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충청, 전라 지역 주민들이 4일 광화문에서 송전선로 건설을 반대하며 집회를 열었다. ⓒ 이재환
경기, 전라, 충청 등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전국의 시민들이 4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에 집결해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들 주민들이 광화문에 모인 이유는 '용인 반도체 국가 산업단지'를 위한 송전선로 건설을 반대 하기 위해서다. 이날 집회에서는 '수도권 전기공급을 위해 지역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실제로 최근 수도권으로의 전력 송전을 위해 전북 14개 시군구 중 13개에서 21개 노선 627km의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이 추진 중이다. 또 충남에서는 15개 시군구 중에서 13개 시군이 송전선로 건설 후보지에 포함됐다. 충북 2개 시군, 대전시와 세종시 등을 경과하는 송전선로 건설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집회는 충남 도민들의 참여도 높았다. 공주(관광버스 22대), 예산(관광버스 4대), 금산(관광버스 2대) 등 일부 지역 주민들은 관광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올라왔다. 홍성, 당진, 등의 시민들은 자동차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회에 참가했다.
이들은 깃발과 현수막 등을 통해 '용인반도체 산단 전면 재검토, 지방에너지 식민지화 중단', '송전선로 전 국토화 중단하고 기존 선로 이용하라', '지방분권 역행 말고 지산지소 실행하라'고 호소했다.
"농촌 희생, 농민 볼모로 한 경제 발전 이루겠다는 정책 중단해야"

▲4일 광화문 송전선로 건설 집회에 참가한 시민의 모습 ⓒ 이재환
한 집회 참가자는 "농촌은 송전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농민과 농촌은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했다. 저물가 정책으로 값산 농산물 공급을 강요받아 왔다. 그럼에도 우리 농민들은 농촌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꿋꿋이 일해 왔다"며 "농촌을 희생하고, 농민을 볼모로 한 경제 발전을 이루겠다는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시민도 "송전선로는 지역 주민들의 눈물을 타고 흐른다"라며 "정부는 송전선로 계획을 즉각 중단하고, 공론화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 A씨는 "송전선로는 구시대의 유물이다. 대통령은 에너지 식민지에 대해 지역주민들의 박탈감을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했다"라며 "그러나 여전히 군부시절의 유물인 송전선로는 지금도 열심히 건설되고 있다. 지역은 수도권의 식민지가 아니다. (한전이 추진 중인) 송전선로 건설 계획은 철회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우리 농민들이 농사를 짓지 않고, 왜 아스팔트 농사를 지어야 하는가. 용인 산단은 수도권 집중을 강화하는 내란 정책이었다"라며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는 이를 승계하고 있다. 에너지를 수도권과 특정지역에 독점하도록 해선 안 된다. 지역은 '식민지 2등 국민'이 아니다. 진정으로 국민주권을 존중한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송전선로 건설 추진을 멈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용인 반도체 산단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송전탑 1만 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용인 반도체 산단의 경우 수도권 전체 전력 수요의 1/3 수준인 15GW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정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대표는 지난 3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반도체 트라이앵글 국회 연속 토론회에서 용인 반도체 산단을 위해 15GW 전력을 더 보낼 경우 345kV 송전선로 15회선을 추가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전탑 약 1만 개를 더 건설해야 용인 산단의 전력 용량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