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햇조생 양파 수확을 앞두고 산지 가격이 급락하자 농민들이 민간 수입 중단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5일 전남·전북·경남·경북·제주 등 주요 산지 도청 앞에서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수확기 가격 하락을 방치한 채 수입을 확대하는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간 수입업자만 이익을 보는 정책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와 농민의 생존권을 지키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민들은 ▲중량 초과 수입 농산물 전수조사 ▲저가 신고 단속 강화 ▲담보기준가격 개선 ▲불법 수입업자 처벌 강화 등을 요구했다.

5일 서부청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경남도지부 농민 기자회견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5일 전남·전북·경남·경북·제주 등 주요 산지 도청 앞에서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수확기 가격 하락을 방치한 채 수입을 확대하는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5일 서부청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경남도지부 농민 기자회견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5일 전남·전북·경남·경북·제주 등 주요 산지 도청 앞에서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수확기 가격 하락을 방치한 채 수입을 확대하는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 단디뉴스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우리 양파 농민들은 국민에게 안전하고 고품질의 국산 양파를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정부가 양파 농민이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유통 구조 혁신과 수입 양파 대응을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D
이들은 "농협 계약재배를 최소 30% 이상 확대하고 참여 농가 지원과 농협의 계약재배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며 "계약재배 확대만이 가격 폭락과 수급 혼란을 막는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산 양파가 남아도는 상황에서 민간 수입 양파가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일본처럼 통관 절차를 강화해 저가 신고 양파를 차단하고 잔류농약 검사와 수입 양파 관리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 경남도지부에 따르면 최근 양파 산지 가격은 ㎏당 700원 안팎으로, 생산비를 반영한 적정 가격(1200~1300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농민들은 특히 양파에 적용되는 저율관세할당(TRQ)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TRQ는 일정 물량까지 낮은 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13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그러나 농민들은 민간 수입업자들이 수입 가격을 낮게 신고해 이윤을 남기는 구조가 가능해 제도의 보완 장치로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수입 양파 물량 추이(2022년-2025년) 수입 양파 물량 추이(2022년-2025년)
수입 양파 물량 추이(2022년-2025년)수입 양파 물량 추이(2022년-2025년) ⓒ 단디뉴스

최근 5년간 국내 양파 연평균 생산량이 126만 4천톤 수준인 가운데,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양파 민간 수입량은 2022년 7만 651톤에서 2023년 11만 7075톤, 2024년 7만 8625톤을 거쳐 2025년 13만 5103톤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들은 "정부의 반복된 TRQ 수입이 중국산에 대한 고정 수요를 확대했고, 그 결과 산지 가격을 구조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이 고착화됐다"고 주장했다.

농산물 유통업계에서는 대기업 급식업체와 식자재마트 등 대량 수요처를 중심으로 중국산 양파 선호 구조가 형성됐다고 분석한다.

진주시 칠암동의 한 도매유통 관계자는 "가정에서는 국산 양파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중화요리 전문점이나 일반 식당에서는 대부분 중국산을 사용한다"며 "3년 전만 해도 중국산은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선호됐지만, 지금은 조리시 손실이 적고 단단하며 크기와 경도가 균일해 가공 과정에서 손실률이 낮다는 점 때문에 더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 양파 농약잔류허용기준 초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 양파 농약잔류허용기준 초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 양파 농약잔류허용기준 초과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 양파 농약잔류허용기준 초과 ⓒ 전국농민회 경남도지부

이날 기자회견에서 농민들은 수입 양파의 안전성 문제도 제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정보마루에 따르면 지난 1월 경기 평택항을 통해 반입된 중국산 양파에서 살충제 '티아메톡삼'이 0.05㎎/㎏ 검출돼 수입식품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기준치(0.01㎎/㎏)의 5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실제로 지난해 수입 양파에서 잔류농약 기준 초과로 적발된 사례는 5건으로, 144톤이 폐기되거나 수출국으로 반송됐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10월 사이에는 매달 한 차례씩 중국산 양파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농약이 검출됐고, 8월 29일에는 티아메톡삼이 기준치의 12배인 0.12㎎/㎏ 검출되기도 했다.

농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과거 수입 고추 산업의 흐름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기타 혼합조미료(고추다대기) 수입량은 지난해 10만 톤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낮은 관세율과 가공 편의성을 앞세운 수입 가공품 확대가 국내 고추 산업 기반을 흔들었던 전례가 양파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경남 함양에서는 양파 농업의 기계화와 유통 현대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며, 5월과 6월에 수확이 집중되는 양파의 특성을 고려해 저온 저장시설과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구축했다.

함양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관계자는 "국내 양파 생산 구조를 보면 제주도 양파는 3월에 수확되지만 저장이 어렵고, 전남과 경남 지역에서는 5~6월에 물량이 한꺼번에 출하되는 구조"라며 "반면 중국은 생산지를 다양화해 3월부터 10월까지 양파 수확이 가능하다. 이런 생산 구조가 중국산 양파를 국산이 따라가기 어려운 배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파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수급 조절과 검역 강화가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농업 기계화를 통한 품질 표준화 등 구조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양파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함양농협은 2025년 109농가, 2026년 75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고품질 양파 생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농협이 거점 역할을 맡아 저장과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며 "생산된 양파는 농협 유통망을 비롯해 대형마트와 온라인 마켓 등 다양한 거래처에 연중 공급하며, 남는 물량은 해외 수출로 돌려 연중 판로를 확보하며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저율관세할당물량(TRQ, Tariff Rate Quotas)은 특정 수입 품목 중 정해진 일정 물량(쿼터)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이중 관세 제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단디뉴스에도 실립니다.


#양파수확#수입양파#양파농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박보현 (qhathsu) 내방

내 곁을 스치는 소소한 기쁨과 태연한 슬픔을 사랑합니다.



독자의견0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