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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진 한국양계농협 조합장.
정성진 한국양계농협 조합장. ⓒ 한국양계농협 홈페이지

<오마이뉴스>는 지난 9일 양계품목 전문 농협인 한국양계농협(조합장 정성진)이 법인카드로 명품 구입 등에 1억 원 이상을 사용했으며, 특히 그렇게 구입한 명품 등을 조합장과 그의 가족(부인 등), 조합 임직원 등이 사용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 "에르메스, 구찌...명품 구입에 1억여 원 쓴 수상한 한국양계농협 https://omn.kr/2h9i7). 이러한 법인카드 사적 이용 의혹 등으로 인해 현재 정성진 조합장과 임직원이 횡령과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서울북부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정성진 조합장이 몇 년 전에도 동업하던 양계농장에서 수억 원을 횡령해 실형까지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정 조합장은 지난 2003년부터 2016년 1월까지 양계농장의 수익금 중 총 6억여 원을 개인 차 구입비, 생활비, 자녀유학비, 증권 투자, 대출금 상환에 사용해 '횡령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항소심에서는 횡령 금액과 형량이 각각 3억 4190만여 원과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낮아졌고(2019년 11월), 이는 대법원의 상고 기각 결정으로 그대로 확정됐다(2020년 2월).

2002년부터 양계농장 동업... 본인·부인·동서 계좌 이용하다 '횡령'

 정성진 한국양계농협 조합장이 운영하고 있는 양계농장 ‘은혜농장‘(경북 영주시 소재). 사진은 카카오 맵의 ’3D스카이뷰‘를 캡처받은 것이다.
정성진 한국양계농협 조합장이 운영하고 있는 양계농장 ‘은혜농장‘(경북 영주시 소재). 사진은 카카오 맵의 ’3D스카이뷰‘를 캡처받은 것이다. ⓒ 카카오맵

정성진 조합장과 관련된 사건번호 '2018고합5' 사건에 대한 대구지방법원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지난 2001년 8월께 정성진 조합장과 A씨는 각각 1억 2000만 원씩을 투자해 경북 영주시 소재 2800평(3필지) 상당의 토지와 양계장 시설물을 공동으로 매입했다. 양계농장의 상호는 '은혜농장'으로 정했고, 수익금은 투자 비율(5 대 5)에 따라 절반씩 나누기로 약정했다. 두 사람은 다음해(2002년) 1월부터 양계농장을 공동으로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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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조합장은 농장의 수익금 등이 입금되는 통장을 보유하면서 농장의 수입과 지출을 관리했고, A씨는 계란 선별과 계사 수리, 소모품이나 약품 구입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문제는 정 조합장이 농장의 수익금을 자신 명의 계좌뿐만 아니라 그의 부인과 동서 명의 계좌에 보관하면서 생겨났다. 정 조합장이 농장의 수익금을 이러한 계좌들로 송금·이체받아 보관하면서 동업자 A씨의 승낙을 받지 않고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특히 이렇게 활용된 정 조합장 부인 명의 계좌(대구축협계좌)는 "식당, 마트, 약국 등에서 사용된 체크 카드 내역이 다수 있어 (부인이) 주로 생활비를 지출하는 용도"(1심 판결문)였다.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동업자 A씨는 정 조합장을 횡령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정 조합장을 불구속 기소했다(2017년 12월). 1심 재판부(대구지방법원)는 6억 원대에 이르는 정 조합장의 횡령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2018년 11월).

재판부 "8년 넘게 지속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정 조합장 측 "동업자 승낙 아래 일시 사용"
 정성진 한국양계농협 조합장의 횡령 사건에 대한 1심 판결문. 양계농장 수익금 중 6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을 거쳐 횡령 금액과 형량은 각각 3억 4190만여 원과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낮아졌다.
정성진 한국양계농협 조합장의 횡령 사건에 대한 1심 판결문. 양계농장 수익금 중 6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을 거쳐 횡령 금액과 형량은 각각 3억 4190만여 원과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낮아졌다. ⓒ 오마이뉴스 구영식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정 조합장은 지난 2015년 9월 제네시스 차를 구입하면서 2334만 원을 썼고, 지난 2008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자녀 유학비, 증권 투자, 대출금 상환 등에 약 2억 6684만 원을 사용했다. 또 지난 2009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생활비 등에 약 3억 6587만 원을 썼다. 이렇게 횡령한 금액이 6억 5604만여 원에 이른다는 것이 1심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1심 재판에서 정 조합장과 그의 변호인들은 "A씨의 승낙 아래 일시 사용한 것"이자 "농장의 업무상 지출"이었고, "A씨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동의가 있었고, 추후에 정산함을 전제로 각자 자금이 필요할 때 농장의 수익금을 수시로 사용하기로 했다"라고 주장하며 횡령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정 조합장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랜 기간 A씨와 동업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관 중인 은혜농장의 수익금 중 일부를 자녀 유학비로 송금하거나 생활비, 대출금 상환 용도로 임의 사용하는 등 약 6억 5000만 원을 횡령하였다"라며 "(이는) 동업자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횡령이) 약 8년 넘게 지속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졌고 횡령 금액도 작지 않는 등 그 죄질이 좋지 않다"라고 판시했다.

