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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1.26 11:39최종 업데이트 26.01.26 11:39

동맹국 위험에 끌어들이려는 미국... 그에 맞선 안보전략 필요

NSS, ASP, NDS 미국의 세 안보전략 문서 분석

2026 미국 국가국방전략(NDS) 표지
2026 미국 국가국방전략(NDS) 표지 ⓒ 박석진

지난 1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전쟁부가 국가국방전략(National Defense Strategy, NDS)를 발표했다. 작년 12월 백악관이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NSS)를 발표했고 1월 중순 미국 국무부가 향후 5년 간의 기관전략계획ASP(Agency Strategic Plan, ASP)을 발표한 뒤 미국 국방부(현 명칭은 전쟁부)의 전략이 나옴으로써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안보와 관련한 외교 및 국방전략의 얼개가 나온 셈이다.

이 글에서는 언급한 세 개 문서의 주요내용을 소개하고 미국의 안보전략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우선 3개의 문서에서 공통되게 언급되는 미국 안보전략의 최우선 원칙은 '미국 우선주의'와 '힘에 의한 평화'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의 미국 정부가 미국과 미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소홀히 했으며 '규칙 기반 국제질서'와 같은 추상적 목표에 자원을 낭비해왔다고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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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후 미국의 안보전략은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에 최우선 순위를 둘 것임을 천명하며 그 수단은 압도적 힘에 의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새로운 안보전략은 지역적 우선 순위 선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3개 문서 중 최상위 문서인 NSS에서 밝힌대로 '돈로독트린'(Donroe Doctrine)이라 명명된 서반구 우선주의를 통해 아메리카 대륙을 중심으로 미국의 절대 패권을 회복하고 이를 위해 마약 카르텔 및 이민자에 대한 철저한 통제정책을 펼 예정이다.

영토적 보장을 위해 '미국을 위한 골든 돔'(Golden Dome for America) 구축도 필수적인 과제로 제시됐다. 최근 베네주엘라에 대한 침략,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지배 시도는 미국의 새로운 안보전략의 우선 순위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베네주엘라 침략, 그린란드 지배 시도는 돈로독트린 결과

이전 바이든 정부에서 우선 순위에 있던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패권 유지 전략은 순위는 두 번째가 되었으나 공격성이 완화되지는 않았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은 여전히 미국의 '결정적 과제'로 설정되어 있으며 대중국 봉쇄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턱 밑인 제 1도련선에서 '강력한 거부적 방어막'(strong denial defense)을 구축할 것이라고 명시됐다.

중국과의 군사적 소통은 유지할 것이지만 군사력 증강에는 군사력 증강으로 맞서며 힘의 우위에서 협상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련해 NDS는 미국의 국방산업을 재건해 '세계의 무기고'(Arsenal of the World)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안보전략에서 우선 순위에 있던 유럽 지역은 후순위로 밀렸을 뿐 아니라 철저한 '자력갱생'을 요구하고 있다. NDS는 2025년 6월 나토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표한 '헤이그 공약'(The Hague Commitment)을 언급하며 나토 회원국들에게 GDP 대비 핵심 군사비 3.5%를 포함한 안보 관련 5%의 비용을 지출할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중국과의 패권경쟁은 여전히 '결정적 과제'

그 외 비군사적 영역에서도 미국의 제조업 기반 재건, 핵심 공급망(희토류, 반도체 등)의 적대국과의 분리 및 자급 체제 구축, 상호적 관세 체제 확립, 에너지 지배력 회복이 제시되었으며 원조 개념의 인도주의성에서 탈피해 무역 방식으로의 전환 등이 제시되었다.

이번에 발표된 미국 전쟁부의 NDS는 한반도를 직접적으로 거명하며 북한의 위협을 적시하고 한국이 북한 억제에 주도적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유럽 나토와의 관계에서와 같이 자국 방어는 자국이 알아서 하라는 미국 안보전략 전반의 기조와 유사한 맥락으로 읽힌다.

문제는 이러한 미국 안보전략의 기조가 지역 전략에서는 보다 상위의 원칙인 미국 우선주의에 의해 무시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트럼프판 안보전략의 모순이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태도이다. 언급한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이 지역에서 구축하려는 '거부적 방어막'은 '거부적 억제'(Deterrence by Denial)의 다른 표현이다.

이 같은 거부적 억제는 상대방이 공격해도 소용이 없다는 정도의 인식을 가질만큼의 군사적 우위를 전제를 하고 있고 이 같은 억제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역 동맹국의 동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모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에 맞서는 한국의 안보전략 필요해

이미 미국은 작년에 발표한 NSS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대중국 견제정책을 지역의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을 허용하면서 "그 잠수함이 중국을 억제하는 데 활용되리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이라는 미 해군참모총장의 발언은 한국의 군사적 자원이 대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전략에 어떻게 활용될지를 가늠하게 해준다.

이번 NDS를 통해 또 하나 분명히 예상되는 상황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이 대북 방어에 주도적 책임을 지라는 것은 주한미군을 더 이상 대북방어만을 위한 전력으로 남겨두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미국의 주요 군 수뇌부들은 "유사시 주한미군이 대만 사태에 개입할 것"이라거나 "주한미군의 우선적 역할은 중국 억제"라는 점을 수시로 언급해오고 있다. 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 전력으로의 전환은 미중 간 군사적 갈등과 충돌의 상황에서 한국이 미군의 배후기지 역할을 하게 됨을 의미한다.

미국이 다시 '세계의 무기고'가 되겠다는 구상도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미 군수산업의 유지 및 강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무기 판매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는 동맹국들에 대한 자국 구입 요구로 이어질 것이다. 이미 한국은 작년 말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250억 달러어치의 미국 무기를 구매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 국가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한 국가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은 문제삼을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국가전략이 동맹관계 등에 있는 타 국가를 위험에 끌어들이고 다른 나라의 국가적 재원으로 자국의 이익을 도모하려 한다면 그것은 곤란하다. 모순되고 독단적인 미국의 우선주의에 맞서고 자율성을 확보하는 한국의 독자적인 안보전략이 필요하다.

#미국국방전략#NDS#미중패권#한반도평화#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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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진 (2000psj) 내방

'군에 대한 감시와 비판적 제언'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Civilian Military Watch)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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