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인화여중에 다니는 중동 이주배경 한 학생이 지난 12일, '이란 어린이 추모 손 편지'를 쓰고 있다. ⓒ 윤근혁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에 희생된 이란과 팔레스타인 초등학생 추모 활동을 벌이는 인천 미추홀구 인화여중 학생들. 이들 150여 명이 직접 적어놓은 추모 손 편지가 걸린 이 행사장에 라마단을 맞아 금식 중인 3명의 중동 이주배경 학생들이 나타나 '엄지척'을 해 눈길을 끈다. 이 행사장은 학교 급식실 옆에 있다.
"금식해서 기운 없었을 텐데, 급식실 찾아오다니..."
이 행사를 학생들과 함께 준비한 인화여중 조수진 교사는 16일, <오마이뉴스>에 "행사 시작 다음 날인 지난 13일 점심 즈음 '히잡'(이슬람 풍속에 따라 머리 부분을 감싸는 천)을 쓴 우리 학교의 중동 이주배경 학생 3명이 행사장을 찾았다"라면서 "라마단 기간이라 점심을 먹지 못해 기운이 없었을 텐데도 음식 냄새가 나는 급식실 입구까지 직접 찾아왔다"라고 밝혔다.

▲인천 인화여중 학생들이 12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이란 어린이'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 ⓒ 윤근혁
조 교사는 "이 학생들은 행사장에 오더니, 이란과 팔레스타인 어린이 희생을 추모하는 전시물과 추모 손 편지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봤다"라면서 "그러더니 수줍게 웃으면서 '너무 좋아요'라고 말한 뒤 두 손으로 행사 준비 학생들과 나에게 엄지척을 해 보였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학생들은 한국말이 서툴고 수줍음도 많이 타서 직접 손 편지까지는 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이주배경을 가진 또 다른 학생도 이날 행사장을 찾아와 손 편지를 남겼다. 이 학생은 히잡을 쓰지 않았다. 내용은 "Please stop attacking Palestine"(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을 멈춰 주세요)이었다. 이 학생은 지난 12일에도 행사장을 방문해 아무 말 없이 "I hope they stop killing people. I'm sad.(사람들을 죽이는 일을 멈췄으면 좋겠어요. 너무 슬퍼요) 슬픔"이라는 손 편지를 쓴 바 있다.

▲부모가 중동인인 인화여고 한 학생도 조용히 다가오더니 영문과 한글로 “I hope they stop killing people(나는 그들이 사람을 죽이는 걸 멈추길 희망한다). sad 슬퍼”라고 적어놓기도 했다. ⓒ 윤근혁

▲12일, 인천 인화여중 학생들이 적어놓은 손 편지. ⓒ 윤근혁
조 교사는 <오마이뉴스>에 "이란과 팔레스타인 학생들의 희생에 대해 아파하는 한국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을 이 중동 이주배경 학생들이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한국 친구들의 연대가 이 학생들에게 잊지 못할 따듯한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인화여중에는 예멘,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 중동과 분쟁지역 출신 학생 10여 명이 재학하고 있다.
인화여중 조수진 교사 "한국 친구들의 연대가 따뜻한 기억으로 전해지길..."
조 교사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많은 것들이 우리 학생들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라면서 "집, 학교, 마을, 지역, 국가를 넘어 세계를 연결하고 그 속에서 배우도록 교육활동을 설계하는 일이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조 교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팔레스타인들에 대한 인종학살을 들여다보고,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12일자 기사
"인화여중 학생들, '사망한 이란 어린이' 첫 추모행사... '학교가 전쟁터? 죽이지 마라'"(https://omn.kr/2hcel)에서 "인화여중 학생 30여 명이 12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도서관과 급식실 옆에서 희생된 이란 어린이를 추모하는 행사를 벌였다"라면서 "이 자리에서 이 학교 150여 명의 학생들이 직접 이란 어린이들을 추모하는 손 편지를 썼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우리나라 학교에서 미군의 공격으로 희생된 어린이를 추모하는 행사를 벌인 것은 거의 처음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