다만 "(정 조합장이) 임의사용한 자금을 사후에 변제하거나 자신의 자금에서 은혜농장의 비용으로 지출한 금액도 약 3억 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보이고, A씨가 제기한 민사소송 결과에 따라 (정 조합장이) 남은 정산금을 이행한다면 (A씨의) 손해가 대부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횡령 사건 소송 중에 조합장 선거 출마해 당선했다 조합장직 상실

 정성진 조합장은 지난 2023년 3월 한국양계농협 조합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무투표 당선됐다. 사진은 당선 직후 <월간 양계>(2023년 5월호)와 인터뷰한 기사다.
정성진 조합장은 지난 2023년 3월 한국양계농협 조합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무투표 당선됐다. 사진은 당선 직후 <월간 양계>(2023년 5월호)와 인터뷰한 기사다. ⓒ 월간양계

이에 정성진 조합장은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대구고등법원)는 차 구입(2334만 원), 자녀 유학비와 증권투자, 대출금 상환 등(2억 1628만 원), 생활비 등(1억228만여 원)으로 쓴 3억 4190만여 원만 횡령금액으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형량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줄었다.

횡령금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특가법)을 적용받아 법정형이 3년 이상의 징역이다. 반면 횡령금액이 5억 원 미만이면 일반 형법을 적용받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특가법 법정형보다 낮다. 정 조합장은 항소심에서 횡령금액을 6억 원대에서 3억 원대로 낮춤으로써 특가법 적용을 피해갔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횡령사건 소송이 진행되는 와중에 정성진 조합장이 제5대 한국양계농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했다(2019년 3월)는 점이다. 다만 지난 2020년 2월 대법원에서 횡령 혐의가 확정된 직후 조합장 직을 상실했다. 농업협동조합법(제49조 임원의 결격사유)에 따르면 조합장 등 임원은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으면 그 직을 상실한다. 하지만 이후 제7대 조합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무투표 당선했다(2023년 3월).

경북 청송 출신인 정성진 조합장은 대구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3년 축협에 입사한 후 양계농협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한국양계농협 영남본부 대경지점장과 기획관리·경제지도상무, 상임이사 직무대행 등을 거쳐 현재 조합장을 맡고 있다. 조합장에 당선한 직후인 2023년 <월간양계> 5월호 인터뷰에서 "36년간 농협에서 근무한 농협맨"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현재도 경북 영주시에서 산란계농장인 은혜농장(6만5000수, 2023년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중앙자문위원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현장 명예연구지도관, 한국가금학회 이사, 월간 <폴트리>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농협대학에서 전문경영인과정과 노사관계전문과정, 마케팅리더과정을 수료했다.

한편 동업자 A씨가 제기한 정산금 청구 소송(2024나16111)에서 대구고등법원 제1민사부(2심)는 정성진 조합장이 A씨에게 3억 8618만여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3월 24일). 이는 A씨가 처음 청구한 금액(약 6억 원)에 못 미치는 금액이다.

한국양계농협의 법인카드 지출내역 (명품 등 구입 목록) 최근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한국양계농협의 법인카드 지출내역 관련자료에 따르면, 한국양계농협은 지난 2023년 4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명품 구입 등에 총 1억 16만 3880원을 사용했다. 한국양계농협이 가장 많이 구입한 제품은 독일의 명품 '빌레로이 앤 보흐'(Villeroy & Boch, 찻잔 세트)였다. 제한된 자료에 따르더라도 1년 10개월 동안 총 13차례 구입했고, 여기에 3791만 7900원이나 썼다. 구입목록에는 이 외에도 '글로벌 명품'으로 평가받는 에르메스(프랑스, 넥타이)와 페라가모(이탈리아, 신발과 넥타이), 구찌(이탈리아, 운동화), 몽블랑(프랑스, 벨트)뿐만 아니라 고가 제품인 에스티로더(미국, 화장품), 다우닝(한국, 가구), 투미(미국, 여행용 가방), 제이린드버그(스웨덴, 골프웨어), 마크앤로나(일본, 골프웨어)가 포함돼 있다.
한국양계농협의 법인카드 지출내역 (명품 등 구입 목록)최근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한국양계농협의 법인카드 지출내역 관련자료에 따르면, 한국양계농협은 지난 2023년 4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명품 구입 등에 총 1억 16만 3880원을 사용했다. 한국양계농협이 가장 많이 구입한 제품은 독일의 명품 '빌레로이 앤 보흐'(Villeroy & Boch, 찻잔 세트)였다. 제한된 자료에 따르더라도 1년 10개월 동안 총 13차례 구입했고, 여기에 3791만 7900원이나 썼다. 구입목록에는 이 외에도 '글로벌 명품'으로 평가받는 에르메스(프랑스, 넥타이)와 페라가모(이탈리아, 신발과 넥타이), 구찌(이탈리아, 운동화), 몽블랑(프랑스, 벨트)뿐만 아니라 고가 제품인 에스티로더(미국, 화장품), 다우닝(한국, 가구), 투미(미국, 여행용 가방), 제이린드버그(스웨덴, 골프웨어), 마크앤로나(일본, 골프웨어)가 포함돼 있다. ⓒ 이은영

#한국양계농협#정성진#횡령사건#명품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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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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