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등진 장동혁 지도부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운데)를 비롯한 지도부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 '사법독립 헌정수호를 위한 대국민 호소 국민대장정 도보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민수 최고위원. ⓒ 남소연
국민의힘이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이른바 '사법파괴 3법'을 규탄하며 거리로 나섰지만, 대국민 여론전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3일 여의도 국회에서 청와대까지 걸어가는 도보 투쟁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준비 부족과 극우 지지층의 난입으로 국민의힘의 투쟁 동력은 차갑게 식어버렸습니다.
집회신고도 안 해 '침묵 행진'… '윤어게인' 구호만 가득
이날 도보 투쟁의 가장 큰 촌극은 '집회신고 누락'이었습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을 기획하고도 관할 경찰서에 적법한 집회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거리에 나선 의원들은 확성기를 쓰거나 구호조차 외치지 못했고, 마포에 도착한 뒤에는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침묵의 행진'을 해야만 했습니다.
침묵하는 의원들의 빈자리는 극우 유튜버와 강성 지지자들이 채웠습니다. 이들은 성조기와 '윤어게인(YOON AGAIN)' 팻말을 들고 거리를 활보했습니다. 사법 3법을 규탄하겠다는 본래의 메시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이날 강성 지지자들은 "지선 승리 방법은 오직 윤어게인이다"라며 "윤어게인 버리면 지선은 다 패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게다가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으로 텅 빈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강행하면서, 일각에선 실효성 없는 '빈집 항의'라는 조소마저 쏟아졌습니다.
또 걷겠다더니 돌연 취소… 우왕좌왕 국민의힘
싸늘한 여론과 당내 비판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지도부는 5일 또다시 청와대 도보 행진을 계획했습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4일 오후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지금은 삼권분립·헌정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의원들의 의지를 보여야 할 때다"라며 국회에서 청와대까지의 도보행진 일정을 공지했습니다.
하지만 당내에서 반발이 터져나왔습니다. 결국 공지 몇 시간 만에, 원내지도부는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오전 10시 임시국무회의를 소집해 '사법파괴 3법' 안건 처리에 나선다는 이유로 청와대 도보행진 일정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대신 오전 거부권 행사 촉구를 위한 현장 의원총회를 개최하겠다고 정정했습니다. 비판 여론과 당심의 눈치를 보며 갈지자 행보를 보인 셈입니다.
장동혁 대표의 '마이웨이', 두 손 들어버린 개혁파

▲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4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당내 소장파 '대안과 미래' 소속인 이성권 의원 등과 면담한 뒤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런 혼란스러운 와중에 당내 개혁파 의원들의 쇄신 요구도 벽에 부딪혔습니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은 4일 장동혁 대표를 만나 극우 세력과의 절연을 촉구했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습니다.
이성권 의원은 "'지방선거 승리'라는 목적을 두고는 (장 대표와 우리가) 동일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만, 그 목적 달성을 위한 방법론과 경로, 전략, 전술에 있어선 차이가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계속 저희만의 노선을 (당 지도부에) 주장하는 게 관철될 수 있겠는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그는 "지도부 노선에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권한이 있는 만큼 책임도 맡겨두고 가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장 대표는 "지방선거에 대한 최종적인 정치적 책임은 내가 질 수밖에 없다"라고 답했습니다(관련 기사 :
장동혁에 두 손 든 국힘 개혁파 "절윤·화합 요구했지만 입장 차").
이는 개혁파 의원들이 지도부가 극우 보수층에 기대어 마이웨이를 고집한다면, 다가오는 6.3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 역시 온전히 장 대표와 지도부가 져야 한다고 선을 그은 것이라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장동혁 사퇴해라"… 촌극 지켜본 누리꾼 반응도 '싸늘'
관련 뉴스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도 싸늘하기만 합니다. 누리꾼들은 촌극으로 끝난 도보 행진과 당 지도부의 무능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한 누리꾼(lo***)은 "시위 신고를 안 해서 구호도 못 외친다"라며 "즉흥적이고 기분 내키는 대로 하는 게 장석열이다"라고 꼬집었습니다. 다른 누리꾼(ls***)은 "정치 초짜도 이보다는 낫겠다"라며 "창피하다"라고 적었습니다.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누리꾼(ba***)은 "보수의 리스크 장동혁은 사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국민의힘은 명분 없는 장외투쟁, 극우 세력과의 절연 실패, 그리고 당내 분열까지 겹치면서 보수 정당으로서의 길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뿔난 민심을 수습하지 못한다면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매서운 심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지배적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