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TV '이병한의 상황실'은 6.3 지방선거를 앞둔 민심을 엿보기 위해 그날그날 주요 여론조사 결과를 확인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AbSiv7A-ofQ)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이재명 대통령의 2268자

▲이재명 대통령의 3월 9일 엑스(X) 메시지 ⓒ 이재명 대통령 엑스(X) 계정 갈무리
- 이재명 대통령의 엑스(X) 메시지가 연일 화제다. 지난 7일 대통령은 '책임과 권력'이라는 메시지로 "대통령이 되고 집권세력이 되었다고 마음대로 다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될 것입니다" "주장하고 비판하는 것으로 충분한 입장과 주장하는 만큼의 대안을 내고 그 결과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하는 입장은 또 다릅니다"라고 밝힌 데 이어 9일에는 "개혁은 외과시술적 교정이 유용할 때가 많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 핵심은 '국정 최고 책임자는 다르다'로 정리할 수 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거대 야당 대표였던 정치인 이재명은 윤석열 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각을 세우는 일을 주도하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스스로 강조했듯, 대통령에게는 '국민 통합'이 제일 큰 책임이다.
-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는 민심도 이 대목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갤럽의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만 해도 긍정평가 이유 1위는 외교가 대부분이었다. 경제/민생도 꾸준히 긍정평가 이유 2위권이었고, 1월말부터는 1위로 치고 올라와서 계속 그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1월 23일 대통령이 엑스 메시지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연장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못박은 일이 결정적 계기였다.


- 무선전화면접을 실시하는 한국갤럽과 달리 무선ARS를 수행하는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리얼미터는 긍정/부정 평가 이유를 따로 집계하지는 않지만, 대통령의 주간 직무수행 평가와 당시 이슈 등을 살펴보면 결국 경제/민생 관련 사안과 그에 대한 정권의 대응이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결국 대통령의 메시지는 여권이 '국정 책임자'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당부로 풀이할 수 있다. "공직사회에 문제가 많다지만, 구성원 모두의 문제는 아닙니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정치적 입지나 선거에서의 유불리가 국가의 미래나 국민의 편익에 앞설 수는 없는 것"이라는 대목이 눈에 들어오는 이유다. 이 같은 메시지는 중도·보수층에게도 안정감을 주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 국회의장은 '개헌' 군불떼기

▲우원식 "'불법 비상계엄은 꿈도 못 꾸는 개헌'으로..."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 비상계엄은 꿈도 못 꾸는 개헌'으로 개헌의 문을 열자"고 제안하고 있다. ⓒ 남소연
- 때마침 오늘(10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개헌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1) 단계적 개헌을 2) 이번 6.3 지방선거 때 하자는 제안이었다. 개헌은 사실 모든 국회, 모든 국회의장의 원대한 꿈이었는데 매번 좌초됐다. 그러다보니 1987년 개헌 이후 40년 가까이 헌법이 그대로인 상황.
- 국회가 실시한 국민 1만 2569명 대상 여론조사에서도 68.3%가 개헌에 찬성했다. '사회적 변화 및 새로운 문제에 대한 대응 필요성'(70.4%) 때문이었다. 개헌의 방식과 시점으로는 합의 가능한 의제 중심으로 단계적 개헌(69.5%)을, 6.3 지방선거 때 하자(39.6%)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 개헌은 단계적으로 하든, 전면적으로 하든, 나라의 큰 틀을 바꾸는 작업이다. 그런데 우 의장의 제안에는 이러한 작업도 일종의 '핀셋 시술'로 안정적으로, 정확하게 시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민생 현장에서 외과 수술을 집도하는 대통령과 헌법의 판을 조정하는 국회의장의 모습은 '유능하고 안정적인 집권세력' 이미지를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
- 또한 '불법 계엄 방지' 등 개헌의 명분이 '내란의 완전한 종식'을 강조하는 유권자들을 움직여 이들이 지방선거 투표장으로 향하게 만들 수 있다. 지방선거는 흔히 '집토끼(지지층) 결집'이 승부의 관건으로 꼽히는 만큼, 민주당 지지층에게는 '투표할 결심'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사실 보수층에서 딱히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으로선 또 다시 난감한 상황에 맞닥뜨린 셈이다. 개헌에 반대하면 '계엄에 찬성하는 건가'란 프레임에 갇히고, 찬성하면 정부와 여당에게 주도권을 뺏기기 때문이다. 불과 하루 전 부랴부랴 '절윤 선언'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내분이 남은 국민의힘이 이정도의 계산을 할 여유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 어찌 보면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이만큼 '판'을 깔아주는 일도 드문 것 같은데,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 모드를 제대로 장착해서 85일 남은 선거를 잘 준비하는지도 앞으로 주목할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