편의 초췌한 얼굴을 바라보는 내 가슴도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우리가 진짜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지금 남편의 위태로운 모습은 비단 우리 집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만 돈을 못 버는 것 아닐까, 나만 벼락거지가 되는 것 아닐까 하는 공포에 질려 시장의 가장 꼭대기에서 주식을 움켜쥔 채 벌벌 떨고 있는 대한민국 수많은 평범한 서민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투자는 자유라지만, 온 국민이 이성적 판단을 잃고 공포와 탐욕에 찌들어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이 세상이 과연 정상적인가 묻고 싶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남편의 손을 잡고 타오르는 스마트폰 화면을 잠시 끄게 하고 싶다. 남들이 버는 겉치레 수익률에 내 영혼과 일상을 저당 잡히지 않는 것, 광풍의 시대에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것은 대박 주식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내 마음과 평온한 일상이기 때문이다.

#주식포모현상#상꼭대기추격매수#코스피광풍#서민들의불안#벼락거지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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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현직 간호사로서 삶과 죽음의 최전선인 의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기록합니다. 간호사의 노동 환경과 환자 안전, 의료 정책의 문제를 현장의 눈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당연하게 여겨졌던 병원 안의 불합리함을 공론화하여 더 나은 의료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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