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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생성 이미지 ⓒ 오마이뉴스

매일 언론을 통해서 시장에는 이른바 '특징주' 라는 이름으로 기사들이 쏟아진다. 그런데 이들 기사가 누군가 부당 이득을 얻기 위해 설계한 그림의 일부였다면 어떨까.

특정 주식을 미리 사들인 뒤 '호재성 기사'를 쓰고 실제 주가가 오르면 곧장 매도하는 방식(선행매매)으로 약 112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직 기자 출신 A씨. 지난 27일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재판장 장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4차 공판에는 A씨 지시를 받아 특징주 기사를 작성했던 후배 기자 B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B씨는 C 경제신문에서 현직 기자로 근무하고 있다.

특징주란 당일 주식시장에서 거래량이 급증하거나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인 종목을 뜻한다. 검찰은 A씨가 이미 오르고 있는 종목을 골라, 자신이 직접 기사를 쓰거나 B씨에게 도움을 받는 등 '호재성 기사'를 보태 더 많은 추가 매수세를 유입시키는 방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나를 키워주는 줄 알았다"...선배에게 지시받은 기사, '작전용'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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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가 A씨를 처음 만난 건 2016년 <이투데이>에서다. 당시 차장이었던 A씨는 증권 기자로 첫발을 내디딘 B씨의 '사수'였다. B씨는 주로 A씨의 지시를 받아 기사를 작성했다. B씨는 법정에서 "당시에는 증권 기사의 메커니즘을 파악하기 어려워 A씨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특징주 기사 역시 그렇게 작성됐다. B씨는 스스로 종목을 선택하기보다 A씨가 먼저 종목을 짚어주며 기사 작성을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의심스러운 순간도 있었다. A씨의 검토를 거치고 나면 기사 제목이나 내용에 유독 과장되거나 자극적인 표현이 담겼다는 것이다.

가령 신기술을 개발한 기업 소식을 전할 때 A씨가 해당 기사 제목에 '세계 최초'나 '일론 머스크' 같은 키워드를 넣었다는 것이 B씨 설명이다. B씨는 "외국 어느 시골 마을 벤처 기업이 이미 발견했을 수도 있는 기술인데, 사실 확인이 안 된 표현이라고 느껴졌다"고 회고했다. 당시 동료 기자로부터 "A씨를 조심하라"는 조언도 들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B씨는 당시 지시를 "나를 기자로 키워주기 위한 과정으로 인식했다"고 증언했다. 그렇게 작성된 기사는 A씨의 검토를 거쳐 투자자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포털 사이트와 증권사 트레이딩 시스템(HTS·MTS)으로 동시에 송출됐다.

문제는 A씨가 이 사건의 또다른 피고인이자 증권사 출신 전업투자자인 D씨와 함께 B씨 기사를 범행에 활용한 정황이다.

"OO이(B씨)가 특징주 (기사를) 쓴대"

2017년 12월 18일, A씨는 D씨에게 메시지를 보내 B씨의 기사 계획을 언급한다. 후배 기자의 취재 내용을 D씨와 실시간으로 공유한 정황이다.

"제목 더 섹시한 거 있으면 알려주고 수정할 것 있나 봐봐"

이듬해인 2018년 1월에는 행동이 더 대범해졌다. B씨의 기사 제목과 내용까지 D씨에게 보내 기사 내용을 미리 '검토'받은 듯한 모습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A씨와 D씨가 기사 송출 타이밍을 치밀하게 조율했다고 의심하는 배경이다.

'주식 매수-기사 송출-매도' 연장선상에...변호인 "인과관계 없다"

특징주를 써달라는 A씨의 요청은 B씨가 2018년 다른 매체로 이직한 후에도 계속됐다. A씨는 텔레그램으로 공시 화면이나 기사 링크를 보내며 기사 작성을 요청했고, 때로는 직접 제목을 결정하기도 했다. B씨는 선후배 관계가 끝난 뒤에도 부탁을 들어준 이유에 대해 "A씨가 IR 업무에 종사해 기업의 요청을 받았다고 생각했고, 나를 키워준 선배라는 인식에 정보도 신뢰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A씨 부탁을 거절한 적도 많았다"고 했다.

그런데 B씨가 기사 작성을 거절한 순간에도 A씨가 요청했던 것과 유사한 내용의 기사는 결국 유통됐다. B씨는 자신이 거부한 기사가 <서울경제>나 <글로벌에픽> 등 타 매체에서 유사한 취지로 보도되는 것을 보며 "A씨가 해당 매체들을 통해서도 기사를 쓰고 있다고 추측했다"고 증언했다.

실제 A씨는 <서울경제>에 요청해 생성한 아내 명의의 대리 아이디를 사용해 기사를 송출하는가 하면, <글로벌에픽>으로부터는 직접 아이디를 발급받아 특징주 기사의 작성과 송출을 전담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서울경제>는 어떻게 '112억 선행매매' 통로로 활용됐나)

다만 검찰은 A씨가 여러 언론사를 통해 기사를 반복 송출할 경우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질 걸로 보고 B씨를 통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B씨 역시 수사 과정에서 "이미 주가가 4~5% 오르는 상황에서도 기사가 나가면 탄력을 받았고, 수익률이 10%를 넘기는 경우도 있었다"고 진술했다.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더라도, 대부분은 기사로 인해 주가가 올랐다는 것이다.

검찰은 공소 사실에서 B씨 보도를 전후로 A씨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주문을 넣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2023년 7월 11일 A씨는 B씨의 특징주 기사가 나오기 18분 전부터 주식을 매집해 기사 송출 직후인 1분 만에 매도를 완료했다. 2024년 10월 사례에서도 B씨의 기사 송출 6분 전 매수를 시작해 보도 20분 후 매도를 끝냈다.

반면 A씨 변호인은 기사와 주가 변동 사이의 인과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특정 종목은 기사 직후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고 특징주를 보도한 매체가 많아 B씨의 조력으로만 이득을 취했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B씨는 A씨의 범행 사실을 알고도 기사를 내준 혐의(방조)로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된 상태다.

#선행매매#주식#특징주#주식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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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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