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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들 앞에서 주먹 들어올리는 한동훈 전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주먹을 들어올리고 있다.
지지자들 앞에서 주먹 들어올리는 한동훈 전 대표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주먹을 들어올리고 있다. ⓒ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에서 제명된 지 불과 열흘 만에 대규모 세몰이에 나섰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동훈 지우기'에 골몰하고 있지만, 오히려 한 전 대표는 보란 듯이 건재함을 과시하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습니다.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 전 대표의 토크콘서트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만 5천 명의 지지자가 운집했습니다. 제명당한 정치인의 첫 행보라고 보기엔 이례적인 규모입니다.

한동훈 "제풀에 꺾이지 않는다… 역전승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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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대표는 이날 작심한 듯 현 국민의힘 지도부와 장동혁 대표를 향해 맹비난을 쏟아냈습니다. 한 전 대표는 "제가 제명을 당해서 앞에 붙일 이름(직함)이 없다. 그냥 한동훈이다"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한 전 대표는 "제가 제풀에 꺾여서 그만둘 거라고 기대하는 분들은 그 기대를 접으시라"며 "정치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향한 공격 주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었다가 윤석열이었다가 지금은 극단주의 장사꾼이다"라며 "황당하게도 유튜버들이 국민의힘 지도부를 지배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인사하는 한동훈 전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입장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인사하는 한동훈 전 대표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입장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특히 자신의 제명 사태와 관련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장동혁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시작한 '김옥균 프로젝트'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마무리한 것이다"라며 "저를 찍어내려는 사람들에겐 사실이 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언급된 '김옥균 프로젝트'란 국민의힘 내 친윤계가 한동훈 대표를 끌어내리고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기획했다는 의혹을 받는 계획을 말합니다. 사실상 윤석열-한동훈 갈등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한말 김옥균의 갑신정변이 삼일천하로 끝난 것처럼, 한동훈 지도부 역시 '삼일천하'로 조기에 끝내겠다는 의미에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가족이 연루된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서는 "가족이 나름대로 방어하는 차원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의 잘못을 비판하는 언론 사설 등을 링크했다고 한다"며 "걱정을 끼쳐서 죄송하다.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제기한 '유료 정치쇼' 비판에는 "저는 이 콘서트에서 단돈 1원도 가져가지 않는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끝나지 않은 전쟁, 서로를 향한 '징계 칼춤'

한 전 대표가 장외에서 세를 과시하는 동안, 당 내부에서는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친한계인 배현진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배 의원이 한 전 대표 징계 반대 입장문 작성을 주도하면서 이를 마치 서울시당 전체의 의사인 것처럼 왜곡했다는 이유입니다.

이에 질세라 서울시당 윤리위는 장동혁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유튜버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해당 유튜버는 전두환·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을 당사에 걸자고 제안해 '품위 유지' 위반으로 제소된 상태입니다.

지도부와 반대파가 서로를 징계하겠다며 사실상 내전을 벌이고 있는 셈입니다.

보수언론조차 경고한 국힘 참패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내 재신임 투표 및 사퇴 요구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한 뒤 나서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내 재신임 투표 및 사퇴 요구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한 뒤 나서고 있다. ⓒ 남소연

장동혁 대표는 당권을 잡은 후 민주당을 이기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내부 투쟁에만 몰두하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의 12·3 계엄을 옹호했던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에 의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한 전 대표는 이에 대해 "계엄 옹호나 '윤어게인', 극단주의자들이 주류가 아닌 양 끝에 있는 건 위험하지가 않지만 그 극단주의자들이 지금 중심 세력을 차지하려고 한다"며 "대단히 위험한 퇴행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문제는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입니다. 국민의힘은 내부 결속은커녕 분열만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한 전 대표 측은 대구·부산 보궐선거 등을 예의주시하며 독자 행보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습니다. 장 대표 측은 윤 전 대통령의 재판 결과와 당명 변경 등을 통해 반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중도 확장성이 떨어지는 강성 지지층만으로는 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보수 언론조차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9일 '내부 징계 전쟁 벌이는 듯한 국힘'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내전이 계속되면서 결속·연대는 멀어지고 분열만 커지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국힘의 참패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사설은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텃밭인 대구에서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 "그런데도 국힘 지도부는 오히려 내부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이대로 선거가 진행된다면 입법·행정을 손에 쥔 민주당이 지방 권력까지 거머쥐게 된다"며 "국힘이 선거 패배로 지역 정당으로 전락하게 되면 잠재적 수권 정당으로서 국힘의 수명도 그것으로 끝날지 모른다"고 비판했습니다.

선거를 앞둔 정당의 분열은 필패라는 말은 누구나 아는 상식입니다. 집권 여당 프리미엄도 사라진 상태에서 '집안싸움'에만 몰두하는 국민의힘을 보며 유권자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참패는 물론, 보수 정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한동훈#장동혁#국민의힘#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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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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