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초등학교 합창단 어린이들이 세월호 추모곡 '천 개의 바람이 되어' 를 부르고 있다. ⓒ 이영일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4시 16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 모인 시민들이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단 채 모두 묵념을 올렸다. 3시 경부터 모이기 시작한 시민들은 200여명이 족히 넘어 보였고 빽빽이 기억공간 앞을 메웠다.
4·16연대는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아 기억공간 앞에서 시민 기억식을 열었다. 시민들은 공식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헌화에 참여했다. 긴 줄은 20m가 넘기도 했다.
기억식 행사 공간에는 초등학생들은 물론, 청소년과 대학생, 청년, 노인 등 남녀노소 계층과 상관없는 시민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정춘생, 김선민, 이해민 의원도 자리를 함께 했고 한만중, 홍제남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도 참석했다.
서산초등학교 합창단 추모곡 시작되자... 곳곳에서 터져나온 슬픔의 눈물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이 서산초등학교 합창단 어린이들의 세월호 추모곡이 울려퍼지자 복받치는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내내 눈물을 보였다. ⓒ 이영일
묵념 이후 류현아 4·16연대 사업팀장은 "특별조사위원회, 선체조사위원회 등 여러 조사가 있었지만 왜 국가가 시민을 구하지 못했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기억식은 서산초등학교 합창단 어린이들의 세월호 추모곡 '천 개의 바람이 되어' 순서에서 절정을 이뤘다. 흰색 상하의를 맞춰 입은 합창단 어린이들이 천사같은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하자 김준형 의원은 복받치는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내내 눈물을 보였다.
비단 김준형 의원뿐 아니라 참가자들 사이에서 여러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합창단 어린이들의 노래를 가슴으로 새기는 모습이었다. 한 수녀님은 얼굴을 감싸고 흐느끼는 모습을 보여 주위를 숙연케 했다. 기자도 취재 내내 눈물이 앞을 가렸다.

▲한 수녀님이 얼굴을 감싸고 흐느끼는 모습을 보여 주위를 숙연케 했다. ⓒ 이영일
기억식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신애진씨의 아버지 신정섭씨와 어머니 김남희씨도 함께 참여해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신 씨는 "유가족이 되고 알았다. 고통을 함께 나눌 때 비로소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사실 유가족의 고통이라고 특별한 것도 아니다. 여러분 각자의 삶의 고통과 다를 게 없다. 다만 한가지, 유가족의 고통이 특별한 것은 작별의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머니 김남희씨는 "기억은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것은 두 번 다시 참사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고 또 생명이 최우선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며 "생명안전기본법이 있었더라면 이태원 참사와 더불어 모든 참사의 진상 규명은 지금보다 한 걸음 더 앞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입시를 준비하던 고등학생이라고 밝힌 한 시민활동가는 "지난 12년은 세월호를 말하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을만큼 제 삶이 바뀌어 온 시간이었다. 세월호 8주기가 되던 해 저는 4.16연대에서 일하게 되면서 다시 세월호를 만나게 되었다"며 "재난 이후의 회복과 돌봄이 개인과 가족의 몫이 아니라 지역과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책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시민 기억식 내내 헌화 행렬이 계속 이어졌다. ⓒ 이영일
기억식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즉석으로 부탁한 '시민에게 드리는 글'도 낭독됐다. 낭독문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할 것 ▲대통령 기록물을 포함한 세월호 참사 관련 비공개 기록을 모두 공개할 것 ▲4.16 생명안전공원과 기억 추모시설을 차질 없이 건립할 것 ▲생명안전기본법을 즉각 제정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왜 세월호가 침몰했는지, 왜 구하지 않았는지, 누가 왜 진실을 숨겼는지, 진짜 책임자는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참사는 계속 반복되고 있지만 생명안전기본법은 여전히 제정되고 있지 못하는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12주기 이전에 생명안전기본법 법안 통과를 직접 약속했고 국회 역시 지난 정기국회에서 같은 약속을 한 바 있다.

▲시민들은 공식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헌화에 참여했다. 긴 줄은 20m가 넘기도 했다. ⓒ 이영일
한편,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서울시의회 앞으로 위치를 옮긴 세월호 기억공간은 2022년 국민의힘이 서울시의회 다수당이 된 이후부터 불법 건물이 된 상태로 계속해서 변상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