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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천 헌금 1억 원 수수 의혹을 받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지난 1월 20일 오전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공천 헌금 1억 원 수수 의혹을 받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지난 1월 20일 오전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공천헌금 1억 원'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강선우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체포 동의안이 24일 본회의 표결을 앞둔 가운데, 경찰이 2개월 여의 수사를 통해 결론을 내린 체포영장청구서의 내용과 강 의원이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 및 그간 SNS에 올린 해명이 정면으로 엇갈리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 2월 10일 민주당 의원들 전원에게 A4용지 4쪽 분량의 서신을 보내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을 대부분 부인했다. 과거 동료의원들에게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루어질 경우 부결을 호소하려는 목적이었다.

강 의원은 이 편지에서 2022년 1월 김경 전 시의원 첫 만남을 복기하며 ▲당시 쇼핑백을 받았으나, 의례적 선물이라 창고에 놔뒀다 ▲1억 원이 든 사실은 몰랐다가 만남 3개월 뒤에야 알게 됐고 즉시 돌려줬다 ▲김 전 시의원이 당시 점수가 높아 단수공천 된 것일 뿐 본인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요약하면 돈을 받고 부당하게 공천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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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경찰의 강선우 체포영장청구서를 보면 강 의원의 주장과는 다른 정황들이 발견된다. 특히 관건은 강 의원이 당시 김 전 시의원이 건넨 쇼핑백에 1억 원이 들어있었는지를 인지했느냐인데, 경찰은 강 의원이 만남 한 달 전인 2021년 12월 보좌관으로부터 '1억 원 기부'라는 보고를 이미 받은 터라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경찰은 "강 의원이 지역위원장이자 공천관리위원으로서 공천관리위에서 후보자 공천에 영향을 미칠 지위와 영향력이 상당했다"면서 수사 과정에서도 휴대폰 비밀번호 제공 거부, 맥북 등 전자기기 실종, 지역사무소 PC 초기화 정황에 비추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1. 강선우 "의례적 선물인줄 알았다"-경찰 "2개월 전 1억 보고 받고 '고민 해볼게요'"

강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 보낸 서신에서 "1억은 제 정치 생명을, 제 인생을 걸 만한 어떤 가치도 없다"며 1억 원 인지 여부를 부인했다. "제가 1억 원을 요구했다면 눈에 띄는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을 리 없다", "굳이 어려운 과정을 거쳐 가면서까지 1억 원을 반환할 이유도 없다"는 항변이다.

강 의원은 2022년 1월 김 전 시의원을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대선 때 이뤄지는 수많은 만남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의례적인 선물로 받은 쇼핑백은 저 혼자 있는 집 창고방에 받은 그대로 보관되었다"며 "제가 평소 물건을 두고 잊어버리는 무심한 습관에 그 선물도 잊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개월 뒤인 4월 서울시당 공관위 회의에서 자신이 '청년 여성 후보를 찾겠다'고 제안하자 항의 전화가 왔고, "그제야 받았던 선물이 1억 원이라는 것을 알았다.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고 밝혔다.

반면 경찰은 강 의원이 김 전 시의원과의 첫 만남 한 달 전에 이미 '1억 원'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경찰의 체포영장청구서에 따르면 김 전 시의원은 2021년 12월 강 의원의 전 보좌관 남아무개씨를 만나 "박OO 자리가 비지 않느냐. 저를 넣어주시면 인사 하겠다. 큰 거 한 장(1억 원) 하겠다"며 공천을 청탁했고, 남씨는 이를 강 의원에 보고했다. 이에 강 의원은 "고민 좀 해 볼게요"라고 답했다는 게 경찰 조사 내용이다.

'1억 사용' 여부도 해명이 갈린다. 경찰은 강 의원이 수수한 1억 원을 전세보증금으로 썼다고 판단했지만, 강 의원은 전세금 마련은 당시 2022년 3월 돌아가신 시아버지 부의금으로 충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 "눈앞이 캄캄했다"면서도 김경 추천... 경찰 "1억, 공천 청탁 대가로 보기 충분"

 강선우 의원(왼쪽)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
강선우 의원(왼쪽)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 ⓒ 연합뉴스

강 의원이 공천 과정에 얼마나 개입했는지도 경찰과 의원 측 설명이 충돌한다. 강 의원은 서신에서 "경계가 느슨했고 부덕했다"며 정치적·도의적 책임은 인정했지만, 부당한 공천 개입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의 서신 내용이다.

"(선물이 1억이었다는 걸 알고) 당시 너무 괴로웠지만, 공관위원의 책무는 다해야겠다는 생각에 4월 22일 공관위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 도중 '강서갑은 어떻게 하기로 했냐'는 사회자 질문에, 저는 솔직하게 '청년여성을 알아봤으나 적임자 찾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했고, 객관적 입장에서 기존 후보 중 점수가 훨씬 앞선 김경 후보자 쪽으로 답을 했다."

강 의원이 '1억원 수수' 사실을 알게 된 후 괴로운 심경이었음에도 "객관적 입장에서" 김경 전 시의원을 추천했다는 해명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경찰도 "피의자 강선우는 (...) 사건의 주요 구간에서 일반적으로 납득 어려운 진술을 반복하고 있다"며 배임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짙다고 봤다.

경찰은 "2022년 4월 22일 피의자 강선우의 의견 개진으로 피의자 김경이 시의원 후보자로 단수공천된 사정 등으로 보아, 공직선거에서 후보자를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정치자금을 기부 받은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공천 과정에 대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현금 1억 원을 수수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3. 강선우 "수사에 적극 협조"-경찰 "PC 초기화 등 증거인멸 우려"

강 의원은 지난 1월 20일, 2월 6일 경찰에 출석해 각각 현장 조사를 받았다. 그는 출석하며 "저는 제 삶의 원칙이 있고 그걸 지키는 삶을 살아왔다"라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강 의원이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며 증거인멸 우려를 주장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모든 책임을 보좌관에게 전가하고 있어 잘못을 반성하기보다 책임 회피에 몰두하고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SNS에 혐의 부인 글을 올리며 보좌관 등에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조사시 수차례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공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했다.

"피의자 주거지 압수수색 당시 안방을 포함한 옷방, 자녀방, 주방 등 장소에 대해 수색하였으나 모든 공간이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청소 및 정리정돈이 되어있는 상태였고, 일반적으로 집 안에서 볼 수 있는 휴대전화, PC, 노트북 등 전자정보 매체가 일체 발견되지 않았다. (...) 지역사무소 수색 뒤 보좌관 및 사무원 등이 사용하는 PC 저장 전자정보에 대해 복제본 반출해 디지털 증거분석 결과, PC 3대 모두 저장 전자정보 총 용량이 극히 소량으로 확인되는 등 디스크 초기화 후 운영체제 재설치한 정황이 확인됐다."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민주당은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개별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조국혁신당은 '찬성 표결 권고'를 당론으로 정했다. 백선희 조국혁신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이 사안은 '돈 공천'이라는 매우 중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며 "당은 권고적 당론으로 찬성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강선우#체포동의안#체포동의안표결#김경#무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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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국회취재.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Hopefully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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